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lilive: #최솔 #요원솔음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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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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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솔 #요원솔음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4)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ㆍ
ㆍ
ㆍ
처음에는 미각이었어.
아무 맛도 느껴지질 않았어.
그 다음에는 후각.
"......."
솔음은 새까맣게 탄 냄비를 눈앞에 두고, 멍한 얼굴로 섰어.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4)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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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미각이었어.
아무 맛도 느껴지질 않았어.
그 다음에는 후각.
"......."
솔음은 새까맣게 탄 냄비를 눈앞에 두고, 멍한 얼굴로 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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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이렇게 눌어붙었는데도 탄내를 맡지 못했어.
연기가 나지 않았다면, 꼼짝 없이 불이 나고도 남았을 거야.
다행이지. 그래도 아직 눈은 멀쩡해서.
"...저주로 죽기 전에 불에 먼저 타 죽을 뻔 했네."
자조적인 농담을 던져.
그렇게라도 해야, 지금 이 상황이 조금이라도 가벼워 보일 테니까.
연기가 나지 않았다면, 꼼짝 없이 불이 나고도 남았을 거야.
다행이지. 그래도 아직 눈은 멀쩡해서.
"...저주로 죽기 전에 불에 먼저 타 죽을 뻔 했네."
자조적인 농담을 던져.
그렇게라도 해야, 지금 이 상황이 조금이라도 가벼워 보일 테니까.
3
"이건 이제 버려야겠네."
사실 이 상황이 너무나 버거워.
사랑도 삶도.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
하지만 동시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
최 요원과의 사이가 여전히 좋았다면... 자연스레 헤어지기는 힘들었을 테니까.
사실 이 상황이 너무나 버거워.
사랑도 삶도.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
하지만 동시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
최 요원과의 사이가 여전히 좋았다면... 자연스레 헤어지기는 힘들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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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은 덜 아프겠지.
그게 그나마 위안이 돼.
탄 냄비를 재활용품 통에 던져넣고, 인스턴트 죽을 뜯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렸어.
그리고 습관처럼 문자를 보내.
💬 오늘도 늦어요?
답장은 오지 않았어. 늘 그랬듯.
그게 그나마 위안이 돼.
탄 냄비를 재활용품 통에 던져넣고, 인스턴트 죽을 뜯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렸어.
그리고 습관처럼 문자를 보내.
💬 오늘도 늦어요?
답장은 오지 않았어. 늘 그랬듯.
5
*
잠결에 누군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슬쩍 눈을 떠 봤더니, 최 요원이야.
잠시 옷만 갈아입으려 들렀나봐.
여전히 재난관리국 점퍼 차림인 걸 보니.
"...요원님."
솔음이 막 잠에서 깬 목소리로 부르자, 그의 움직임이 뚝 멈춰.
그리고 어색하게 웃으며 뒤돌아.
잠결에 누군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슬쩍 눈을 떠 봤더니, 최 요원이야.
잠시 옷만 갈아입으려 들렀나봐.
여전히 재난관리국 점퍼 차림인 걸 보니.
"...요원님."
솔음이 막 잠에서 깬 목소리로 부르자, 그의 움직임이 뚝 멈춰.
그리고 어색하게 웃으며 뒤돌아.
6
"...나 때문에 깼어?"
"그냥 잘 만큼 자서 깬 겁니다."
"아직 새벽 다섯 시인데, 잘 만큼 자기는 무슨."
그가 솔음의 곁으로 다가와서, 머리를 쓰다듬었어.
흉터와 굳은살로 거칠거칠한 손이 머리칼을 헤집고, 볼을 슬슬 쓰다듬어.
오랜만이야. 이런 따뜻한 손길은.
"시원해요."
"그냥 잘 만큼 자서 깬 겁니다."
"아직 새벽 다섯 시인데, 잘 만큼 자기는 무슨."
그가 솔음의 곁으로 다가와서, 머리를 쓰다듬었어.
흉터와 굳은살로 거칠거칠한 손이 머리칼을 헤집고, 볼을 슬슬 쓰다듬어.
오랜만이야. 이런 따뜻한 손길은.
"시원해요."
7
"...아직도 열 있네. 약은 먹은 거야?"
"네에."
솔음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어.
꼭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아.
눈을 가늘게 뜨고 최 요원의 손에 뺨을 묻어. 알싸한 담배 냄새와 비누 냄새가 섞인. 최 요원 특유의 냄새가 나.
"고양이야?"
"네에."
솔음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어.
