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corn_Nacho_: 슈미트는 카일과 1년 전부터 친분을 쌓은 인물로, 오스...
@Popcorn_Nacho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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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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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트는 카일과 1년 전부터 친분을 쌓은 인물로, 오스트리아에 제약회사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음. 분란이 있는 곳에는 무기가 팔리면 약도 같이 팔리기 마련이라서 두 회사의 사업은 얼추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지. 그래서 알고 지낸 시간에 비해 곧잘 안부도 묻고, 저택에도 두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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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한 적이 있음. 그러면서 태의랑도 친분을 쌓았고.
-그런데 그 약이라는 게 단순히 부상을 치료하는 약 뿐만이 아니었던 거지.
하루가 멀다하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분쟁지역에서 필요한 건 비단 치료를 위한 약 뿐만이 아니었음.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약. 잠시나마 단 잠을 잘 수 있는 약.
-그런데 그 약이라는 게 단순히 부상을 치료하는 약 뿐만이 아니었던 거지.
하루가 멀다하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분쟁지역에서 필요한 건 비단 치료를 위한 약 뿐만이 아니었음.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약. 잠시나마 단 잠을 잘 수 있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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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이라는 건 국가에 따라서 기준이 다르고, 그 회사에서는 그 점을 이용해서 합법과 불법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넘는 장사를 한 거지. 모르긴 몰라도 그걸로 번 돈이 더 많을걸.
그는 대체로 T&R의 사업 방향과 다르지 않게 장사를 했지만, 돈이 욕심을 부르는 것처럼 다른 쪽에도 슬금슬금
그는 대체로 T&R의 사업 방향과 다르지 않게 장사를 했지만, 돈이 욕심을 부르는 것처럼 다른 쪽에도 슬금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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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뻗치고 있었음. 하지만 불안했겠지. 그래서 장난처럼 태의를 찾아와서 맥주를 선물하고, 그의 사업의 성공가능 여부를 물었지. 그 사업이라는 게 어떤 내용인지 알 리가 없는 태의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렇게 간절히 바라시는데 이루어지지 않을까요?"하고 웃었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기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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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한 결과 대박이 남. 회사 규모가 훌쩍 커졌을 정도로. 남자는 반신반의하는 기분으로 그 뒤로도 태의에게 종종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는 핑계로 그의 기원을 요청했고, 그럴 때마다 그의 사업은 크든 작든 성공함. 그래서 어느새 남자는 태의에게 매우 집착하고 의지하게 되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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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러다가 남자가 생각했던 사업의 방향과 T&R의 사업 방향이 달라졌지. 연이은 성공에 남자는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생긴 상태여서 제 의견대로 밀어붙이고 싶었지. 그런데 문제는 그 일 하나로, 지금까지 이어온 성공이 무색하게 그의 회사가 흔들릴 정도로 큰 손해를 입음. 졸지에 모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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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려먹을 상황에서 남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태의였지. 태의는 이번에도 남자에게 성공을 기원해줬거든. 왜 이번에는 성공하지 못했지? 왜 이번은 달랐지?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하던 슈미트는 '정태의가 리그로우가에 더 쏠려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림. 그래서 이익이 상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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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서 자신이 리그로우를 이기지 못한 거라고. 그럼 답은 하나지. 리그로우로부터 정태의를 뺏으면 돼. 하지만 이미 오래도록 그들과 교류해 온 태의를 하루아침 만에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으니, 그가 궁여지책으로 떠올린 게 바로 약이었지. 약에 중독시키면 의지에 반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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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뜻을 따를 수 밖에 없을테니까. 여기서 남자는 실수를 했음. 태의에게는 그의 뜻에 반하는 일을 누군가 강제했을 때 가만히 있지 않을 연인이 있다는 걸 잊었고, 그가 약물에 대한 내성이 없어 수술조차도 힘들어 하는 체질임을 몰랐지. 남자는 약을 탄 맥주를 태의에게 선물했고, 그 결과 태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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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발작을 일으켰음.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온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발버둥을 치며 괴로워함. 사용된 약의 성분이 강력해서, 하마터면 쇼크로 죽을 수 있었다는 얘기를 의사에게 전해듣고 카일은 심장이 멎는 줄 알았음. 하지만 얄궂게도 약을 견디지 못하는 체질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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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이 가진 중독성은 고스란히 태의를 옭아맴. 정신이 들자마자 약을 찾으며 울고 자해하는 태의를 강제로 침대에 묶으면서 카일은 이걸 일레이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머리를 부여잡았지. 결론적으로는 이 사단이 났지만.
-...그 새끼는?
-어떻게 알았는지 크리스토프가 전화를 했더라고...
-...그 새끼는?
-어떻게 알았는지 크리스토프가 전화를 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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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그건 나중에 치우는 걸로 하고.
일레이가 진정제를 맞고 제 품에서 지쳐 잠든 태의를 내려다 봄.
-의사 말로는 약기운이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 시간이 좀 걸릴거라더라. 몸에 맞춰서 최대한 희석시킨 마약성 진통제도 못쓰는 체질이니 어련하겠냐마는.
카일이 길게 한숨을 쉬어.
일레이가 진정제를 맞고 제 품에서 지쳐 잠든 태의를 내려다 봄.
-의사 말로는 약기운이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 시간이 좀 걸릴거라더라. 몸에 맞춰서 최대한 희석시킨 마약성 진통제도 못쓰는 체질이니 어련하겠냐마는.
카일이 길게 한숨을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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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성이 높은 약물을 사용해서 후유증이 상당할 거라더라고. 당분간 계속 수액 맞고, 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게 지금으로써 최선이래.
-그렇군.
일레이가 무덤덤하게 대답하며, 간호사에 의해 깔끔하게 치료를 받은 태의의 손끝을 만지작거려. 그 잠깐 사이에 상처가 다시
-그렇군.
일레이가 무덤덤하게 대답하며, 간호사에 의해 깔끔하게 치료를 받은 태의의 손끝을 만지작거려. 그 잠깐 사이에 상처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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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졌었는지, 손끝에 감긴 붕대 너머로 얼핏 피가 비쳤지. 하아. 천장을 올려다 본 일레이가 뭔가를 참아내는 것처럼 길게 숨을 뱉어.
