@luvs2kuri_: 더 자세하게 말하기에는 곤란한 일인가요?-폭주 직전까...

@luvs2kuri_
7 views Mar 27, 2026
Advertisement
1
더 자세하게 말하기에는 곤란한 일인가요?
-폭주 직전까지 간 적이 한 번 있는데 제가 가이드를 계속 잡고 있었어요

아하 그렇군...
작게 고개 끄덕이는 여주
유유시는 그 와중에도
여주 손목이 자꾸 신경 쓰여

-제가 손목도 아프게 했잖아요
안 아픈데
2
-위에다가 제가 다치게 했다고 저랑 못하겠다고 하세요
고집을 왜 이렇게 부려요?
-고집 아니고
...
-협박하는 거예요
...
-저는 여주 씨를 지켜줄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무섭게 굳어 있던 표정이 서서히 풀리고
명령조로 뱉던 어투도
어딘가 모르게 다정하게 느껴져
3
여주가 착각하는 것도 아니고
연민도 아님
진짜로 유유시가 순간
자기의 무능함에 울컥해서
무게 잡던 거 풀렸을 때거든

지금까지 아무리 적이라고는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죽여도 봤고
다치게도 했는데
반대로 왜 누군가를 지킬 순 없는지

누구를 다치게 할 힘은 있는데
4
왜 지킬 수 있는 힘은 없는지
잠시나마 잊고 있던 죄책감이 다시 올라옴

협박을 무섭게 해야 협박이지
-...
뭐 지금 달래달라고 제 앞에서 이런 표정으로 말하는 건가

달래 줘? 나를?
유유시의 표정이 묘하게 변함
본인을 괴롭히고 무시하고
막말까지 뱉던 사람한테
저런 말을 할 수가 있나?
5
여주는 할 일이 많아서 먼저 가겠다며
유유시를 두고 나왔음
유유시는 한참을 거기서 멍...
특이하다고 해야 할지
이상하다고 해야 할지
자존심도 없나

이날 이후로 둘 사이가
크게 달라진다거나 하지는 않았음
여주는 유유시가 무시하든 말든
꿋꿋하게 인사를 했고
6
유유시도 그런 여주를 계속 무시했음

그러다가 둘이 같이
현장 나가야 되는 일 생김
유유시 당연히 회의하다가
그럼 임무 안 나간다고
꼬라지 부리기 시작

근데 본인이 안 나간다고 해서
안 나갈 수가 있겠음?
센티넬은 센터의 개와 다를 게 없는데

치유 센티넬을 데리고 가면 되는 거
7
아니냐고 물어도
고개를 절레절레
무조건 가이드가 필요하대
그동안 여주한테
가이딩 받지 않았냐고 물어보면
유유시 걍 대답 안 하고 정색.
여주는 괜히 눈치 보이고 ;;

결국은 둘이 같이 현장에 갔음
허름한 폐공장
반정부군 센티넬이 아니라
귀신이 나올 것 같은 건물이라
여주 좀... 겁 먹었음
8
현장에 처음 나온 건 아닌데
마지막으로 나간 지가
벌써 반년 전이고
무엇보다 그때는 그냥 대기하다가
센티넬들 철수하면
가이딩만 좀 하면 됐단 말임

이번에는 아예 유유시랑 같이
다녀야 되는 거라
총 받으면서도 손 덜덜 떨림
유유시는 그런 여주 보면서 한숨 푹
9
-방해되지 않게 잘 따라 오고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빠져.
조용히 하고 가기나 해요.

같이 나온 리코는 2층
유유시랑 여주는 3층

조용히 들어가서
구석구석 조사하는데
뭐 보이는 거라고는
거미줄이랑 버려진 쓰레기 공사 잔해
뭐 여기 청소하라고 보냈나...
여주 슬슬 힘 빠지기 시작
10
어차피 뭐 없을 것 같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여주가 유유시한테서
꽤 떨어진 곳까지 가서
굳게 닫힌 문을 열었음
동시에 유유시가 여주를 향해 소리쳤고
귀가 먹먹해지는 굉음이 들려

... 미친

한 달 전 실종된 센터 센티넬
몸에 심어놓은 칩도
인식이 안 되는 걸 보아하니
11
아마 반정부군한테 잡혔거나
아니면 배신을 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꼴이... 전자인 것 같았지

유유시도 여주가 문 열기 직전에
굳게 닫힌 문 안에서
이상한 기운 감지했음
문 열지 말라고 소리쳤을 땐 이미 늦었고
여주에게 달려가려 했을 때도 이미 늦었음
12
소리 듣고 급하게 온
리코랑 다른 센티넬들도
여주 보고 그대로 굳어버림

방 안에서 혼자 피를 토하고 있던 센티넬이
순식간에 여주 끌어안아다가
본인 폼에 가두고
귀랑 어깨랑 씹어대고...

가까이 가고 싶어도
귀에 선명하게 들리는 전기 흐르는 소리
결계에 얼마나 힘을 쓴 지 알 수가 없기에
13
누구도 함부로 다가가지 못 했음

으으...

유유시 귀에 박힌 여주의 신음
주먹을 쥔 손은 피가 통하지 않아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이 들어감

정신계 센티넬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조종이라도 할 텐데
아무것도 못 하고 지켜봐야만 되는 꼴이
또 유유시를 숨 막히게 만들었음
14
싫은데
이대로 또 다치게 두기 싫은데
아무리 싫어도 아무리 답답해도
옆에 꼭 잡아뒀어야 됐는데

잠깐 이성적인 사고를 놓친 유유시가
여주에게 달려가려는 듯
몸을 크게 움찔했음
다행히 리코가 그런 유유시를 붙잡았지만

-가지 마. 지금은 안 돼
-... 가야 돼
-폭주 전조 단계고 폭주는 아직이야
15
여주는 처음 겪는 상황이기도 하고
무서워서 순간 가이딩 조절이 안 되지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로
몸 안에 있는 모든 기운이 빠지는 느낌

흐으...
그, 만...
몸이 옅게 경련하고
눈물도 계속 흘러
힘이 빠지니 센티넬에게
몸을 맡기게 되고
센티넬은 더욱 여주를 꽉 끌어안음
굶주린 늑대 새끼처럼
16
여주를 씹어대는 거