꼭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아.
눈을 가늘게 뜨고 최 요원의 손에 뺨을 묻어. 알싸한 담배 냄새와 비누 냄새가 섞인. 최 요원 특유의 냄새가 나.
"고양이야?"
8
최 요원이 장난을 치듯 솔음의 코를 약하게 쥐었다 놔.
코를 찡긋거리다 손가락을 앙 물자, 낮게 웃는 소리가 났어.
오랜만에 분위기가 좋아.
어쩌면 지금이라면.
"요원님."
"응."
"언제 시간 나세요?"
"......."
아. 잘 웃던 최 요원의 얼굴이 또다시 굳어. 괜히 물어봤을까.
코를 찡긋거리다 손가락을 앙 물자, 낮게 웃는 소리가 났어.
오랜만에 분위기가 좋아.
어쩌면 지금이라면.
"요원님."
"응."
"언제 시간 나세요?"
"......."
아. 잘 웃던 최 요원의 얼굴이 또다시 굳어. 괜히 물어봤을까.
9
그래도 모르는 척 다시 물어.
"같이 데이트 못 한지 너무 오래 됐어요."
철 없는 어린 애인처럼. 자존심도 없이 그를 졸라.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잖아.
눈이나 귀가 멀기 시작하면, 이제 더 이상 그를 속일 수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최 요원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같이 데이트 못 한지 너무 오래 됐어요."
철 없는 어린 애인처럼. 자존심도 없이 그를 졸라.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잖아.
눈이나 귀가 멀기 시작하면, 이제 더 이상 그를 속일 수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최 요원의 입에서 나온 말은
10
"...솔음아."
"네."
"다른 취미를 좀 가져보면 어때?"
전혀 예상 밖의 것이야.
바빠서 안 돼. 미안해. 그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요즘 너무 바빠서, 솔음이를 너무 심심하게 한 것 같다. 동아리 활동을 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이 근처에 테니스 클럽이 있던데...
"네."
"다른 취미를 좀 가져보면 어때?"
전혀 예상 밖의 것이야.
바빠서 안 돼. 미안해. 그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요즘 너무 바빠서, 솔음이를 너무 심심하게 한 것 같다. 동아리 활동을 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이 근처에 테니스 클럽이 있던데...
11
뒷말은 잘 들리지 않았어. 사실 들었지만, 인식이 잘 되지 않았어.
취미를 가져보라고.
당신과 함께가 아니라. 혼자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라고.
이상하지.
솔음은 그게 꼭...
혼자서도 살아갈 준비를 하라는 것처럼 느껴져서.
취미를 가져보라고.
당신과 함께가 아니라. 혼자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라고.
이상하지.
솔음은 그게 꼭...
혼자서도 살아갈 준비를 하라는 것처럼 느껴져서.
12
"...바쁘면 됐어요."
"솔음아, 오해하지 마. 요즘 정말로 바빠서 그래."
"...네."
최 요원이 조금은 피곤한 목소리로 솔음을 달래.
"바쁜 거 끝나면 하자. 응?"
바쁜 거. 그거 언제 끝나요?
그때쯤이면 나는 없을 텐데.
그때 호출기가 울려.
다녀올게! 대답조차 듣지 않고 달려나가.
"솔음아, 오해하지 마. 요즘 정말로 바빠서 그래."
"...네."
최 요원이 조금은 피곤한 목소리로 솔음을 달래.
"바쁜 거 끝나면 하자. 응?"
바쁜 거. 그거 언제 끝나요?
그때쯤이면 나는 없을 텐데.
그때 호출기가 울려.
다녀올게! 대답조차 듣지 않고 달려나가.
13
청명한 방울소리와 함께 달려나가던, 당신의 뒷모습을. 참 많이 좋아했는데.
'당신은 이제 내가, 성가셔진 걸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아주 조금 우울해졌어.
'당신은 이제 내가, 성가셔진 걸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아주 조금 우울해졌어.
14
*
💬 오늘도 늦어요?
솔음은 매일 그렇게 물었어.
다섯 번에 한 번 꼴로 오는 답장이지만.
한 번 오는 답장이나마 소중해서.
이게 아니면 문자를 주고받을 일도 이제는 없으니까.
💬 오늘도 늦어요?
솔음은 매일 그렇게 물었어.
다섯 번에 한 번 꼴로 오는 답장이지만.
한 번 오는 답장이나마 소중해서.
이게 아니면 문자를 주고받을 일도 이제는 없으니까.
