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신재현이랑 인어왕자 박문대로 청려문대 보고 싶다 배가 난파되어 바닷속에 빠지게 된 신재현은... 무심하게 지나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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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views Jul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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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신재현이랑 인어왕자 박문대로 청려문대 보고 싶다

배가 난파되어 바닷속에 빠지게 된 신재현은... 무심하게 지나가던 한 인어의 지느러미를 다짜고짜 움켜쥐어버리는데....

🐶????
🐶이거 안 놓냐?
🔨(뻐끔뻐끔

해석: 나 좀 살려줄래요?
2
초면에 냅다 꼬리부터 잡힌 박문대는 불쾌해 죽겠음 이게 무슨 경우없는 짓임?

어이없어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난파당한 사람의 표정이 아님
숨 참고 멀뚱히 동동 떠있는데 무슨 수영이라도 하고 있는 줄 알겠어
3
손아귀 힘이 어찌나 센지 결국 박문대는 육지까지 데려다주기로 했음
짜증나서 목덜미 잡고 거칠게 수영하겠지ㅋㅋㅋㅋㅋㅋ

🐶X발 별....

욕을 중얼거리는 박문대를 신재현은 입을 꾹 닫고 지켜보기만 해
바다에 인어가 산다더니, 그게 헛소문은 아니었나봐.
4
하다하다 인어한테 자기 목숨을 요구하는 인간을 다 본다고 박문대 투덜거림
행색을 보아 황족 같은데, 귀찮으니까 제발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렇게 육지로 올라온 박문대는 신재현을 모래바닥에 던지려고 했으나... 녀석은 던져지긴 커녕 바닥에 우뚝 섬
약간 짜증남ㅋㅋㅋㅋㅋ
5
물을 조금 먹은 신재현이 가볍게 기침을 하고 있으니, 뚱한 얼굴의 인어가 입을 열었음

🐶네가 양심이 있으면 허튼 소리를 하고 다니지는 않겠지.

살려줬으니 인어에 대해 떠들고 다니지 말라는 뜻이었음
그리고 푹 젖은 머리칼을 쓸어넘기는 잘생긴 인어의 얼굴을 보다 신재현이 꺼낸 말은.
6
🔨이름을 물어도 될까요?
🐶....

첨벙.
물을 촤악 튀기고는 인어는 바다 깊은 곳으로 떠나갔음
7
그 뒤 박문대는 거의 매일 신재현을 볼 수 있었음
누가 봐도 자신을 기다리는 모양새지만 어림도 없지 미쳤다고 나가?
인간들은 욕심이 많았고, 황족은 더 심했음
인어를 잡아먹으면 불로불사의 몸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개소리를 할지 누가 알아
8
고급스러운 옷을 걸친 남자가 모래사장에 보일 때마다 박문대는 그냥 외면해버리겠지

그리고 신재현은 이따금 자신을 보고 가는 인어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음.

🔨....

음, 어떡할까.
고민하던 황태자는 말을 걸어보기로 함

🔨할말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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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들은 박문대는, 이놈이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음 혹시 모르니까.

신재현의 흑색 속눈썹이 살짝 내리깔려.

🔨...독이라도 풀면 나오려나.

미친놈인가?
10
이제보니 눈동자도 묘하게 맛간 것 같았음
ㅅㅂ황족 중에는 제정신 박힌 놈이 없다더니, 이대로라면 독에 당한 바다 생물들이 모조리 죽어버릴 거야

결국 박문대는 빼꼼 모습을 드러냈음
안전거리는 확보된 상태겠지.

🐶뭐하자는 거야.

바다 멀리서 들려오는 물음에 신재현은 그제야 웃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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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뭐예요?
🐶...그게 궁금해서 이러고 있던 거냐.
🔨생명의 은인이니까 궁금한 건 당연하죠.

딱히 구하고 싶지는 않았다만.
떨떠름했지만 무시하면 또 계속 올 것 같아 그냥 말해주기로 했음

🐶박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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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신재현은 만족한 듯이 부드럽게 입꼬리를 올리겠지

🔨좋아요, 문대 씨.

그리고 제안을 하나 했음.

🔨나와 함께 황궁으로 갈래요?
🐶뭐?
🔨잘해줄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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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인어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는, 그런 허무맹랑한 이유는 아니었음. 얼빠진 문대에게 놈이 설명한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었어

🐶그러니까 네놈이 황태자고,
🔨네.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인어가 필요하다고.
🔨반년만 내 곁에 있어요. 후에 풀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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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왜?