다행인 건 실종 센티넬이
오랜만에 받는 가이딩에
순간 방심해서 결계로 만들었던 전기가 
점점 약해지기 시작함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유유시가
본인 손목을 잡고 있는
리코의 손을 뿌리치고 달려갔음

쿨럭,
아무리 약해졌어도
S급 전기 센티넬의 능력을
17
타격 없이 지나칠 순 없었음

유유시 능력은 염력
주변에 있던 잔해들 던져가며
시야 가리고 여주만 꺼내서
순식간에 반대로 옴

거의 정신을 잃은 채로
유유시 품에 쓰러져서
으... 흐으...
앓는 소리
우는 소리만 나오는 여주를 보면
유유시 사고 회로가 멈춤

어떡하지
아픈 건가
이럴 땐 어떡하지
18
그 와중에 유유시도 머리가 어질
순간 여주 안고 있는 채로 크게 휘청

뭐 약물로만 버틴 결과지
부작용이 하필 이때 보이냐
아침에 약물로 60%까지 채우고 왔는데
능력 한 번 쓴 거 가지고
가이딩 수치가 순식간에 30%까지 떨어짐

입안에서는 피 맛이 진동을 하고
머리는 계속 어지럽고
19
금방이라도 구토가 올라올 것처럼
속은 역류하는 듯했음

일단 여주라도
안전한 곳에 두고 와야겠다

가이딩...
-뭐?

여주가 마지막 남은 힘을 쏟아서
유유시의 목덜미를 당겨
유유시의 입술 위로 본인 입술을 포갰고
방심한 유유시의 입술 사이로
여주의 말캉한 혀가 비집고 들어갔음
20
두서없이 굴리는 혀
서서히 풀리는 눈
이게 유유시를 가리키는 말인지
여주를 가리키는 말인지
콕 집어서 말을 할 수가 없었음

시작은 여주가 했는데
순간 이성을 잃고
더 깊게 파고드는 건 유유시였거든

다행히 금방 다시 정신을 차리고
여주와 떨어지려고 해도
21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 건지
살살 밀어서는 절대 안 떨어짐

유유시 목에 두른 여주 팔
확 풀었다가 괜히 다칠까 봐
유유시 고개만 살짝 떨어져서는

이따
이따 가서 가이딩 받을게요
약속해요

입술 주변에 침으로 범벅
다 풀려서 떨리는 눈꺼풀

... 진짜죠
-네 진짜로
22
유유시의 대답을 듣고 나서
여주는 바로 몸이 축 늘어졌음
쓰러지듯 잠에 들었다는 거임

여주랑 유유시가 이러고 있는 사이
아까 그 센티넬 처리하고 온 리코
유유시 죽일 듯 노려보고 있음
적당히 하고 나오라고
유유시 고개 끄덕이고
여주 공주님 안기 하고 일어나는데
너무 가벼워서 순간 당황함
23
... 키도 작은 편은 아닌데
그대로 들고 차에 타면
유유시 아까 맛 본 첫 접촉 가이딩...
입술이 얼얼하고
너무 달아서 속이 쓰릴 정도

그새 좀 부어오른 것 같은
여주의 입술을
유유시가 살살 어루만졌음
짜증 나게... 깊어지면 안 되는데
더 이상 여주를 밀어내기에는
24
이미 본인이 한 번 받아버렸기에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지

리코랑 유유시
그리고 잠에 든 여주
같은 차 타고 이동하는데
어느새 여주는 리코 품에 안겨있음

-... 열 받네
-뭐가
-그렇게 못살게 굴 때는 언제고
-...
-키스를 왜 해
-내 가이드잖아
-취급은 해 줬고?
Media image
Media image
25
길게 이어지는 정적
도착 할 때까지
유유시는 저 마지막 말에 대답을 못 했음

언짢은 표정으로 유유시에게
여주 넘기고는 가버린 리코
유유시는 여주 받고 기분 참 묘... 하지

밥 잘 챙겨 먹는 것 같더니
뼈대가 마른 건지
몸 전체가 금방이라도
툭 치면 부러질 것 같아

집에 가서 침대에 눕히고
26
이불도 목 끝까지 덮어줌
입맛 쩝쩝 다시니까
꿈에서 뭐 먹나... 싶어서
유유시 ㅋㅋ... 바람 빠진 웃음 나와

나가려는데 침대 옆 서랍에
펼쳐진 노트 하나 보임
이런 거 보면 안 되지만
그냥 별 생각 없이 쪼그려 앉아서 읽기 시작

0x. 0x 월
오늘도 안 받음
가이딩 대체 언제 받음?
27
슬슬 센터에서 눈치 줄 것 같음...

0x. 0x 화
오늘은 너무 지쳐 보이길래
인사도 제대로 못 함
내가 본 센티넬 중 제일 임무 많은 것 같음...

0x. 0x 수
손에 피 묻은 걸 봄
개무서움
하지만 저런 일을 직접 하고 온 본인은
얼마나 무서웠겠음
나 가이드라 다행이다 ;;
28
0x. 0x 목
가이딩 수치가 너무 낮은데
왜 자꾸 안 받지...
이제는 걱정돼서 걍
잘 때 몰래 가서
뽀뽀하고 싶음

0x. 0x 월
오늘 유유시 이 새끼가
나한테 레전드 막말함
허...ㅋㅋ
응 앞으로 가이딩 받고 싶다고
엉엉 울면서 부탁해도 안 해 줌 ㅅㄱ
아 근데 울기까지 하면 해 줘야 될 것 같은데
29
0x. 0x 토
아 요즘 정신도 없고
몸에 힘도 없어서 잘 안 쓰게 됨
역시 작심 일주일...
오늘 유유시가 갑자기 내 편을 들었음
왜 저러지

ㅋㅋㅋ?
읽으면서 계속 허...ㅋㅋ
아니...ㅋㅋ
참...ㅋㅋㅋㅋㅋㅋ
자연스럽게 웃음 막 나옴
시끄러우면 깰 것 같아서
혼자 조용히 중얼거리면서 웃는데
글씨체도 초딩 같아서는...
30
앞에서는 차분하게
동요하는 모습도 잘 안 보이더니
일기장에 다 풀어서 그런가?

일어나서 여주 방을 나왔는데
씻을 힘도 없어서
소파에 누워있다가 잠 들었음

...
으음...
유유시 얼굴 바로 앞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숨...
본능적으로 손이 먼저 나가서
덥석 잡고는 뒤늦게 눈 떴는데
31
... 그 잘 잤어요...?