15
그 뒤로 세 번 정도 더 피를 토했어.
때때로 심장이나 옆구리 어딘가, 혹은 팔 다리가 끊어질 듯 아파왔어.
그러나 환상통일 뿐 실제로 어디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니까...
진통제를 삼키고 끙끙거리며 버텼어.
때때로 심장이나 옆구리 어딘가, 혹은 팔 다리가 끊어질 듯 아파왔어.
그러나 환상통일 뿐 실제로 어디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니까...
진통제를 삼키고 끙끙거리며 버텼어.
16
미각은 완전히 상실했고, 후각은 많이 둔화되어서. 이제는 코 바로 앞에서 맡는 게 아니면 느끼기 어렵더라.
직접 요리해서 먹는 걸 관뒀어.
소금 설탕도 구분을 못 하는데 요리는 무슨.
밥을 차려놓지 않다 보니 자연히 같이 밥을 먹지도 않게 됐어.
직접 요리해서 먹는 걸 관뒀어.
소금 설탕도 구분을 못 하는데 요리는 무슨.
밥을 차려놓지 않다 보니 자연히 같이 밥을 먹지도 않게 됐어.
17
...사실 원래도 그렇긴 했어. 솔음이 꾸역꾸역 최 요원 몫까지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뒀을 뿐.
그렇게 따지자면 그 날도 평범했어.
그렇게 따지자면 그 날도 평범했어.
18
자고 일어났더니 최 요원이 없었고,
화장실로 기어가 피를 토했으며,
그 상태로 기절한 후 오후에서야 깨어나는 바람에,
피칠갑을 한 상태로 엉망이 된 화장실 청소를 한.
그런 평범한 하루였어.
화장실로 기어가 피를 토했으며,
그 상태로 기절한 후 오후에서야 깨어나는 바람에,
피칠갑을 한 상태로 엉망이 된 화장실 청소를 한.
그런 평범한 하루였어.
19
거울 속에는 눈이 퀭하고 얼굴이 좀 야윈 남자가 서 있었어.
백일몽의 노루 주임도,
재난관리국의 포도 요원도 아닌.
그냥 볼품없이 죽어가는 김솔음이 그 안에 있었어.
백일몽의 노루 주임도,
재난관리국의 포도 요원도 아닌.
그냥 볼품없이 죽어가는 김솔음이 그 안에 있었어.
20
저 꼴을 하고도 살고 싶다고.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꼴사납게 발버둥치는 남자가 그 곳에 있었어.
문자를 보냈어.
💬 오늘도 늦어요?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꼴사납게 발버둥치는 남자가 그 곳에 있었어.
문자를 보냈어.
💬 오늘도 늦어요?
21
사무치게 외로워서, 솔음은 눈물을 참았어.
말할 수 없다는 걸 알아.
이 저주를 말하면, 당신도 나와 같이 죽을 테니까.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같이 있어줬으면. 그렇게 바라게 돼.
혼자서는 너무 두려웠어.
ㆍ
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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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렸지만,
답장은 없었어. 늘 그렇듯.
말할 수 없다는 걸 알아.
이 저주를 말하면, 당신도 나와 같이 죽을 테니까.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같이 있어줬으면. 그렇게 바라게 돼.
혼자서는 너무 두려웠어.
ㆍ
ㆍ
ㆍ
한참을 기다렸지만,
답장은 없었어. 늘 그렇듯.
22
*
최 요원이 귀가한 건 새벽 네 시 경이었어.
어느새 차가워진 바깥 바람을 묻히고 들어온 그의 얼굴에도, 피곤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어.
"요원님."
"...포도 깨어 있었네?"
최 요원이 귀가한 건 새벽 네 시 경이었어.
어느새 차가워진 바깥 바람을 묻히고 들어온 그의 얼굴에도, 피곤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어.
"요원님."
"...포도 깨어 있었네?"
23
그의 얼굴 위로 여러 감정이 스쳐지나가.
성가심. 지침. 짜증. 피곤함.
그 많은 것들을 능숙하게 뒤로 보내고, 그가 웃는 얼굴을 만들어.
"내일 출근 해야 하는데, 왜 아직 안 잤어?"
...퇴사한지 2주가 넘었는데. 출근은 무슨.
성가심. 지침. 짜증. 피곤함.
그 많은 것들을 능숙하게 뒤로 보내고, 그가 웃는 얼굴을 만들어.
"내일 출근 해야 하는데, 왜 아직 안 잤어?"