-태이의 일이라면 정신을 못차리는 놈이라 괜한 걱정인 줄 알면서도 말하는 건데, 너 혹여나 태이가 괴로워한다고해서 약을 가져다 줄 생각하면 안된다.
-태이의 일이라면 정신을 못차리는 놈이라 괜한 걱정인 줄 알면서도 말하는 건데, 너 혹여나 태이가 괴로워한다고해서 약을 가져다 줄 생각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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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반의하는 카일의 말에 일레이가 작게 웃음. 와, 내 동생이지만 어쩜 이렇게 웃는 게 섬뜩할까.
-아님 됐고.
카일이 하던 일을 마무리해야해서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며,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사라짐. 리타도 없이 둘만 남은 병실에서, 태의를 끌어안은 일레이가 신음하듯 속삭여.
-...정태의.
-아님 됐고.
카일이 하던 일을 마무리해야해서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며,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사라짐. 리타도 없이 둘만 남은 병실에서, 태의를 끌어안은 일레이가 신음하듯 속삭여.
-...정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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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의 기색을 내비치던 카일을 비웃은 것이 무색하게, 일레이는 하루에도 몇번씩 치미는 충동을 억누르기 급급함. 이유야 어쨌든 태의를 강제로 묶어놓은 게 마음에 들 리가 없어서,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그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일레이가 계속 곁에 있겠다는 조건으로 구속부터 풀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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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에서 풀려난 태의는 기다렸다는 듯이 일레이를 붙잡고 조르기 시작함. 태의가 울면서 제게 도와달라고 애원하는데, 그걸 외면해야한다는 사실이 상상 이상으로 생지옥이었음. 세상에 오직 자신밖에 없다는 눈으로 간절하게 매달리잖아. 태의가 바라는 건 그가 지나가듯 한 말까지 기억했다가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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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주는 일레이인데, 괴로워하는 게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그걸 방치해야 한다니. 생각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태의를 이 꼴로 만든 슈미트는 벌써 다진 고기처럼 난자당해서 골백번은 죽었음. 너무 울어서 탈수가 온 태의를 달래서 물을 먹여도, 약물과 위세척으로 인해 상한 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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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반응을 일으켜서 다 토하기 일쑤임. 물도 토하는 판에 음식이라고 들어갈 리가 없지. 기력이 없어서 울다가 기절하듯 잠들기를 반복하는 태의의 곁을 지키며, 일레이는 크리스에게 연락해.
-태의는 무사해?
-...그놈은.
-태의 먼저.
-일단은.
일레이의 대답에 크리스가 작게 안도의 숨을 내쉬어.
-태의는 무사해?
-...그놈은.
-태의 먼저.
-일단은.
일레이의 대답에 크리스가 작게 안도의 숨을 내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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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이가 괜찮다고 했으니, 태의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테니까. 크리스는 차로 이동중인지 주변에 소음이 들려.
-그놈 집으로 갔는데, 어디서 정보가 샜는지 이미 사라지고 없더군.
-...사라졌다고. 태의에게 맥주를 전달한 택배원은 확인해 봤나?
-전혀 아는 게 없더라고 제임스가 그러더군.
-그놈 집으로 갔는데, 어디서 정보가 샜는지 이미 사라지고 없더군.
-...사라졌다고. 태의에게 맥주를 전달한 택배원은 확인해 봤나?
-전혀 아는 게 없더라고 제임스가 그러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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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에스테에서 배를 탔다는 정보를 얻어서 지금 그리로 가는 중이야. ㅡ놈을 잡으면 연락하지.
잠시 머뭇거리던 크리스가 대답하자, 일레이는 한참 만에 부탁하지, 하고는 전화를 끊음. 지금 누구보다도 그 놈을 잡아 족치고 싶을 일레이겠지만, 태의 곁을 비울 수는 없으니까.
-트리에스테에서 배를 탔다는 정보를 얻어서 지금 그리로 가는 중이야. ㅡ놈을 잡으면 연락하지.
잠시 머뭇거리던 크리스가 대답하자, 일레이는 한참 만에 부탁하지, 하고는 전화를 끊음. 지금 누구보다도 그 놈을 잡아 족치고 싶을 일레이겠지만, 태의 곁을 비울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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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잦은 수면으로 깊게 잠들지 못하는 태의가 그새 정신이 들었는지 일레이를 불러. 그래, 하고 대답했더니, 태의가 반쯤 잠에 취한 목소리로 아파, 하고 웅크림.
-아파? 어디가 아파? 의사를 불러줄까?
일레이가 빠르게 태의의 상태를 살피면서 너스콜에 손을 가져다 대는데, 자신이 뭐라고
잦은 수면으로 깊게 잠들지 못하는 태의가 그새 정신이 들었는지 일레이를 불러. 그래, 하고 대답했더니, 태의가 반쯤 잠에 취한 목소리로 아파, 하고 웅크림.
-아파? 어디가 아파? 의사를 불러줄까?
일레이가 빠르게 태의의 상태를 살피면서 너스콜에 손을 가져다 대는데, 자신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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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지 인지하고 있지도 않는 듯 그저 눈만 느리게 깜박임.
-형 찾으러 가야하는데...
-태이?
-일레이... 너... 다쳐서...
-정태이.
-...피가......
꿈속 어딘가를 헤메이는 듯 태의는 다시 잠잠해짐. 다시 조용해진 병실에 규칙적으로 울리는 링거소리른 들으며 일레이가 다시 길게 숨을 뱉음.
-형 찾으러 가야하는데...
-태이?
-일레이... 너... 다쳐서...
-정태이.
-...피가......