유유시가 잡은 거 여주 머리...
순식간에 머리채 잡힌 여주는
민망한 웃음만 허허...

급하게 손 놓고
아...
왜 벌써 일어났어요
몸에 무리 갔을 텐데

괜찮아요... 저 오래 잔 거 같은데
-그래도요
오늘 근데 웬일로 가이딩 수치가 높아요? 어디서 가이딩 받고 왔어요?
32
... 네?
설마 기억 못 하는 건가
연기라기에는 눈이 너무
진심으로 궁금한 눈이야
이걸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되나
유유시가 고민하느라 대답 못 하면
여주는 음... 뭐지 제가 자는 사이에
실수로 방사 가이딩을 풀었나...

-... 어디까지 기억 나요?
유유시 씨가 저한테 뛰어오던 거
33
-아
유유시 씨 몸은 좀 괜찮아요? 
-네 저는 괜찮아요

고작 하루 만에 둘이 분위기 다 바뀜
본인이 잡아서 부스스해진 머리
정리해 주느라 무의식으로
쓰다듬어 주고 있었는데
둘이 눈 마주치면서
분위기 괜히 더 이상...

오글거리고
간질거리고 ㅋㅋ...
유유시는 당장 아까 맞췄던 입술도
34
본인 입안을 헤집고 다니던
말캉하고 달던 여주의 혀가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여주는 기억을 못 하잖아

밀어내려고 해도
안 밀리던 사람이
그렇게 다가와서 사람 마음 다
무너뜨리더니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는 게
괜히 괘씸해서 머리에 있던 손으로
여주 볼 한 번 꼬집음


에??
Media image
35
당황한 여주 꼬집힌 볼 어루만지면
유유시는 씻고 나오라고
여주가 괜찮다고 해도
의무실 가서 검사는 받아봐야 된다고
자기 할 말만 하고 쏙 들어감

아니, 사람이 갑자기 저렇게 변한다고?
... 곧 죽는 거 아닌가
괜히 걱정되긴 할 듯

준비하고 나와서
둘이 같이 센터 가는데
36
어색해서 말 한마디 안 함

숨 막히는 정적
의무실에 도착하고
센터 직원들이랑 인사할 때가 돼서야
여주 숨통 좀 트인다...

자기 진짜 지금 아무렇지 않다고
건강하니까 그냥 타박상만
치료해 달라는 여주
뒤에서 유유시가 가만 보다가
절대 안 됨
무조건 정밀 검사
외쳐서 직원들은 넵...
37
아니 저 진짜 괜찮다니까요
-제 얘기 들었잖아요
...
-가이드 건강에 예민해요 저
가이딩도 안 받으면서
-받기로 했는데
네?
-받기로 했는데 여주 씨가 기억을 못 하는 거라고요
네...?

언제요?
아니 어제 뭐 정신 없는 사람이랑 약속하고
저한테 말을 안 해 주시면 어떡해요?
유유시 여주 본 뒤로
38
이렇게 반응 큰 적 처음이라
입꼬리 조금 올라감

진짜 궁금한가 봐
유유시가 계속 입 꾹 다물고
안 알려 주니까 앞에서
아, 그럼 나도 검사 안 해
걍 아파 뒤지든가 해야지
영양가 없는 협박이 막 나옴

-검사 언제 한대요?
한 5분 뒤에 검사실로 오래요
-검사실 앞까지 데려다줄게요
39
걸어서 30초인데
-그래도
뭐... 그러세요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여주 들어가야 될 때
유유시가 여주 손목 잡고 당겨서
본인이랑 가까워지면 귓속말로

어제 여주 씨랑 키스하면서 약속했어요

말하고 검사실로 밀어 넣음
여주는 일단 밀려서 들어오기는 했는데
눈만 끔뻑...
40
어제 뭘 하면서 약속해?
... 키스?

말도 안 되게 올라간 가이딩 수치
미친
설마 진짜라고?
검사 받으려는데
심박수 너무 빨라서
진정시키느라 30분이면 끝날 거
한 시간을 넘게 했을 듯...

검사하고 나와서
여주 옷 갈아입고
집으로 뛰어가려는데
유유시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임
41
지금까지 기다렸어요?
-네.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요
아니 누구 때문에 오래 걸렸는데...!
-저 때문에?
당연하죠! 아니 그래서 키...!

큰 소리로 얘기하던 여주가
키스라는 단어를 꺼내려다가
급하게 말을 멈추고는 주위를 둘러봤음
이 씨...
일단 집 가서 얘기해요!

유유시 손목도 아니고
42
손등 잡고 앞장서서
빠른 걸음으로 가는 여주
아무리 빨리 걸어도
유유시보다 한참이 느린데
유유시 그냥 거기 맞춰서 천천히 걸어가 줌

집 도착하면
신발도 안 벗고
현관에 서서 유유시한테 다시 물어봄

자세히 좀 얘기해 주세요
-진짜 궁금한가 봐요. 여주 씨가 이렇게 격하게 나오는 거 처음 보는데
43
네 진짜 궁금해요. 아니 제 가이딩 역겹다고 막 저 밀어내시던 분이 어떻게 저랑 키스를 해요?
-여주 씨가 제 목 당겨서 했는데요
아니...

그걸 물어본 게 아니잖아요...
얼굴은 순식간에 벌게져 놓고
말은 침착하게 뱉는 꼴이
퍽이나 웃겨야지

-그럼 뭐 불어보는 건데요?
... 아니 그...
-네
44
... 그 대체 저랑 키스를...
-네
... 무슨 생각으로 했냐고요...!
-아니 여주 씨가 먼저
네. 제가 먼저 한 거는 알겠는데 왜 안 피하고 계속했냐니까요?
-좋아서요
네?
-여주 씨 가이딩 좋아서요

결국 말해버림
유유시 머쓱한 얼굴로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
45
본인 입으로 말하기 민망한 말을 했음
진짜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여주를 나쁜 마음으로
밀어내고 내보내려고 한 게 아니잖아

역겹다고 한 거 그냥
가이딩 자꾸 받다 보면
정 들 것 같아서 그랬다고
받을 거 다 받고 내보내면
그건 너무 나쁜 새끼 같아서
애초에 싹을 자른 거라고
46
그러면서 조금 망설이더니
막상 말 할 땐 여주 얼굴
빤히 보면서 말함

-그리고... 너무 좋아서 한 번 제대로 받으면 거절을 못 할 거 같아서 그랬어요
...
-어제도 마찬가지고요
...
-차라리 저랑 키스한 기억만 있다면 좋았을 텐데 하필이면 기억이 나쁜 부분만 남은 게 아쉽네요
47
아니...
-저랑 키스한 거 기억하고 싶지는 않아요?
아니 근데 진짜... 라고요?
-여기 부르튼 거 안 보여요?