박문대에게는 딱히 필요한 대가가 없었음. 굳이 황궁까지 가서 얻어낼 수 있는 게 없단 말이야. 게다가 뭘 믿고 저 미친놈을 따라가겠냐고 바다에 독 풀어놓겠다는 인간인데ㅋㅋㅋㅋ

애초에 권력을 위해 인어를 가둔다는 것도 개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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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뒤로 빠지는 박문대의 표정을 신재현은 재빠르게 읽었음
바다에 사는 박문대에게는 육지의 돈도 권력도 필요가 없지. 뭐, 예상했음.

🔨또 가버리게요?
🐶그러려고
🔨될까? 주변에 사람을 좀 풀어뒀는데.
🐶지느러미도 없는 새끼들이, 바다에서 인어에게 개겨?

비웃음을 끝으로 인어는 사라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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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리듯이 꼬리로 물 표면을 첨벙 내리치고는 빠른 속도로 가버렸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신재현은 그저 같은 자리에서 가만히 서있을 수 밖에 없었음.

사람을 풀어뒀다는 말은 거짓말이었지만, 만약 사실이었어도 소용이 없었을 것 같기는 해

🔨....

괜히 잡고 싶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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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박문대는 황태자를 만났었던 해안가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음. 그래서 신재현이 포기하고 발길을 끊었는지, 계속 찾아왔는지도 몰라.

이대로 각자의 영역에서 살아가다 보면 평생 볼 일이 없지 않겠음?

🐶....
🔨....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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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을까.

사건의 발단은 어부가 친 그물에 뒤엉켜버린 어린 인어였음
퍼덕거리는 아이를 발견하고 풀어주기 위해 다가간 박문대가 도리어 잡혀버린 거야... 다행히 아이는 구했지만 덕분에 어부들에게 붙잡혀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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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실제로 존재하다니!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이고, 호기심의 손길이 박문대의 머리카락에 닿았을 때.

기분이 상당히 X 같아진 박문대는 이 새끼들을 다 패버리기로 결심했음

👤으아아악!!!!
👤아악!!!!

모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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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을 잡고 수조 안에 처박아버리는 인어... 냅다 주먹을 갈겨버리는 인어... 팔꿈치로 명치를 찍어버리는 인어... 잘생긴 외양을 보고 다가왔던 사람들은 기겁을 하며 도망가기 시작함ㅋㅋㅋㅋㅋㅋ
물론 수조 안에 있는 박문대는 움직임에 제약이 생겨 쫓아가지는 못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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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갈 거면 바다에 던져두고 가든가 X새끼들이. 그래도 아직 바다에서 멀리 떨어지지는 않았으니 꾸역꾸역 기어가면... 어떻게든.

🔨....
🐶....
🔨...?
🔨잡아.

이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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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몸인데다 박문대가 언제 등장할지 모르니 해안가 근처에 사람을 심어뒀던 신재현... 덕분에 일이 터지자마자 올 수 있었음
도착하고 나서 제일 처음 본 게 기절한 어부들과 개빡친 박문대일 줄은 몰랐지만ㅋㅋㅋㅋㅋㅋㅋ

🐶하 X발....

신재현의 수족들에게 잡힌 인어는 어지간히 화난 모양이야
23
**
그렇게 지금.
박문대는 황궁 안 수조에 갇혀버림

🔨갑작스러워서 준비가 다 안됐어요. 당분간은 좁아도 참아요.
🐶....
🔨반년 후에 보내준다니까. 오늘도 나 아니었으면 큰일 당했을 텐데.

이게 더 큰일이다 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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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는 결코 좁은 편이 아니었으나, 평생을 바다에서 살았던 박문대에게는 개집이나 다름없었음. 꼬리가 짜증을 담아 유리벽을 통통 쳐

🐶차라리 황궁 연못에다 던져놓지 그러냐.
🔨사람들이 보잖아요.
🐶어차피 알릴 거잖아.
🔨그래도 기분 나쁘지.