꿈속 어딘가를 헤메이는 듯 태의는 다시 잠잠해짐. 다시 조용해진 병실에 규칙적으로 울리는 링거소리른 들으며 일레이가 다시 길게 숨을 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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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무의식은 이와중에도 다른 사람을 걱정하고 있나. 널 이 꼴로 만든 놈에게 욕을 퍼붓고, 너를 중심으로 묘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나를 미워했다면 이것보다는 속이 나았을텐데. 지금 병원에 누운 게 누군데, 누가 누굴 걱정해. 누굴 미치게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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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만이 카일에게 연락을 했다고 했지. 정재의가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고 바짝 애가 달아서. 태의의 상태가 어떤지, 혹시 자신이 도울 일은 없는지 물었다고 했다. 사랑하는 네 형님이 무사하길 바란다면, 너부터 정신을 차리는 게 먼저라는 걸 알잖아. 네 목에 걸려있는 의뢰가 뭐였는지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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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서 진정제지, 저것 역시도 마/약성 약물인 건 다르지 않아. 병원에서 조절을 하긴 했지만, 자꾸 써서 좋을 것 없다고 의사가 얘기했었지. 일레이는 태의가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불로 가슴을 지지는 것 같은 통증을 느껴.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이 사무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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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더 지나니 태의의 애원은 원망으로 바뀌어. 오한으로 덜덜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해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일레이를 원망스럽게 바라봐. 왜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 뭐든 들어주겠다고 했잖아. 거짓말쟁이. 약을 가져다 줘. 아파서 죽을 것 같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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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제를 줄인 탓에 이번에는 수면장애가 온 태의가 날선 신경을 어쩌지 못하고 짜증을 내기 시작함. 일레이는 태의가 쏟아내는 감정에 싫은 표정 하나 없어. 휘두르는 주먹에도 순순히 맞아주다가, 그러다 오히려 태의가 다칠 것 같아서 잡아 눌렀지. 피할 이유가 없어. 그에게 한 대 얻어맞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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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속이 시원할 거라고 생각하던 참이었으니까. 오한에 곱아드는 몸을 단단히 끌어안고, 일레이는 그를 재우려는 듯 가볍게 토닥임. 태의가 발버둥쳤지만 제압이 어렵진 않았지. 뜻대로 되지 않자 다시 서럽게 울기 시작하는 태의를 달래며, 일레이가 눈가에 키스해.
-울지마, 태이. 괜찮아질거야.
-울지마, 태이. 괜찮아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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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잖아. 응? 하고 바싹 끌어안아줌. 화를 내느라 마구 휘두른 손끝이 혹시 다시 상하진 않았나 확인도 함. 사실 신경이 곤두선 걸로 따지자면 일레이도 만만치 않아. 태의가 걱정되서 병실에 들르겠다는 카일과 리타, 그리고 페터의 요청도 전부 거절함. 지금 일레이의 신경은 온통 태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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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려있어서, 아무리 제 가족이라도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태의에게 접근하는 걸 용납할 수가 없음. 모든 게 다 위협으로 느껴져서. 의사나 간호사가 태의를 진찰하고 처치하는 것도 인내를 끌어다 쓰는 마당이니 말 다했지. 듣자하니 태의의 소식을 들은 예의 '카일의 지인들'이 병문안을 원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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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레이가 가족들마저 거슬려하는 판이니, 태의의 상태가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은 아무도 곁에 접근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며 완곡하게 거절함. 경험에서 우러난 아주 현명한 판단임. 태의가 괜찮아지더라도 당분간 저택에 손님 들일 생각은 하지도 못할 테니까. 그들 중에 슈미트와 같은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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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사람이 더 없으리라는 법도 없으니까. 모르긴 몰라도 태의 역시 한동안 자유롭게 다니긴 힘들겠지.
-미안. 미안해, 일레이.
약기운이 좀 빠지고 나자, 태의는 간헐적인 발작을 빼곤 무기력하게 늘어져 버림. 만사에 의욕이 없는 것처럼 침대에 웅크린 채, 이렇게 간헐적으로 일레이에게 사과함.
-미안. 미안해, 일레이.
약기운이 좀 빠지고 나자, 태의는 간헐적인 발작을 빼곤 무기력하게 늘어져 버림. 만사에 의욕이 없는 것처럼 침대에 웅크린 채, 이렇게 간헐적으로 일레이에게 사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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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미친 사람처럼 기분이 널을 뛰어서, 몸이 멋대로 움직여.
자괴감이 밀려드는 듯 태의가 동그랗게 몸을 말아. 정신이 든 후로도 태의는 식사를 제대로 못해. 일의 시작이 음식이라서 그런지, 다시금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서 음식이 목구멍으로 잘 안넘어감.
자괴감이 밀려드는 듯 태의가 동그랗게 몸을 말아. 정신이 든 후로도 태의는 식사를 제대로 못해. 일의 시작이 음식이라서 그런지, 다시금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서 음식이 목구멍으로 잘 안넘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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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링거를 꽂고 있느라 파랗게 멍이 맺힌 팔이나, 그새 가늘어진 몸 따위가 눈에 들어올 때마다 일레이는 속이 뒤집어짐.
-괜찮아, 태이. 그런 건 더는 아무렇지도 않아. 그러니까 이리 와서 뭐라도 좀 먹어봐.
하루가 멀다하고 미친놈처럼 사람을 죽여대던 나같은 놈도 있는데, 고작 그게 뭐라고.
-괜찮아, 태이. 그런 건 더는 아무렇지도 않아. 그러니까 이리 와서 뭐라도 좀 먹어봐.
하루가 멀다하고 미친놈처럼 사람을 죽여대던 나같은 놈도 있는데, 고작 그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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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이라면 조금이나마 먹을 수 있을까 해서 공수해 온 음식을 상 위에 늘어놓고, 일레이가 억지로 태의를 일으켜 앉혀. 한국에서는 몸이 좋지 않을 때 죽이라는 걸 먹는다고 해서, 카일에게 부탁해서 구해왔어. 태의는 오랜만에 보는 한식 앞에서도 좀처럼 식기를 들지 않아. 그러자 그걸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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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던 일레이가 죽을 좀 덜더니 본인이 먼저 씹어 삼켜. 안전하니 걱정할 것 없다는 것처럼. 그리고는 태의에게도 한숟갈 떠서 내밀어.
-조금이라도 먹어봐.
그러자 울컥한 것처럼 눈을 구긴 태의가 입을 열어서 죽을 받아 먹어. 쉽지 않은듯 씹는 동작이 느릿했지만, 결국 삼켜. 오랜만에 태의가
-조금이라도 먹어봐.