유유시가 엄지로 여주의 입술을 훑었음

맞네
여주가 아까 샤워하면서 본 본인 입술 생각남
여기 왜 그러나 싶었는데
... 아니 진짜라니

-그렇게 싫어요? 그냥 가이딩 해 준 건데
48
아니 싫은 게 아니라 당황스럽잖아요
-왜요
아니 양심 있어요? 본인이 저한테 그런 말들 해놓고...
-죄송해요
...
-그리고 그때 막말 한 거
...
-리코랑 그러고 있는 거 보고 질투 나서 그랬어요
에...?
-전 제 가이드가 다른 사람 끼고 있는 거 싫어해서요

신발 벗고 들어가는 유유시 따라서
49
여주도 일단 들어가기는 하는데
진심 이게 맞나...
갑자기 생긴 상황에
어안이 벙벙
멍때리는 여주 볼을
유유시가 살살 콕
여주 씨가 저랑 너무 안 떨어지려고 하길래
앞으로 가이딩 받기로 약속했어요

제가 안 떨어지려고 했다고요?
-네 너무 좋다고
개소리...
-... 욕은 좀
아무튼
50
-장난이죠. 저 가이딩 안 받을까 봐 걱정돼서 안 떨어지려고 했던 거예요

그치 내가 고작 혀 섞는 게 좋다고
안 떨어질 사람이 아니지...
그제야 안심한 여주
일단... 알겠다고
그럼 앞으로 가이딩 받겠다 한 약속
꼭 지키라고 엄지랑 약지 쭉 펴서는
유유시에게 건넸음

둘이 그렇게 약속하고
51
그 뒤로는 분위기 진짜
아예 정반대 됐음

-... 나 진짜 서운해지려고 그래
또 왜
-또 왜?
그럼 또 왜지. 뭐가 서운한데
-나밖에 없다더니... 이제는 유유시만 챙기고
난 원래 유유시 씨 전담 가이드잖아
-걔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기억 안 나?

기억?
기억은 잘 나지
Media image
52
근데 그거 다~ 너한테 질투해서 그런 거래~
리코한테 말은 못 하지만
혼자 생각하다가
질투 나서 그랬다며
수줍게 얘기하던 유유시 생각 나서
여주 혼자 웃음 터짐

-... 너네 사귀지
아니
-짜증 나
너도 전담 가이드 왔다며
-응...
 잘 챙겨 줘. 나한테 와서 이러지 말고. 그거 가이드 엄청 자존심 상할 걸?
53
-그래도...
나 그때 힘들어했던 거 봤잖아
-...
그거 알면 넌 너 가이드 진짜 잘 챙겨 줘야 돼
-...
우린 좋은 친구고 동료잖아

알겠다며 나가기는 했지만
아마 제대로 삐졌겠지
하지만 여주도 더는
리코를 다 받아줄 수 없었음

전담 가이드도 생겼다는 애가
다른 가이드랑 놀아나 봐
54
게다가 놀아난 가이드도
다른 전담 센티넬이 있네?
그때 겪었던 좋지 않던 일들
무성한 소문들이
다시 또 돈다고 생각하면
여주도 힘들고...
그 가이드도 자존심 상할 거니까

그래도 센터에서
제일 가까웠던 친구가
급 멀어진 기분이라
여주도 마냥 기분이 좋지도 않았음
55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길래 누가 들어오는 것도 몰라
아 놀라라...
-뭔 일 있어요?
아니요~

 옛날에는 본인 복귀할 때마다
집 미리 왔으면서
왜 요즘에는 사무실에 박혀 사냐고
유유시 오자마자 괜히 툴툴...

근데 유유시 씨 몇 살이라고 했죠?
-제 나이도 몰라요?
Media image
56
네. 처음에 프로필 받았을 때 그냥... 얼굴이랑 이름만 봤어요. 능력이랑
-몇 살 같은데요
요즘 하는 짓만 보면 한 네 살?
-네?
요즘 엄청 징징거리는 거 알아요?

조금 충격 받음
내가 징징거렸다고?
유유시 한 번도 누구에게
징징거리거나 한 적이 없던 사람인데
아니...
57
괜히 민망해서 헛기침이 막 나옴

그래서 몇 살인데요
-24살이에요
생각보다 더 어리네
-...
... 생각해 보니까 제 나이 모르죠?

둘이 같이 산 지가 몇 달인데...
둘 다 서로 나이도 모르고 있던 거임

전 몇 살 같아요?
-22살?
와 유유시 씨 밥 사 줘야겠다
-몇 살인데요?
58
제가 유유시 씨보다 누나인데
-네?
저 25살이에요

거짓말 진짜 거짓말
당장 민증 까라는 소리 나옴
여주 당당히 가방에 있던
지갑 꺼내서 유유시 앞에
민증 척. 하고 보여 줌

안 믿긴다는 듯
여주 한 번
민증 한 번

진짜인데 저 그렇게 어리게 생겼어요?
-네
59
와 너무 감사하네
-...
누나라고 불러볼래요?
-싫어요

에 싫을 건 뭐람?
여주가 어깨를 으쓱
소파에 앉은 유유시 옆에
여주도 털썩

-진짜 안 믿기네요...
저도 안 믿기네요 서로 나이를 이제야 알았다는 게
-...
어쩐지 요즘 애 같더라. 그냥 나이에 맞게 행동했네요
60
-제가 애 같아요?
네 요즘 좀
-대체 왜요
아까도 오자마자 왜 뭐 자기 와도 집으로 안 오냐 왜 이렇게 사무실에만 있냐 막 입술 내밀고 그랬잖아요

여주는 강조하려는 의미로
유유시 입술
검지로 톡톡 쳤는데
유유시 심장 콩닥콩닥

-서운하잖아요
서운해요?
-네 옛날이랑 다르니까
61
저보다 유유시 씨가 옛날이랑 더 달라졌어요
-전 좋은 쪽으로 달라졌고요
전 뭐 나쁜 쪽이라는 거예요?
-네
그럼 그냥 유유시 씨가 이렇게 데리러 오면 안 되는 건가?