...퇴사한지 2주가 넘었는데. 출근은 무슨.
24
"많이 바쁩니까?"
"...하아. 포도야."
그가 결국 짜증을 숨기지 못해.
"지난번에 말했잖아. 바쁘다고."
"대충 뭐 때문인지라도-"
"기밀이라고 했잖아. 알만한 포도가 왜 자꾸 이러지요."
"...하아. 포도야."
그가 결국 짜증을 숨기지 못해.
"지난번에 말했잖아. 바쁘다고."
"대충 뭐 때문인지라도-"
"기밀이라고 했잖아. 알만한 포도가 왜 자꾸 이러지요."
25
"...제가 뭘 아는데요."
"포도-"
"이젠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그만뒀다고 연락도 못 하게 하고, 아무것도 안 알려주면서. 뭐하러 그렇게 부르세요?"
최 요원의 눈이 날카로워졌어.
그가 무언가를 꾹꾹 억누르는 듯 숨을 깊이 삼키더니. 곧 솔음의 이름을 불러.
"...솔음아."
"포도-"
"이젠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그만뒀다고 연락도 못 하게 하고, 아무것도 안 알려주면서. 뭐하러 그렇게 부르세요?"
최 요원의 눈이 날카로워졌어.
그가 무언가를 꾹꾹 억누르는 듯 숨을 깊이 삼키더니. 곧 솔음의 이름을 불러.
"...솔음아."
26
아. 화났다.
"왜요."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피곤한 상태의 최 요원과, 아픈 김솔음.
이런 상황에서 얘기해봤자 좋을 거 없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럼... 대체 언제 얘기해야 해?
"왜요."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피곤한 상태의 최 요원과, 아픈 김솔음.
이런 상황에서 얘기해봤자 좋을 거 없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럼... 대체 언제 얘기해야 해?
27
억눌러왔던 설움이 목을 뜨겁게 만들어.
내도록 스스로를 해쳐가며 꾹꾹 삼켜왔던 칼날이, 결국 그를 향해 쏘아져 나가.
"뭐가 심해요. 답장도 없고, 집에도 안 들어오고. 제가 언제까지 요원님을 이해해드려야 해요? 요원님은 제 입장 생각해 보신 적은 있으세요?"
내도록 스스로를 해쳐가며 꾹꾹 삼켜왔던 칼날이, 결국 그를 향해 쏘아져 나가.
"뭐가 심해요. 답장도 없고, 집에도 안 들어오고. 제가 언제까지 요원님을 이해해드려야 해요? 요원님은 제 입장 생각해 보신 적은 있으세요?"
28
당신은 늘 바쁘고 피곤하고, 나는 이제 늘 아픈데.
대체 우리는 언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최 요원이 한쪽 눈썹을 꿈틀했어.
"...말이 좀 심하다?"
"요원님이야말로. 우리 사귀는 건 맞아요? 계속 이런 식으로 서로 눈치만 보면서. 이게 어떻게 사귀는 거냐고요"
대체 우리는 언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최 요원이 한쪽 눈썹을 꿈틀했어.
"...말이 좀 심하다?"
"요원님이야말로. 우리 사귀는 건 맞아요? 계속 이런 식으로 서로 눈치만 보면서. 이게 어떻게 사귀는 거냐고요"
29
"그래? 눈치를 보기는 했고?"
최 요원이 빈정거렸어. 헛웃음이 튀어나와.
순간 그도 아차 했는지 입을 다물어.
"......."
"......."
익숙한 정적이 두 사람 사이를 가르고 지나가.
결국 시선을 먼저 피한 건,
"...실언했어. 미안."
또 다시 그였어.
최 요원이 빈정거렸어. 헛웃음이 튀어나와.
순간 그도 아차 했는지 입을 다물어.
"......."
"......."
익숙한 정적이 두 사람 사이를 가르고 지나가.
결국 시선을 먼저 피한 건,
"...실언했어. 미안."
또 다시 그였어.
30
"나 옷 갈아입고 다시 나가봐야 해. 우리 둘 다 머리 좀 식히고 나중에 이야기하자."
"나중에 언제요."
"나중에. 급한 일 끝나면 다 들어줄 테니까-"
"요원님은, 그 나중에 제가 있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세요?"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진심에, 최 요원의 눈이 크게 뜨여.
"나중에 언제요."
"나중에. 급한 일 끝나면 다 들어줄 테니까-"
"요원님은, 그 나중에 제가 있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세요?"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진심에, 최 요원의 눈이 크게 뜨여.