그러자 울컥한 것처럼 눈을 구긴 태의가 입을 열어서 죽을 받아 먹어. 쉽지 않은듯 씹는 동작이 느릿했지만, 결국 삼켜. 오랜만에 태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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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먹는 걸 본 일레이가 저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뱉자, 태의가 일레이를 당겨 그대로 입을 맞춤. 그간 키스는 커녕, 태의를 진정시키려는 목적이 아니고서야 손을 대는 것도 조심스러워하던 일레이야. 오랜만에 닿은 입술은 놀라울 정도로 달아서, 일레이는 허겁지겁 태의의 입안으로 파고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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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이... 태이...
시트 채로 당겨오자, 반사적으로 움츠리면서도 순순히 입을 벌려. 도드라진 날개뼈를 더듬고, 덜컥 가늘어진 허리를 끌어안고 그의 온기에 허덕여.
-...먹고 싶어.
-뭐라고?
-네가 만들어준, 북어국이 먹고 싶어...
일레이의 눈에 이채가 돌아. 병원으로 실려온 이후로 태의가 약을
시트 채로 당겨오자, 반사적으로 움츠리면서도 순순히 입을 벌려. 도드라진 날개뼈를 더듬고, 덜컥 가늘어진 허리를 끌어안고 그의 온기에 허덕여.
-...먹고 싶어.
-뭐라고?
-네가 만들어준, 북어국이 먹고 싶어...
일레이의 눈에 이채가 돌아. 병원으로 실려온 이후로 태의가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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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외한 뭔가를 원한 건 처음이라. 그래서 절로 마음이 급해져. 언제 또 기분이 뒤집힐지 모르니 때를 놓쳐서는 안될 것 같아서. 가능한 그의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는 않았지만.
-알았어, 태의. 조금만 기다려.
일레이가 곧장 카일에게 전화를 걸어. 깜짝 놀라서 태의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냐고 되묻는
-알았어, 태의. 조금만 기다려.
일레이가 곧장 카일에게 전화를 걸어. 깜짝 놀라서 태의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냐고 되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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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에게 10분 줄테니까 병원으로 튀어오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지. 제 할말만 하고 끊어버렸지만, 카일이 일을 뒤로 하고 곧장 병원으로 달려올 걸 알아. 카일은 그런 사람이니까. 예상대로 10분 안에 가는 게 말이 되냐는 투덜거림과 함께, 최대한 빨리 가겠다는 문자가 왔음. 카일에게 5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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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일레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이어진 키스에 붉게 부어오른 입술을 손가락으로 쓸어주며, 금방 올테니까 잠시만 기다리고 있으라고 함. 그리고도 불안해서, 복도에 있는 시큐리티 가드를 불러서 잘 좀 봐달라고 당부함. 일레이의 머릿속에는 이미 북어국을 만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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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최단 루트가 짜여있음. 주차장으로 내려온 일레이가 망설임 없이 엑셀을 밟아 도로로 빠져나가. 태의에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는 문자를 카일에게 날린 후 핸드폰을 조수석에 던져놨지. 그래서 바닥을 향해 뒤집힌 액정이 깜박이는 걸 못봤어.
[놈이 태이가 있는 병원쪽으로 갔어. 조심해.]
[놈이 태이가 있는 병원쪽으로 갔어.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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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이가 병실에서 나가자 태의는 스스로의 뺨을 세게 후려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사람처럼 그 한모금에 미쳐서 무슨 추태야 대체. 물론 아직도 기이할 정도의 갈망이 사라진 건 아님. 이따금씩 숨쉬기가 힘들고, 오한이 밀려오며, 온몸이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가려워서 견딜 수가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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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럴 때마다 곁에 일레이가 있었음. 스스로도 뭐라는 건지 모를 헛소리를 들어가며, 그럴 때마다 그저 단단히 끌어안고 그의 이름을 불렀어. 그러지마. 너답지 않게 그런 표정 하지마.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입이 움직여주지 않아서 정신차리면 늘 뭐에 씌인 것처럼 발버둥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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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의가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 쥐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휘둘린 건 처음이라 분노로 손이 덜덜 떨려. 심지어 잘 안다고 생각한 사람이 범인이라니. 총 한자루에 자신을 일레이에게 팔아넘긴 모러의 행동이 애교로 느껴질 정도야. 그야 똑같이 사지로 몰아넣는 행위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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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지만, 결과적으로 일레이는 자신을 살렸고, 슈미트는 자신을 죽일 뻔 했으니까. 숨통이 막혀 끅끅대면서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일레이였음. 아, 젠장. 큰일났네. 그나마 요즘은 악몽을 안 꾸는 것 같던데. 죽고 사는 문제야 하늘에 달렸겠지만, 다시 일레이에게 악몽이 되는 건 사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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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했음. 제 인생에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UNHRDO에 있으면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약에 손을 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어. 그 질척한 늪으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알지. 그러니까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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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으로 끌어내리려 드는 이 무기력함부터 떨쳐내야 했음. 사람은 배가 고프면 우울하고 무기력해진다고 했다. 밥 한숟가락에 달라지는 일레이의 표정이란. 그래서 떠올랐음. 자신이 가장 안심하고 입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이. 평생치 눈물을 다 쏟을 것처럼 진을 빼고 났더니, 그럴 때면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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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달래주던 온기가 떠올라서 평소에는 절로 어리광이 나왔음. 누가 그러더라. 어리광이라는 건 상대가 받아줄 거라는 확신이 있어야 부릴 수 있는 거라고. 아 어쩐지 민망하네. 태의가 손바닥 모양대로 붉게 달아오르는 뺨도 식힐 겸 병실과 이어진 욕실로 걸어가. 바닥을 딛고 일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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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훅 꺼지는 느낌이 들어서 당황함. 그러고보니 한동안 일레이에게 들려다녔지. 미치겠네. 찬물을 틀어 세수를 하니까 기분탓인지 정신이 조금 더 또렷해지는 것 같아. 일레이가 오기 전에 속 좀 다스려서 보란듯이 그릇을 비워줘야지. 그럼 그때는 좀 안심하려나. 거울에 비친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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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할 나위 없이 초췌해보여서 괜히 더 머쓱해. 그놈은 이 꼴을 보고도 키스할 생각이 들었단 말이야? 남은 물기를 대충 훔쳐내는데, 밖에서 작게 인기척이 들려. 일레이가 벌써 돌아왔을 리가 없으니 카일이 도착한 건가? 아니면 간호사 선생님? 태의가 별 의심없이 욕실의 문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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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자 눈에 보이는 건 마스크를 쓴 채 가운을 걸치고 있는 한 남자야. 하지만 그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건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어딘가 달짝지근한 냄새였지.