내가 기분 나쁘지 네가 기분 나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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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내는 데에 부족함은 없도록 할게요. 준비가 끝나면 더 넓은 곳으로 거처를 옮길 거고, 대가도 지불할 생각이에요. 강제로 납치하는 건 취향이 아니라서.
🐶이게 강제가 아니면 뭔데. 그리고 너한테 받을 대가가 뭐가 있다고.
🔨그래도 황태자인데 하나쯤 없을까요. 잘 고민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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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앞 의자에 앉은 신재현의 눈동자가 물결에 반사되어 일렁거려. 한쪽 벽면을 다 차지한 수조 속을 한바퀴 돌며 살펴보던 박문대는 황태자와 눈을 맞췄음

🐶인어가 권력에 도움이 되냐. 불로불사 그거 다 헛소리인 거 알지.
🔨관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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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어떤 존재인가.
아무도 본 사람이 없어 전설 속으로만 남아버린 신비로운 존재가 아닌가? 인어를 먹으면 불로불사의 몸을 갖게 된다느니, 인어의 눈물은 보석이 된다느니 헛소리가 나올 만큼 드러난 게 없는데.

신재현은 본인이 인어에게 선택받았다는 소문을 퍼뜨릴 생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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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주인을 알리기 위해 심해 깊은 곳에서 인어가 찾아왔다... 대충 이딴 유치한 시나리오. 그런 유치함을 사람들은 좋아하니까.

🔨당신에게 해를 가할 일도 없을 거예요. 귀하게 있다 가야지.
🐶그걸 믿으라고?
🔨믿어야죠. 인어는 뭘 먹어요?
🐶인간.

물론 겁 좀 먹으라는 의도의 구라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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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놈은 태연하기만 해

🔨살아있는 걸로? 하루 세 끼 거기다 던져두면 되나.
🐶무슨 미친 소리야?
🔨네?

네?는 뭘 네?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박문대는 자기 입으로 구라였다고 밝혀야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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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를 보살피기 위한 정보들을 다 빼낸 신재현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이만 가버렸음. 보안을 위해 집무실과 이어진 공간에 수조를 설치해뒀던 거라 문 바로 너머에 황태자가 존재해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박문대는 주변 조사를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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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재현은... 곧 쿠당탕 울리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뭐해요?
🐶....

미끄러져 수조 밖으로 떨어져버린 박문대는 허리를 잡고 신음을 삼켰음....
32
수조 안에서 주변을 파악해봐야 얼마나 하겠냐고... 자신의 멍청함을 탓하던 박문대는 그대로 들어올려지겠지

🐶?

들어올려진다고?

🔨전담 의원도 준비해야겠네요. 인간이 아니니 소용이 있나 싶기는 한데.
🐶소름끼치니까 떨어져라
🔨그럼 기어서 들어가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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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으로 박문대를 받쳐 안아 계단을 밟는 신재현은 조금 즐거운 기색이었음

🔨궁금한 게 있으면 그냥 나한테 물어봐요.

허리를 숙여 수조 안에 박문대를 풀어주는 동작이 우아하기 그지없어. 그리고 기회를 놓칠 박문대가 아니었음.

🔨!

풍덩-!
멱살을 잡힌 신재현이 순식간에 물에 빠져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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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현은 감았던 눈을 떴음.

부글거리는 공기 방울, 살랑거리는 인어의 머리카락.
가까이에 위치한 박문대의 입술이 살짝 열리고.

🐶이대로 뒤지기 싫으면 나를 내보내.

협박이 들려왔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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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을 잡았던 손을 올려 목을 틀어쥔 박문대는 신재현을 벽에 밀어붙였음.
인어의 눈에는 조금의 자비도 남아있지 않았어

🐶황제되고 싶다며, 살아야지.

인어가 아닌 신재현은 물속에서 말을 할 수 없었음. 대신 눈꼬리를 휘며 첫만남 때처럼 입을 달싹이기 시작함

🐶?
🔨(뻐끔뻐끔

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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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의 눈이 신재현의 입술을 주목해. 그러니까... 여기는, 황궁이라고.

콰앙-!
그 의미를 생각하기도 전에 신재현이 주먹을 들어올려 수조벽을 내리쳤음. 물속임에도 그 소리가 공간을 뒤흔들어.

문밖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온 건 순식간이었음

👤전하!
👤황태자 전하!
🐶.......

당했다 X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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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인질극이라도 해볼까 싶었으나... 행동반경이 수조 속인 이상 이 녀석을 데리고 무사히 바다까지 옮겨지는 건 무리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

결국 박문대는 황태자를 놓아줘야 했음

그리고 이 일로 박문대에 대한 경계를 높인 신재현이 감시원을 늘려버림

🔨안타깝네요.
🐶네가 할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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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일쯤 지났을까.
집무실 가장 가까이 있는 말동무라 그런지, 말이 잘 통해서인지는 몰라도 황태자는 일하는 중간중간 박문대를 찾아와 말을 걸었음. 아예 수조 앞에서 업무를 볼 때도 있었어

황궁에는 인어에 대한 소문과 황태자가 수조가 있는 방에서 나오지를 않는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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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5일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소문은 뜨거워지기만 하고 인어를 실제로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고용인들이 늘어갈 때.