유유시 여주 보니까...
괜히 확 연상인 거 실감 날 듯
뭔가 어딘가 모르게
여유가 가득해 보여
고작 한 살 차이인데
62
유유시는 여주가 자기 입술 툭툭 칠 때도
이렇게 얼굴 확 가까이 다가올 때도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여주는 유유시가 뚝딱거리면
그 모습 보고 깔깔 웃기나 하니까

-... 알겠어요
얼굴은 왜 빨개져요?ㅋㅋㅋㅋ
-아니 여주 씨가 가까이 왔으니까
누가 보면 나 좋아하는 줄~ 가까이 오는 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63
-...
...
-...
... 뭐야 왜 조용하지

누가 보면 나 좋아하는 줄...
유유시 귀에서도 맴돌고
머리에서도 맴도는 문장...
좋아해?
내가 여주 씨를?
순간 멍...
그냥 정 아닌가?
생각해 보면 전 가이드랑은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도
그냥 딱 비즈니스 관계였단 말임
64
이렇게 데리러 센터까지 온 적도
다른 센티넬이랑 있었다고 해서
질투가 난 적도
자기 가이딩 해 주다가
지쳐서 잠 들면
굳이 본인 방으로 데려가서 재우는 것도
한 번도 한 적이 없던 행동들인데
여주한테는 자연스럽게 나왔단 말임

머리 한 대 맞은 기분이겠지
뭔가
뭔가 다르니까
65
여주를 보고 느끼는 감정들도
본인이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들도

-...
... 유유시 씨?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는 건 뭐죠?
여주가 순간 당황했지만
금방 말을 이어갔음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요
저 좋아한다는 걸?
66
-네
유유시 씨 혹시 연애 한 번도 안 해 봤어요?
-...
...
-...
... 천연이네
-여주 씨는 했어요?
한 백 명?
-네?
장난이고. 했죠 당연히
-... 언제요?
작년에 헤어졌는데
-얼마나 만났어요
1년?
-... 한 명이 끝이겠죠
한 세 명 만났죠
-...
엥 왜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지...?
Media image
67
기분 안 좋은 거
얼굴에 잔뜩 티 내더니
집이나 가자고
여주 가방 들도 나가버림
급하게 유유시 뒤 따라가기는 하는데
여주 뭔가 ㅋㅋㅋ 웃겨서
웃느라 뛰다가 숨 차고
뛰다가 숨 차고

같이 걸으면 안 돼요?
-...
원래 좋아하는 여자 걷는 속도에 맞춰서 걸어 줘야 되는 거예요
68
본인 말 듣고 멈춰서
여주 언제 오나
힐끔힐끔 보는 유유시
결국 여주 못 참고 웃음 터져서
주저 앉아서 아핰ㅋㅋㅋ 하고 웃어버림

-웃지 마세요
... 웃기잖아요
-됐어요
왜요~
-...
응?
-...
유유시 씨~

팔뚝 콕 찌르고
그래도 대답 없길래 귀도 콕 찔러보고
69
집 도착해서도 묘하게 나온 것 같은 입술도 콕

유유시가 여주 손을 덥석 잡았음
이제야 반응 하네
여주가 잡힌 손 뺄 생각도 안 하고
그냥 잡혀서 있는데
유유시가 깍지로 바꿔 잡음

-... 전 아직 어려서

-여자한테 귀여움 받는 남자는 안 좋은 거 같아요
네?
-제가 좋아한다고 말하는 거 듣고도 그냥 웃기기만 해요? 놀리고 싶고?
70
오히려 이번에는 유유시가
얼굴 가까이 밀어 넣음
순간 가까워진 얼굴 때문에
여주가 상체를 뒤로 쭉 빼고
숨을 참았음
아니... 웃기고 놀리고 싶은 걸 어떡해요...

-왜 이번에는 여주 씨가 피하지?
... 너무 가까우니까요
-아까는 여주 씨가 이만큼 왔잖아요
아니 그건 놀리려고...
71
-저도 놀리는 건데
...
-피하는 게 웃겨서

아니 제가 뭘 얼마나 피했다고...!
거리 생각 못 하고
옆으로 돌아갔던 고개
휙 하고 정면 보려다가
...
아...
입술이 아슬아슬 하게 닿을 거리

여주가 상체를 하도 뒤로 빼느라
둘이 소파에 앉아서
거의 유유시 팔 안에 가둬져 있는 자세란 말임
72
너무 가까워서 둘 중
누구 하나 말도 못 꺼내고
둘 다 숨 참는 중...
당연히 숨 더 짧은 여주가
순간 입 살짝 벌리고 호흡하려고 할 때
유유시가 짧게 입술에 뽀뽀하고 떨어짐

아니 잠시만...
-가이딩
... 가이딩 수치 좋잖아요 
-그냥 받고 싶어서
거짓말
-네 거짓말 맞아요
...
73
-입술이 앞에 있어서 하고 싶었어요

아니 연애 한 번도 안 한 사람 맞아?
진짜 천연이네... 싶지

이날 뒤로 유유시
본인 마음 자각하더니
더 집착하고 질투가 슬슬... 심해짐

-거짓말쟁이
아 왜요 또
-포옹이 끝이라면서요
... 뭐
-뽀뽀했다며
누구한테 들었어요?
-리코가 그랬어요
74
허... 걔가 미쳤나
-왜 거짓말 했어요
그럼 제가 뭐 그때 저 리코랑 뽀뽀했습니다. 아쉽게도 혀는 못 섞었어요. 이래야 돼요?
-아쉬웠어요?
말이 그렇다는 거죠!