-잠을 잘 못주무신다고요.
도움이 될겁니다, 하고 남자가 웃어. 마스크 위로 오롯히 드러난 눈동자가 낯이 익어.
-오랜만이군요.
-잠을 잘 못주무신다고요.
도움이 될겁니다, 하고 남자가 웃어. 마스크 위로 오롯히 드러난 눈동자가 낯이 익어.
-오랜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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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누군지 알아보자마자 태의가 제 입과 코를 틀어막아. 그리고는 남자를 매섭게 노려봤지.
-일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마음이 너무 급해서 체질이 그럴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군요. 이건 괜찮을 겁니다. 약하게 정제한데다가, 직접 체내에 주입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것 참 감사하네요.
-일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마음이 너무 급해서 체질이 그럴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군요. 이건 괜찮을 겁니다. 약하게 정제한데다가, 직접 체내에 주입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것 참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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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의가 빈정거리듯 대꾸해. 내가 누구 때문에 죽다 살아났는데, 또 이런 개수작을 부린단 말이야?
-마음이 급한 건 지금이라고 그리 다르진 않은 모양이네요. 잘은 몰라도 카일이 저를 데려다 놓은 병원이면 시큐리티가 상당할텐데.
너 지금 ㅈ됐다는 말을 돌려하자 남자는 허를 찔렸다는 듯 웃어.
-마음이 급한 건 지금이라고 그리 다르진 않은 모양이네요. 잘은 몰라도 카일이 저를 데려다 놓은 병원이면 시큐리티가 상당할텐데.
너 지금 ㅈ됐다는 말을 돌려하자 남자는 허를 찔렸다는 듯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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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도박이긴 했지만,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 모양입니다. 이 병원에 잘 아는 사람이 있거든요. 아시다시피 제가 하는 일이 일인지라.
-아. 그러시군요. 덕분에 죽을 뻔한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사람 살리는 일도 하신다는 걸 제가 깜박했네요.
태의가 날을 세워도 남자는 묘하게 여유로워.
-아. 그러시군요. 덕분에 죽을 뻔한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사람 살리는 일도 하신다는 걸 제가 깜박했네요.
태의가 날을 세워도 남자는 묘하게 여유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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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러우시겠지만 제 상태가 이제는 많이 좋아져서요. 이젠 그쪽 생각을 모르는 것도 아니라, 순순히 생각대로 움직여드릴 마음이 없거든요.
-그렇군요. 좋아보이셔서 다행입니다. 그래야 당신을 데려가는 의미가 있을테니까요.
-우리 지금 대화가 서로 따로 노는 것 같은데, 제 기분탓일까요?
-그렇군요. 좋아보이셔서 다행입니다. 그래야 당신을 데려가는 의미가 있을테니까요.
-우리 지금 대화가 서로 따로 노는 것 같은데, 제 기분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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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요.
남자가 웃으며 제 손목시계를 확인해.
-진짜 대화는 이제부터 하면 됩니다.
순간 남자의 웃는 얼굴이 둘로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져. 핑, 하고 어지럼증이 일어서 휘청이는 몸을 급하게 바로 세우자, 어느새 힘이 풀린 무릎이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처럼 덜덜 떨려. 이런 미친.
남자가 웃으며 제 손목시계를 확인해.
-진짜 대화는 이제부터 하면 됩니다.
순간 남자의 웃는 얼굴이 둘로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져. 핑, 하고 어지럼증이 일어서 휘청이는 몸을 급하게 바로 세우자, 어느새 힘이 풀린 무릎이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처럼 덜덜 떨려. 이런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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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이 아닌 줄은 알았지만, 의지가 대단하군요. 보통 사람이라면 정신을 잃었을 텐데요.
-사람같지도 않은 놈이랑 붙어살다보니, 느는 게 깡이라서.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밀물처럼 멀어지려는 정신을 안간힘을 다 해서 붙잡는 게 고작이야. 태의가 입안을 콱 씹자,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비릿한
-사람같지도 않은 놈이랑 붙어살다보니, 느는 게 깡이라서.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밀물처럼 멀어지려는 정신을 안간힘을 다 해서 붙잡는 게 고작이야. 태의가 입안을 콱 씹자,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비릿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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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물이 혀를 적셔. 그래서 태의는 그제야 제 입안이 탈수가 온 사람처럼 바짝 말라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 목이 타.
-고작 이런 냄새만으로 멀쩡한 사람을 중독시키긴 어렵지만, 아직 약기운이 다 빠지지 않은 사람을 가지고 노는 건 어렵지 않죠.
-하... 이 개새끼가...
태의 눈에 핏발이 서.
-고작 이런 냄새만으로 멀쩡한 사람을 중독시키긴 어렵지만, 아직 약기운이 다 빠지지 않은 사람을 가지고 노는 건 어렵지 않죠.
-하... 이 개새끼가...
태의 눈에 핏발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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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소용없겠지만, 이쯤에서 그만두는 걸, 후으, 추천할게요.
-이유가 있습니까?
-전에도 한번, 귀여워하던 동, 생이 약에 취하게, 만들어서, 후, 데려간다는 둥 어쩐다는 둥 했던, 적이 있거든.
-저런. 그 분은 어떻게 됐습니까?
-어떻게고 뭐고...
태의가 정신차리려는 듯 고개를 세게 저어.
-이유가 있습니까?
-전에도 한번, 귀여워하던 동, 생이 약에 취하게, 만들어서, 후, 데려간다는 둥 어쩐다는 둥 했던, 적이 있거든.
-저런. 그 분은 어떻게 됐습니까?
-어떻게고 뭐고...
태의가 정신차리려는 듯 고개를 세게 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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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링게에서 신루는 자신을 중독자로 망가트려서 끌고가는 방법도 생각해봤다고 했었다. 자신이 망가져버리면 아무도 가지려하지 않을 테니 손쉽게 가질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막상 조우하니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고, 그건 자신과 신루 사이의 그냥 지나가는 말 정도로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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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뒤에, 신루의 그런 생각 쯤은 뻔히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것처럼 일레이가 손을 썼지만. 이제와서 생각하면 신루는 그때도 참 영리하기 그지 없었다. 그도 그럴게.