🔨슬슬 보일 때가 됐나.

신재현은 인어를 공개할 날짜가 다가왔음을 인지했음.

🔨....

문제는, 그러기가 싫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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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를 수조 안에 가둬놓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눈알을 굴린다는 게. 그게 너무 역겨웠음.

🔨...왜지.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건지 의아해 중얼거리니 박문대가 이쪽을 바라봐

🐶일은 좀 네 방에서 해라.

황태자가 귀찮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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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귀찮았음. 박문대는 황태자가 너무 귀찮았음.
감시를 하려는 속셈인지 자기 집무실 두고 자꾸 앞에서 얼쩡거리는 게 얼마나 짜증나는지 모르겠음

덕분에 심심하지는 않아도 허튼 짓을 못하게 됐잖아.

🐶야, 근데 언제 알리게.
🔨뭐를?
🐶내 존재.
🔨...머리가 참 좋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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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갇혀있기만 했으면서 파악은 또 어찌나 잘하는지.

🐶황궁 밖도 조심해야 할 거다. 그날 나를 보고 도망간 사람들이 많아.
🔨다 처리했어요.

...무슨 뜻인지는 묻지 않기로 했음

🔨갈게요.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신재현은 미간을 구기며 일어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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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못 오니 기다리지 말고.

내가 네놈을 왜 기다려.
코웃음을 치며 대충 손을 휘젓는 박문대를 한 번 돌아보고는 신재현은 방을 나갔음.

🐶....

그리고 박문대는 눈을 빛냄
내일 하루는 쟤가 없다고? 이거... 탈출각인가?

이때를 위해 칼도 숨겨둔 살벌한 인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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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멱살을 잡고 수조 속으로 빠졌던 날, 차라리 그때 이 단검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인질극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거기까지 생각하던 박문대는 고개를 저었음
차라리 황태자가 없는 지금이 나아. 걔는 너무 위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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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시간마다 음식을 가지고 오는 사용인을 노리기로 했음. 일개 사용인은 수조 속 인어를 황궁에서 바다까지 옮기지 못할 테니 그 사람을 인질로 잡은 후 다른 사람을 노리면....

-덜컹.

왔나.
단검을 감춘 박문대가 유리 밖을 응시했음. 그리고.

🐶...?

쟤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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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을 쓴 모양새가 딱... 암살자인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을 입은 자가 박문대를 보고 멈칫 굳었다가, 이내 빠르게 다가왔음

👤...진짜 인어세요?

그럼 인간이 이렇게 화려한 수조 속에 잠겨있겠냐고
암만 황태자가 미친놈이라지만 물고문의 취향은 없어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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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 진짜였다니.

암살자는 자신이 모시는 황자의 명을 떠올렸음
인어가 아니라면 죽이고, 인어가 맞다면 숨만 붙인 채 데리고 오라고.
세상에 인어가 어디 있냐며 코웃음을 치며 여기까지 온 암살자는 눈앞의 존재에 눈을 비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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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빵한 모습에 박문대는 머리를 굴렸음
X발 하필 와도 오늘 오냐.

...이거 기회일 수도 있겠는데.

🐶야.
👤네?
🐶죽이려고?
👤아뇨....

전설 속 존재를 마주하고 기가 죽은 암살자는 쭈글거리며 답했음
49
근성없는 새끼인 거 다 보이는데. 잘 구슬리면 쉽겠음.

박문대는 천천히 설득하겠지
지금 나를 바다로 보내주면 용궁으로 데려다주겠다(개구라), 곧 황태자가 온다(개구라), 바다에 보석들이 있다(개구라), 인어 먹으면 불로불사라는 소리는 다 헛소리다(이건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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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멍하니 듣고 있던 암살자의 뒤에서, 문이 열리더니.

👤뭐해.
👤아.

그의 동료가 들어왔음.

🐶....

동료 있었냐고.
조졌네.