31
잠시 눈을 깜빡이던 그가... 곧 이를 빠득 갈았어.
"헤어지자는 거야?"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김솔음!"
노성이 터져나오는 동시에, 그가 주먹으로 벽을 쳤어.
쿵 소리가 요란하게 두 사람을 갈라놔.
"헤어지자는 거야?"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김솔음!"
노성이 터져나오는 동시에, 그가 주먹으로 벽을 쳤어.
쿵 소리가 요란하게 두 사람을 갈라놔.
32
한때는 솔음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그 손이. 이제는 솔음을 향한 분노로 파르르 떨렸어.
"그걸 가지고 협박하는 게 말이 돼?"
"...말이 왜 그렇게 되는데요."
"말이 그렇게밖에 안 들리는데. 나는."
그가 거칠게 머리를 쓸어올렸어.
잔뜩 지친 목소리가 흘러나와.
"그걸 가지고 협박하는 게 말이 돼?"
"...말이 왜 그렇게 되는데요."
"말이 그렇게밖에 안 들리는데. 나는."
그가 거칠게 머리를 쓸어올렸어.
잔뜩 지친 목소리가 흘러나와.
33
"솔음아, 내 입장도 좀 이해해 줘."
"제가 여기에서 얼마나 더요."
"사람 생명이 달린 일이잖아!"
최 요원이 왈칵 성을 냈어.
"사랑? 좋지. 그런데 그게 사람 생명보다 중요해? 지금 이 상황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는지, 너도 알잖아! 알면서 왜 자꾸 그래."
"제가 여기에서 얼마나 더요."
"사람 생명이 달린 일이잖아!"
최 요원이 왈칵 성을 냈어.
"사랑? 좋지. 그런데 그게 사람 생명보다 중요해? 지금 이 상황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는지, 너도 알잖아! 알면서 왜 자꾸 그래."
34
최 요원이 매섭게 질책했어.
"......."
김솔음은 최 요원과 달라서.
최 요원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그런 영웅이 될 수는 없어.
"......."
김솔음은 최 요원과 달라서.
최 요원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그런 영웅이 될 수는 없어.
35
모르는 사람의 죽음보다도,
곧 다가올 자신의 죽음이 더 두렵고 슬퍼.
모르는 사람이 구조받지 못할 지라도,
지금 당장 최 요원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런 나를 알면,
당신은 경멸하겠지.
요원님.
나는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곧 다가올 자신의 죽음이 더 두렵고 슬퍼.
모르는 사람이 구조받지 못할 지라도,
지금 당장 최 요원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런 나를 알면,
당신은 경멸하겠지.
요원님.
나는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36
솔음의 눈동자가 점차 바닥을 향했어.
까만 눈동자가 죽어가는 것을, 화가 난 최 요원은 눈치채지 못해.
"......."
최 요원이 계속 말을 이었어.
"집에 들어올 때마다 싸울 일만 생기는데. 내가 들어오고 싶겠어? 나중에 다 끝나면 얘기한다잖아. 솔음아, 대체 왜 이러는 거야."
"......."
까만 눈동자가 죽어가는 것을, 화가 난 최 요원은 눈치채지 못해.
"......."
최 요원이 계속 말을 이었어.
"집에 들어올 때마다 싸울 일만 생기는데. 내가 들어오고 싶겠어? 나중에 다 끝나면 얘기한다잖아. 솔음아, 대체 왜 이러는 거야."
"......."
37
"집인데. 편하게 좀 쉬다 가게 해줄 수는 없어?"
집.
당신과 내가 만든.
행복하고 다정했던.
영원할 줄로만 알았던.
집.
"......"
나는 그저, 그 집에서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그만하자,"
당신과 예전처럼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야.
집.
당신과 내가 만든.
행복하고 다정했던.
영원할 줄로만 알았던.
집.
"......"
나는 그저, 그 집에서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그만하자,"
당신과 예전처럼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야.
38
"나중에 다시 얘기해."
그가 그대로 뒤돌아.
타앙.
현관문이 닫혀.
지친 얼굴로, 옷조차 갈아입지 못하고 쫓겨나듯 나간 그의 뒷모습이.
"......."
그 와중에도 가슴이 아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
그가 그대로 뒤돌아.
타앙.
현관문이 닫혀.
지친 얼굴로, 옷조차 갈아입지 못하고 쫓겨나듯 나간 그의 뒷모습이.
"......."
그 와중에도 가슴이 아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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