-내가 얼마나, 하아, 엉망으로 망가지든, 그 놈은 절대 나 안놔.
아마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올 걸. 태의가 입꼬리를 비틀자,
-내가 얼마나, 하아, 엉망으로 망가지든, 그 놈은 절대 나 안놔.
아마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올 걸. 태의가 입꼬리를 비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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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재미있다는 듯 웃어.
-그럼 더더욱 서둘러야겠군요. 그가 돌아오기 전에 말입니다.
남자가 뚜벅뚜벅 구둣발로 가까워지더니, 태의의 정강이를 차. 갑작스러운 공격에 그대로 균형을 잃은 태의가 바닥에 무릎을 대고 쓰러지자, 남자가 그의 머리채를 잡고 억지로 눈을 맞춰.
-그만 갈까요?
-그럼 더더욱 서둘러야겠군요. 그가 돌아오기 전에 말입니다.
남자가 뚜벅뚜벅 구둣발로 가까워지더니, 태의의 정강이를 차. 갑작스러운 공격에 그대로 균형을 잃은 태의가 바닥에 무릎을 대고 쓰러지자, 남자가 그의 머리채를 잡고 억지로 눈을 맞춰.
-그만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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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약기운이 도는지 몸에 힘이 안들어가.
-순순히 끌려갈, 거라고, 생각해?
-어느 정도는 소란이 일어도 모른 척 하겠지만, 가능한 조용히 처리하는 편이 좋겠죠.
철컥. 익숙한 묵직함이 팔뚝은 짓눌러. 하긴, 쫓기는 사람이 무기 하나 없을까. 태의가 덤덤하게 올려보자, 그가 옅게 웃어.
-순순히 끌려갈, 거라고, 생각해?
-어느 정도는 소란이 일어도 모른 척 하겠지만, 가능한 조용히 처리하는 편이 좋겠죠.
철컥. 익숙한 묵직함이 팔뚝은 짓눌러. 하긴, 쫓기는 사람이 무기 하나 없을까. 태의가 덤덤하게 올려보자, 그가 옅게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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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히 따라오면 나쁘게는 안하죠.
-하, 웃기고 있네.
태의가 빠르게 총을 향해 손을 뻗어. 온몸이 축축 늘어지는 와중에 그런 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지, 그가 놀라서 총을 쥔 손을 뒤로 빼. 하지만 전직 군인인 태의의 노련함을 뿌리치지 못해서 결국 잡혀버림. 그가 총을 빼앗기지 않기
-하, 웃기고 있네.
태의가 빠르게 총을 향해 손을 뻗어. 온몸이 축축 늘어지는 와중에 그런 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지, 그가 놀라서 총을 쥔 손을 뒤로 빼. 하지만 전직 군인인 태의의 노련함을 뿌리치지 못해서 결국 잡혀버림. 그가 총을 빼앗기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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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서 총을 쥔 손에 힘을 줘.
-기술로는 이기지 못해도, 약에 취한 사람의 힘에 밀릴 정도는 아닙니다.
-빌어먹게도 그런 것 같네.
태의가 다시 한번 으득 입안을 씹어.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세게 씹으니까 이번에도 잠깐은 몸에 힘이 돌아와. 태의가 손아귀에 힘을 주자 남자 역시 힘을 줘.
-기술로는 이기지 못해도, 약에 취한 사람의 힘에 밀릴 정도는 아닙니다.
-빌어먹게도 그런 것 같네.
태의가 다시 한번 으득 입안을 씹어.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세게 씹으니까 이번에도 잠깐은 몸에 힘이 돌아와. 태의가 손아귀에 힘을 주자 남자 역시 힘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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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힘 빼지 마시죠?
-나도 그러고 싶은데, 하아, 이대로 그냥, 사라졌다가는 시끄러울 놈이, 하나, 있어서.
태의가 가물가물한 눈에 애써 힘을 주더니 방아쇠에 손을 걸어.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몸 안쪽으로 바짝 당겨온 총구는 여전히 태의를 향해 있었음.
-그러니까 그냥 당해줄 수는 없지.
피슝-
-나도 그러고 싶은데, 하아, 이대로 그냥, 사라졌다가는 시끄러울 놈이, 하나, 있어서.
태의가 가물가물한 눈에 애써 힘을 주더니 방아쇠에 손을 걸어.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몸 안쪽으로 바짝 당겨온 총구는 여전히 태의를 향해 있었음.
-그러니까 그냥 당해줄 수는 없지.
피슝-
69
*
벌컥.
병실이라는 장소가 무색하게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려. 돌아보니 특유의 무표정 아래로 옅은 걱정을 깐 크리스가 보이지.
-크리스토프?
-태이는?
네가 왜 여기있냐는 물음을 던지기 전에, 크리스가 먼저 카일의 말을 끊어. 사실 그건 카일에게도 아주 시급한 문제였지. 카일이 답지 않게
벌컥.
병실이라는 장소가 무색하게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려. 돌아보니 특유의 무표정 아래로 옅은 걱정을 깐 크리스가 보이지.
-크리스토프?
-태이는?
네가 왜 여기있냐는 물음을 던지기 전에, 크리스가 먼저 카일의 말을 끊어. 사실 그건 카일에게도 아주 시급한 문제였지. 카일이 답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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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기색으로 미간을 문질러.
-모르겠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없었어.
-대체 애 하나도 제대로 못보고 뭐 하는거야?
크리스가 날카롭게 쏘아붙이고는 빠르게 병실을 훑어. 할 말이 없는 카일은 그저 입을 다뭄. 일레이와 스치듯 교대하며 생긴 공백이 겨우 5분이야. 화장실도 겨우 다녀올 시간이지.
-모르겠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없었어.
-대체 애 하나도 제대로 못보고 뭐 하는거야?