아니 다른 사람이 됐어
사람이 그렇게 변하면 죽는다고
여주가 괜히 소리지르면
유유시는 지금 질투 나서
죽을 것 같다고 짜증
75
여주는 유유시가
임무에 미친 워커홀릭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

일어나서 느릿느릿 밖으로 나가면
종일 여주 일어나는 것만 기다렸는지
소파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여주한테 옴

일찍 일어났네요
-네 얼굴 보고 가려고
오늘도 나가요?
-안 가고 싶어요
76
보면 유유시 씨가 제일 일이 많은 거 같아요
-전에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너무 싫어요

여주의 옷 안으로
팔을 넣어 허리를 끌어안은 유유시가
여주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음

간지러워요...
-조금만 이러고 있을게요
휴가 좀 달라고 하면 안 돼요?
-이번 주 가면 일주일 정도 쉴 수 있기는 해요
77
유유시가 여주 어깨에
머리를 도리도리...
아 진짜 간지럽게...!
여주가 기겁하고 유유시를 밀어냈음
쉽게 밀린 유유시
어딘가 뚱... 한 표정

표정이 또 왜 그러지
-이틀 뒤에 나가는 거 여주 씨도 같이 나가야 된대요
아 그래요? 왜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 해 주지
-아마 오늘 얘기 나올 것 같은데
78
아하... 무슨 임무인데요?
-안 나가겠다고 해요
엥?
-위험해요
아니 뭔데요?
-전에 같이 나갔을 때 있던 센티넬처럼 실종된 센티넬들이 단체로 발각 됐나 봐요

-아마 그 사람들 있는 곳에 잠입해서 없애려는 거 같은데 너무 위험해요
위험하니까 제가 가는 거 아니에요?
79
-다들 가이딩 꽉 채워서 갈 거니까 굳이 현장에 가이드가 있을 필요가 없죠
만약이라는 게 있잖아요

몰라요 그런 거
그냥 안 나오겠다고 해요
유유시의 고집을 못 이긴 여주가
일단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임

꼭이요 꼭 안 가겠다고 해야 해요
80
나가기 직전까지도
여주 귀에 딱지 앉을 정도로 말했음
물론 말은 할 순 있지만
센터에서 들어줄 확률은

-여주 씨도 가셔야죠
넵...

0%
얘기 꺼내자마자 거절당하고
대충 나가야 될 임무 내용 전달 듣는데
아니 진짜 내가 여기 가도 된다고? 싶기는 해
81
왜 그렇게까지 유유시가
오지 말라고 강조를 했는지 이해가 가지

실종된 센티넬들 대부분이
S ~ SS 등급이고
정신 지배 센티넬까지 있어서
아마 쉽지 않을 거라고

이번에 제대로 잡지 않으면
센터까지 처들어오는 건
시간 문제라 판단한 센터가
작정하고 보내는 거겠지
82
물론 여주는 보낼지 말지
센터에서도 말 많았음
등급 높은 가이드
당장 센터에 몇 없고
유유시가 유일하게 가이딩 받는 존재인데...

가이드도 등급이 높아야
센티넬이랑 발 맞춰서
임무를 잘 끝내 수 있다는 판단
여주랑 다른 가이드 한 명이 배정됨

아씨...
유유시한테 무조건
83
거절하겠다고 하기는 했지만
결국 이렇게 된 거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거실에서 손톱 뜯으며 기다리던 여주
유유시 오면 일부러
더 밝게 반겨줬음

-오늘따라 더 반겨주네
저 원래 이랬는데요
-꼭 한 말 못 지킨 사람처럼
...
-거절했죠?
... ㅎ

여주의 머쓱한 웃음을 본 유유시는
한숨을 푹...
84
센터에서 안 된대요?
넿...

유유시는 오늘 먼저
근처 확인하고
상황 보고 왔단 말임

여주 뿐이 아니라
가이드가 가기에는
무리가 큰 임무 같은데
대체 센터가 무슨 생각으로 이러나 싶지

게다가 저번 임무로 봤을 때
실종된 센티넬들은
가이드 없이 버티고 있을 확률이 크거든
85
괜히 가이드 노출 됐다가는
걔네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유유시는 걱정이 더 컸음

-사격 잘한다고 들었는데
네네
-그나마 다행이네요
총 쏠 일이 생길까요?
-무조건이죠
... 이렇게 들으니 무섭네요
-아마 가이드는 현장에서 대기조에 있을 것 같기는 하다만...
86
오늘 들어보니까 같이 다닐 것 같더라고요
-센터에서 그래요?


여주가 유유시의 손을 잡았음

가이딩 받아야죠

떨리던 유유시 손이
여주가 잡고 조금씩 진정이 됐음

유유시 같이 임무 나가는 날까지
무조건 여주 옆에 붙어 있었음
곧 있으면 못 볼 사람처럼
밥도 무조건 같이 먹고
87
임무도 빼버림
뺄 수 있었던 거냐고 물으면
뭐... 원한다면?
이래서 그동안 왜 싫다고 찡찡거렸나 싶지

잠도 같이 자려고 하길래
여주가 기겁하고
아, 그건 안 됨
유유시 세상 제일 불쌍한 눈으로 바꿔 끼더니
아 제발...
여주우...
누나아...

누나요?
-네 누나
... 한 번만 더 해 봐요
-맨 입으로?
88
바닥에서 자는 거 허락함
-ㅋㅋ
... 아 알았어요. 그럼 옆에서 자요!
-네 여주 씨
네?

사기꾼
거짓말쟁이
베개로 유유시 뒤지게 때려도
아무 타격 없이
네네 저 사기꾼 거짓말쟁이 유유시입니다~
하면서 옆에 자리 잡음

왜 못 붙어 있어서 안달 난 사람처럼 굴어요?
-맞는데요
89
... 진짜 제가 좋아요?
-네
... 왜지
-사람이 단단해서요
제가요?
-네 답답한 줄 알았는데 그냥 단단한 사람이더라고요

대체 어디가...
도통 알 수가 없는 말들이라
여주가 머리만 긁적이면
유유시는 그런 모습도 좋은지
푸스스... 웃음이 막 나와

-내일 같이 나가야 되네
헐 나 좀 무섭다
90
-제 옆에만 딱 붙어 있으면 무서울 일 없어요
유유시 그렇게 강해요?
-당연하죠
헐 보고 싶다
-안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도란도란 떠들다가
점점 대답이 느려지던 여주
금방 유유시 가슴팍에
정수리 박고 잠들었음

유유시는 그날 한참을 못 잤음
머리만 쓰담
쉽지 않은 임무인 걸 알아서
91
여주가 다치게 둘 일은 없지만
그런 과정에서 본인한테
문제가 생길까 봐
그게 무서워서
더 악착같이 붙어 있으려고 했음
마지막 기억에는 여주만 두고 싶어서