크리스가 날카롭게 쏘아붙이고는 빠르게 병실을 훑어. 할 말이 없는 카일은 그저 입을 다뭄. 일레이와 스치듯 교대하며 생긴 공백이 겨우 5분이야. 화장실도 겨우 다녀올 시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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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잠깐을 노려 태의를 데리고 사라졌다면 작정하고 감시했다고 봐야겠지. 카일이 태의를 데려다 놓은 이 병원은 리그로우가에서 오래도록 이용하고 있는 보안 좋은 곳이야. 그래서 태의가 스스로를 해치려 드는 것만 걱정했지, 이렇게 사라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일레이가 날 죽이려 들겠군.
-일레이가 날 죽이려 들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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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 정도는 빌어주지.
크리스가 병실 바닥에 한쪽 무릎을 대고 몸을 숙여. 바닥에 깔끔하게 깔린 타일이 틀어박힌 총알 탓에 엉망으로 깨져있어. 그리고 그 위로는 제법 커다란 피웅덩이가 고여있었지. 병실에 들어왔을 때부터 코끝에 감돌던 피비린내가 제일 거슬렸어.
-설마 태이가 다쳤나?
크리스가 병실 바닥에 한쪽 무릎을 대고 몸을 숙여. 바닥에 깔끔하게 깔린 타일이 틀어박힌 총알 탓에 엉망으로 깨져있어. 그리고 그 위로는 제법 커다란 피웅덩이가 고여있었지. 병실에 들어왔을 때부터 코끝에 감돌던 피비린내가 제일 거슬렸어.
-설마 태이가 다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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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걸로 봐서는 그렇겠지.
-맙소사. 심지어 총까지 써서 끌고갔단 말이야? 그놈이 알면 진짜 경을 치겠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제대로 좀 봐. 방아쇠를 당긴 건 태이야.
-뭐?
카일이 되묻자, 크리스가 설명하기 귀찮다는 듯 바닥에 박힌 총알을 가리켜.
-총알이 박힌 각도를 보면 알잖아.
-맙소사. 심지어 총까지 써서 끌고갔단 말이야? 그놈이 알면 진짜 경을 치겠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제대로 좀 봐. 방아쇠를 당긴 건 태이야.
-뭐?
카일이 되묻자, 크리스가 설명하기 귀찮다는 듯 바닥에 박힌 총알을 가리켜.
-총알이 박힌 각도를 보면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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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난 너나 일레이와는 달리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이거든? 보통 사람은 총알이 박힌 각도로 발포자를 추론할 수 없어.
-왜 그 간단한 걸 못해?
-... 됐다. 아무튼, 태이가 쐈다고? 총을 뺏으려다가 잘못 쏜 건가?
-아니, 그렇다기엔 총신이 흔들린 흔적이 없어. 아마 일부러 노리고 쐈겠지.
-왜 그 간단한 걸 못해?
-... 됐다. 아무튼, 태이가 쐈다고? 총을 뺏으려다가 잘못 쏜 건가?
-아니, 그렇다기엔 총신이 흔들린 흔적이 없어. 아마 일부러 노리고 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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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점점 더 영문을 모르겠는걸.
-애초에 그 미친놈은 태이가 자신에게 복을 불러다 준다고 생각해서 납치했다며. 그런 놈이 보통 그 대상에게 총질을 하지는 않지. 억지로 기절시켜서 끌고가면 모를까.
쯧, 하고 크리스가 짧게 혀를 차. 카일과는 다르게 정태의는 체계적으로 군사훈련을 받았음.
-애초에 그 미친놈은 태이가 자신에게 복을 불러다 준다고 생각해서 납치했다며. 그런 놈이 보통 그 대상에게 총질을 하지는 않지. 억지로 기절시켜서 끌고가면 모를까.
쯧, 하고 크리스가 짧게 혀를 차. 카일과는 다르게 정태의는 체계적으로 군사훈련을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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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로 잡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떠한 인질이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지 잘 알겠지. 자신을 뒤쫓을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도.
-태이는 시간을 번거야.
-시간을 벌어?
-인질을 죽여서 없앨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거동이 불편한 인질만큼 걸리적거리는 건 없으니까.
-태이는 시간을 번거야.
-시간을 벌어?
-인질을 죽여서 없앨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거동이 불편한 인질만큼 걸리적거리는 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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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총에 맞은 부위가 안좋더라도 장소는 병원임. 죽어서는 안되는 인질이라면, 그런 상황에서는 소생을 우선시 하겠지. 상처를 입어도 병원에서 피를 흘리는 환자란 어딜 가든 의료진들이 눈으로 쫓게 되기 마련이고. 평소 성격을 생각하면 쉽게 떠올리지 못할 이성적인 판단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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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은 눈이 돌아가겠지만.
-그거야...
카일이 말을 잇지 못하고 부르르 몸을 떨어. 태의든 납치범이든 좋은 결말은 보기 그른 것 같아. 물론 나도.
-뭐해?
-어?
-태이 따라가야지.
크리스가 구석에 달린 cctv를 가리켜. 당당히 제 얼굴을 남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을 테지만, 이 커다란 병원의
-그거야...
카일이 말을 잇지 못하고 부르르 몸을 떨어. 태의든 납치범이든 좋은 결말은 보기 그른 것 같아. 물론 나도.
-뭐해?
-어?
-태이 따라가야지.
크리스가 구석에 달린 cctv를 가리켜. 당당히 제 얼굴을 남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을 테지만, 이 커다란 병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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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cctv를 다 조작할 수 있을 리가 없음. 출입하는 차량마다 달려있는 블랙박스도 있고. 어딘가에 분명 흔적이 남아있을 거임. 태의가 남기지 않았을 리가 없으니.
-없어도 찾아.
-안그래도 그러는 중이었어.
카일이 때마침 울리는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크리스에게 내밀어. 차량번호가 적혀있었음.
-없어도 찾아.
-안그래도 그러는 중이었어.
카일이 때마침 울리는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크리스에게 내밀어. 차량번호가 적혀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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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는 시드니로 출장간 것 아니었나?
-유능한 인재는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법이지.
독일과 호주의 시차는 10시간. 시드니는 현재 깜깜한 새벽이었다.
-조만간 또 사직서를 받겠군.
-가족의 위기니까 봐줄거라 믿네.
-제임스는 매 순간이 가정의 위기라던데.
덤덤하게 말을 받아친 크리스가
-유능한 인재는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법이지.
독일과 호주의 시차는 10시간. 시드니는 현재 깜깜한 새벽이었다.
-조만간 또 사직서를 받겠군.
-가족의 위기니까 봐줄거라 믿네.
-제임스는 매 순간이 가정의 위기라던데.
덤덤하게 말을 받아친 크리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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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제 핸드폰을 꺼내서 조금 망설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크리스토프?
-...바빠?
크리스가 머뭇대며 입을 열자, 수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흘러. 리하르트? 하고 크리스가 되묻자, 짧게 숨소리가 들려.
-...아니, 괜찮아. 오늘은 그렇게까지 바쁘지 않아.
-...크리스토프?
-...바빠?
크리스가 머뭇대며 입을 열자, 수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흘러. 리하르트? 하고 크리스가 되묻자, 짧게 숨소리가 들려.
-...아니, 괜찮아. 오늘은 그렇게까지 바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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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르트가 입을 떼자마자 수화기 저편에서 무슨 헛소리냐며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자리를 이동하는지 곧 멀어져.
-네가 먼저 전화를 걸다니,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알아보고 싶은 게 있어.
-네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크리스는 자신이 그를 이용하려 드는 걸 리하르트가 언짢아 할까봐
-네가 먼저 전화를 걸다니,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알아보고 싶은 게 있어.
-네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크리스는 자신이 그를 이용하려 드는 걸 리하르트가 언짢아 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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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를 보는데, 리하르트는 조금씩이나마 제게 의지하는 법을 배운 크리스가 그저 사랑스러워서 낮게 웃어.
-찾아야 하는 차가 하나 있어.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과 시간은?
-xx병원. 30분 이내.
-그 정도라면 금방 찾을 수 있어.
잠시만, 하고 크리스에게 양해를 구한 리하르트가 뭔가를 짧게 건드려.
-찾아야 하는 차가 하나 있어.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과 시간은?
-xx병원. 30분 이내.
-그 정도라면 금방 찾을 수 있어.
잠시만, 하고 크리스에게 양해를 구한 리하르트가 뭔가를 짧게 건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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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을 찾으려면 한가지 더 필요한 정보가 있어.
-뭔데?
-너와 이 차량의 연관점.
아, 하고 크리스가 짧게 입술을 물어. 그간의 경험으로 자신이 태의와 연관되는 걸 그가 싫어한다는 걸 알아. 어떻게 하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순순히 상황을 설명해. 그가 싫어하더라도 그에게 거짓말을 하고
-뭔데?
-너와 이 차량의 연관점.
아, 하고 크리스가 짧게 입술을 물어. 그간의 경험으로 자신이 태의와 연관되는 걸 그가 싫어한다는 걸 알아. 어떻게 하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순순히 상황을 설명해. 그가 싫어하더라도 그에게 거짓말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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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지는 않아서. 그러자 한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듯 잠시 말이 없던 리하르트가, 곧 픽 하고 웃어.
-착하다.
마치 어린아이를 어르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야. 곁에 있었다면 머리라도 쓰다듬어 줬겠지.
-네가 쓸데없는 사건이 더 엮이는 건 이쪽으로서도 바라는 바가 아니라서 말이야.
-착하다.
마치 어린아이를 어르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야. 곁에 있었다면 머리라도 쓰다듬어 줬겠지.
-네가 쓸데없는 사건이 더 엮이는 건 이쪽으로서도 바라는 바가 아니라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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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크리스의 핸드폰이 메세지를 수신했다고 짧게 진동해.
-릭에게 넘겨. 그럼 나머지는 알아서 하겠지.
-...알았어.
-대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두고.
-대가?
크리스가 의아하다는 듯이 묻자, 리하르트가 속삭이듯 나직하게 목소리를 낮춰.
-나를 직접 움직이게 한 값을 치러야지, 크리스.
-릭에게 넘겨. 그럼 나머지는 알아서 하겠지.
-...알았어.
-대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두고.
-대가?
크리스가 의아하다는 듯이 묻자, 리하르트가 속삭이듯 나직하게 목소리를 낮춰.
-나를 직접 움직이게 한 값을 치러야지, 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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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다 들어줄 것처럼 말해놓고 대가 운운하는 게 당황스러워서 크리스가 얼어붙자, 리하르트가 즐겁다는 듯 웃어. 그리고는 짧게 키스해.
-오늘 저녁에 베를린으로 데리러 가지. 네가 좋아할만한 식당을 찾았거든.
-...알겠어.
리하르트의 전화가 끊기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카일의 전화가 울려.
-오늘 저녁에 베를린으로 데리러 가지. 네가 좋아할만한 식당을 찾았거든.
-...알겠어.
리하르트의 전화가 끊기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카일의 전화가 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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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위로 떠오른 이름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한번은 거쳐야 할 역경이었지. 내가 이 놈 때문에 제 명에 못살지 진짜. 카일이 투덜대자, 크리스가 손에 들고있던 제 핸드폰을 무심하게 휙 던져. 그 곳에는 그들이 찾던 차량의 현재 위치가 다양한 각도의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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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런 건 어떻게 하는 거야?
-몰라. 그보다 얼른 받는 게 좋을걸.
크리스가 무표정한 얼굴로 옅게 붉어진 뺨을 문질러. 어리숙하고 귀엽기만 하던 크리스티나도 어느새 저렇거 커서 제 몫은 하는데, 어른이 되서 회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길게 숨을 내 쉰 카일이 제 몫의 재앙을 당당히
-몰라. 그보다 얼른 받는 게 좋을걸.
크리스가 무표정한 얼굴로 옅게 붉어진 뺨을 문질러. 어리숙하고 귀엽기만 하던 크리스티나도 어느새 저렇거 커서 제 몫은 하는데, 어른이 되서 회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길게 숨을 내 쉰 카일이 제 몫의 재앙을 당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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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하기 위해 통화버튼을 눌러.
-여보세요? 일레이?
물론 어른이라고 무섭지 않다는 건 아님.
-여보세요? 일레이?
물론 어른이라고 무섭지 않다는 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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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기념으로 임보함에 들어있던 뒷이야기 조금 손봐서 붙임. 근데 틔터 썰풀기 너무 거지같네. 태의야, 구해주는데 너무 오래걸려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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