현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남 눈치도 안 보이는지
여주 손 꼭 잡고 간다
여주만 괜히 민망해서
저기...
언제까지 잡고 있어요...
92
-집 갈 때까지
참나...
-놓지 마요
아 알겠어요. 꽉 잡지 마 아파

여주 손을 종일 주물주물...
간지럽다고 속삭여도
버티라는 말만 함
여주는 새삼...
매일이 새로운 유유시 모습 때문에
지루할 날이 없었음

-또 말하지만 절대 제 옆에서 떨어질 생각은 죽어도 하지 마요
무슨 일이 있어도요?
93
-제가 폭주하는 경우 빼고

... 뭐래요
괜히 찝찝하게 저런 말은 왜 하는지
유유시 따라서 천천히 들어가는데
저번보다 더 몸에 소름 끼치는 공간이라
여주 손이 달달 떨림

-여주야 앞에
아아 고마워

구멍이 뚫린 바닥을 보지 못하고
넘어질 뻔한 거
리코가 잡아 줘서 간신히 버틴 여주
94
유유시랑 멀어지지 않게 바로 앞으로 붙음

-바닥 잘 봐야 돼요

-총 놓치지 마요

건물을 감싸는 기운은
섬뜩한 느낌으로 가득한데
건물 안은 소름 끼치도록 조용해
전에 겪은 일도 있으니
더 긴장하게 되지

앞장서서 가던 리코가
걸음을 멈추고는
검지 손가락을 입술 위로 올렸음
95
유유시도 뭔가 느꼈는지
여주를 쓱 보고는
다른 센티넬에게 잠시 맡겼음

-미안해요. 제가 가야 돼서

귀에다 작게 속삭인 유유시가
여주가 끄덕이고 나서야
리코한테 붙었음

-거기 아닌데

인기척도 없이 뒤에서 나타난 센티넬이
여주랑 다른 가이드만 데려갔음
순식간에 생긴 상황
96
여주가 갖고 있던 총은
어느새 센티넬에게 뺏겨
여주 머리에 겨눠진 상태였음

하...
막상 이런 일이 생기니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앞에서 흔들리는 눈으로
본인을 보고 있는 유유시가 걱정되지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고

전에도 이랬는데
또 나 때문에...
지금 잡생각 할 때는 아니니
97
금방 정신 차리기는 해도
차마 유유시 얼굴은 볼 수가 없겠지

-가이드를 둘이나 데리고 왔네
손 치워
-왜 유유시 전담 가이드야?
손 치우라고
-걔 전에 죽지 않았나? 너 때문에

아 실종 센티넬 중 하나구나
서로를 아는 걸 보니
센터에 있던 센티넬인 게 확실했음

전에는 전기 센티넬이었는데
98
이번에는 물이야
리코가 크게 흔들렸지
리코는 불을 다루는 능력인데
하필이면 천적인 물을 만났으니까

유유시가 몰래
능력을 사용하려고
센티넬 뒤에 있던 벽돌을
움직이려고 해도 금방 들켰음

-너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좋을 걸

다른 가이드는 계단 밑으로 던지고
순식간에 자유가 된 손이
99
여주 뺨으로 향했음

아...
처음 느껴보는 고통
입안에서 맴도는 비릿한 피 맛
맞은 뺨이 바깥으로도
입안으로도 부어오르는 게 느껴짐

센티넬 한 명이
다른 가이드를 구하는 동안
리코랑 유유시도 대치 중이었고
같이 온 다른 센티넬도
주변에서 대기 중이었음

-이번에도 못 구하려나?
100
유유시를 조롱하는 듯한 말
여주가 들으면서도
대신 화가 났음
... 아무것도 모르면서

동시에 또 유유시에게 안 좋은
트라우마를 남기게 될까 걱정이 됐음
이건 유유시 잘못이 아닌데
모두가 방심했고
모두가 몰랐던 일인데

순식간에 또 여주의 뺨이 돌아갔고
유유시랑 리코도 능력을 사용했음
101
불리한 건 당연히 유유시랑 리코

여주한테는 능력이 닿지 않게
사용해야 되니까
집중력도 더 높아야 됐고
정확도도 높아야 됐음

주변 센티넬들도 빈틈을 노리지만
아무래도 쉽지 않았지
물로 시야를 막으면서
피해 다니니까 유유시 입에서는
자꾸 욕이 나왔음

제발...
제발 여주야
102
침착해야 되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주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침착하기가 힘들었겠지

입술이 터지고
눈 실핏줄도 터져서
붉어진 거 보는데
대체 어떻게 정신을 차릴 수가 있겠음

여주도 마찬가지였음
빠르게 줄어드는 가이딩 수치
늘어나는 상처들
103
의지와 상관 없이
눈물이 막 흐르기 시작함
맞은 뺨이 아픈 것보다
유유시가 저러고 있는 게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지

여주를 데리고 있던 센티넬이
유유시와 리코의 공격을 피하느라
잠깐 방심했을 때
여주 순간 생각이 났지
아...
칼...

유유시가 만약을 위해
여주한테 작은 칼을 줬거든
104
가까이 있는 적은
총보다 칼이 쉬울 수 있다고
그럴 일 없겠지만
만약 본인이 지켜줄 수 없을 때는
이거로라도 찌르라고

위험부담이 큰 생각이었음
만약에 찌르지도 못하고 실패를 한다면?
그러면 진짜 죽겠지
유유시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겨 주는 꼴이 되겠지

하지만 지금 말고는
105
시도조차 해 볼 수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여주는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였음
허벅지를 찌르려다가
이왕 찌를 거 급소라도 찌르자

순식간에 센티넬의 목을 찔렀음
빗나가기는 했지만
타격을 주기에는 충분했고
유유시와 리코처럼
계속해서 능력을 쓰고 있던 탓에
가이딩 수치가 급격히 줄어서
106
힘이 빠졌을 때라
여주를 쉽게 놓쳤음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유유시가 여주를 꺼내 왔음

피 범벅이 된 손도
온 몸을 떨어대는 여주를
유유시는 꽉 안았음

리코랑 다른 센티넬들이
현장 마무리  하는 동안
유유시가 여주를 데리고
차로 먼저 이동했음

잘했어
덕분에 살았어요
여주 씨가 절 살렸어요
107
소리도 못 내고 우는
여주를 유유시가 토닥...
아직도 생생하게 남은 찌를 때 느낌이
여주 스스로 자책하게 만들었음

그래...
나쁜 사람이니까
나를 죽이려던...
아니 유유시를 죽이려던 사람이니까

저 마지막 문장이
여주를 그나마 진정될 수 있게 했음
본인보다 유유시를 지켰다는 게
108
여주한테는 더 중요했거든

-미안해요
...
-지켜준다고 했는데 또...
 유유시
-네?
좋아해요

본인을 지키기 위해
죽을 듯이 달려들었던 유유시라서

한 번 한 말을 지키기 위해
죽을힘을 쓰고 있던 유유시라서

누구보다도 여주를 사랑하는 게
눈에 잘 보이던 유유시라서
109
그리고 반대로 여주 본인도
자기보다 살리고 싶었던 게 유유시라서
미루고 미루던 마음을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낄 때 꺼냈음

유유시...
-...
좋... 아해요...
-제가 더요
...
-전 사랑해요

그 말을 끝으로 기절한 여주를
유유시는 품에 꽉 끌어안았음
잃을까 봐 두려워서
110
이 작은 몸으로
그 상황을 버티고
극복해서 왔다는 게

본인이 지키기 못하고
스스로 이겨서 나왔다는 게
기특하면서도 유유시 본인을
자책하게 만들었음

근데 본인을 좋아한대
이렇게 부족한 나를
유유시 시야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함
얼마 지나지 않아 여주 볼 위로
눈물이 떨어졌음
111
...
진짜
저는 진짜 사랑해요

무리를 한 유유시도
서서히 눈이 풀렸음
가이딩 수치 경보가 떠도
절대 여주 깨울 생각도 안 해

조금만 더 쉬고…
센터 가서 받으면 돼…

의식이 흐릿
먹먹하게 들리는 누군가
유유시를 부르는 소리
리코가 복귀하자마자
기겁하고 유유시를 불렀음
112
-여주 깨워
-… 안 돼
-너 가이딩 수치 좀 봐 25? 너 여기서 폭주하게?

빠르게 뛰는 심장도
울렁거리는 속도
금방이라도 폭주할 것 같은 몸인데
여주를 무리시키고 싶지 않았겠지

-… 약 있지
-너는 진짜…

급하게 약 갖다 주고
한숨 푹
등신 새끼
정신 나간 새끼
리코가 악담을 퍼붓고 있어도
113
유유시는 여주 얼굴만 쓰담
가이딩 수치가 안정되고 나서야
리코한테 고맙다 했음

-오글거리네
-덕분에 여주 살았어
-여주는 어차피 살았고 네가 제일 문제야
-…
-가이딩 좀 신경 써
-그래야지
-여주 일어났는데 너 폭주하면 여주는 제대로 살겠냐?

맞는 말이라
유유시도 조용히 고개만 끄덕
114
근데 있잖아
여주가 나 좋아한대

-뭐 어쩌자고
-너 여주 좋아했지
-… 응
-미안하지만 여주의 선택을 받은 건 나야

기껏 살렸더니 뭐?
앞에서 염장지르는 것도 아니고
리코 순간 긁혔다가도
그래… 뭐 잘 된 일이겠지…
Media image
Media image
115
집에 도착해서
여주는 본인 방에 눕히고
유유시는 씻으러 들어갔는데
밖에서 작게 들리는 여주 목소리

놀란 마음에 웃통
입을 생각도 못하고
바지만 입고 나갔음

… 에
-… 놀랐잖아요
아니 제가 더요…

그냥 일어나면서
혼잣말 한 거라는 거 듣고
유유시 안도의 한숨
116
-더 자요 진짜 얼마 안 잤는데
… 아니 지금 이 모습을 보고 자라고요…?
-그럼 뭐… 뭘 해야 될까요?
네?
-뭐 원하는 게 있어요?

침대에 걸터앉은 유유시가
여주를 내려다봤음
ㅋㅋㅋㅋ 장난인데
벌게진 여주의 볼에
짧게 입을 맞춘 유유시가
옷을 꺼내 입었음

여주 몸 구석구석 살피는
117
유유시 때문에
여주는 부끄럽게 뭐 하는 거냐고 난리
못 본 곳에 있는 상처 확인했다고
아까부터 뭘 자꾸 그런 쪽으로
생각하냐고 좀 놀리면
아픈 사람한테 그러고 싶어요ㅡㅡ?

-저 물어볼 거 있어요
… 뭔데요
-오늘 있던 일은 기억해요?

-… 못 하나
… 좋아해요

다행이다
와락 끌어안고는
118
계속 혼자 속삭였음
너무 다행이다
나를 좋아하는 게 진심이라…

-미안해요
뭐가요~
-… 지켜준다고 했는데
유유시 씨가 지켜줬잖아요
-다시는 조금도 위험한 일 없을 거예요
진짜요?
-네
믿음이 가요 유유시 씨는
-너무 고마운 말인데요

여주가 유유시 입술 위로
짧게 입을 맞췄음
119
유유시 씨 말처럼
유유시 씨가 강하다는 걸
굳이 안 보고 싶어요
게다가 이제는 잘 아니까…
음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저희 오래 건강하게 같이 사는 거… 어때요…?

-… 이거 고백인가요?
… 나름?
-제가 하고 싶었는데
저 고백 한 번도 안 해 봤어요
-진짜요?
네. 유유시 씨가 처음인데…
120
유치하게도 저 처음이라는 말이
왜 이렇게 좋은 건지
웃음을 숨길 수가 없었음

-좋아요. 평생 여주 씨랑 같이 살고 싶어요. 못살게 굴고 여주 씨에게 했던 나쁜 말들 다 너무 미안해요
미안한 건 아나 봐요?
-당연하죠…
그럼 저한테 잘해요
-제 삶의 이유는 여주 씨니까 당연히 그래야죠
121
끝!
122
백업 완😱 posty.pe/mtd2w3
Actions
Visual Editor Carousel Maker NEW
Update Thread
What You Can Do
  • Download as PDF
  • Save to Notion
  • Export as Markdown
  • Visual Editor
  • LinkedIn & Instagram Carousel Maker
Create Free Account

Includes 7-day Premium trial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