박문대는 단검을 들었음
51
***

저벅, 저벅. 다급함이 담긴 발걸음소리가 황궁을 울려

별궁에 있다가 급한 소식을 전해들은 신재현이 빠른 속도로 자신의 집무실을 향해 걸어갔음

항상 작은 미소를 달고 있는 황태자의 무표정은 간만에 보는지라 사용인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겠지
52
부글거리는 속을 억누르며 신재현이 집무실 안쪽의 문을 여는 순간.

🐶왔냐.

붉은 수조 안에서 오만상을 찡그린 박문대가 그를 반겨주었음

🐶왔으면 물 좀 갈아라.

이 피비린내 나는 물속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었어
53
신재현의 눈동자가 쓰러진 암살자 둘을 옮기고 있는 고용인들을 향하다,

🐶기절만 시켰다.

피가 섞여 붉은 빛을 띠는 물속의 인어에게 향했음.
그리고 곧 박문대의 몸 곳곳에서 퍼지는 새빨간 액체가 보여

🔨...다쳤어요?
54
그럼 안 다쳤겠냐. 행동반경이 정해진 장소에서 어떻게 다수와 멀쩡히 싸울 수가 있겠어

빨갛게 오염되어 숨쉬기 불편한 물속에서 결국 얼굴을 내민 박문대는 신재현과 눈이 마주쳤음

🐶왜 그딴 얼굴이야
🔨....
🐶예상 못 한 상황도 아니잖아.

신재현의 심장에서 쿵, 소리가 났음.
55
당연히 예상했었지.
그랬는데.

🔨.......

그냥... 기분이 이상해.
소문을 낸 이상 눈앞의 인어가 위험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처음부터 다 알고 벌인 짓이었음. 바보가 아닌 이상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니 박문대가 모를 리도 없는데.
56
그런데 기분이 왜 이러지?

🔨언제부터 예상했어요?
🐶뭐를.
🔨이 상황.

박문대는 황당하겠지
이 새끼 나를 무슨 빡대가리로 보고 있는 건가?
57
애초에 바다에서 사는 인어를 육지로 납치해왔을 때부터 박문대의 목숨은 언제 꺼질지 모르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음. 사방에 위험요소가 산재해있었으니까.

🐶왜 갑자기 충격먹은 얼굴이야.

진심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

🐶처음부터 내 목숨은 고려하지도 않았으면서.
58
신재현은 부정하고 싶었음.
정말 목숨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집무실 바로 옆에 수조를 설치하지도 않았겠지. 진작에 황족과 귀족들을 불러모아 그 앞에 세워뒀겠지. 반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약속하지 않았겠지.

그러나 입이 열리지가 않아.
무언가가 울컥 차오르는 기분이었음
59
그러면 저 인어는 처음부터 자신에게 아무런 기대도 없었다는 거잖아. 아니, 강제로 데려온 이상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는 건 바라지도 않았으나.

🔨...쉬어요.

결국 치료사와 호위들을 붙여두고 급하게 돌아설 수 밖에 없었음. 들어올 때와 같이 빠른 속도로 나가버리는 모습에 박문대만 기가 차겠지
60
박문대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제 몸을 살피는 치료사를 힐긋 바라보며 생각했음

탈출은 못했지만... 단검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들키지 않았다. 괜히 추궁당하고 경비가 삼엄해지면 어쩌나 했는데. 존나 다행이었음

비록 그 단검은 암살자들에게 꽂혀버려 회수도 못하게 되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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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가 끝난 뒤 박문대의 거처는 바뀌었음.
황태자궁의 지하, 보다 더 넓은 물속으로.

대체 여기에 들인 돈이 얼마일지 감도 잡히지 않아 반년만 살다 갈 건데 굳이 이럴 필요가 있나. 설마 다 구라였고 죽을 때까지 가둬두려는 건가. 오싹하다 X발....
62
박문대의 상처가 거의 다 아물 때까지 신재현은 나타나지 않았음. 대신 인어를 지키는 호위들이 여기저기에 깔려있겠지. 진짜 불편하기 그지없어

🐶....

아니, 이 새끼 언제 오냐.

🐶저기.

박문대는 바로 옆의 호위에게 말을 걸어보았음. 역시나 개무시를 당해버림
63
하지만 꿋꿋하게 의견을 피력해보기로 했음

🐶그 새... 아니.

그러고 보니 아직까지 황태자 이름을 모르네;

🐶황태자한테 당장 튀어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전해주세요.
👤....

호위의 눈동자가 애처롭게 흔들렸음
64
말을 섞지는 말되, 인어가 바라는 건 웬만하면 다 들어주라는 황태자 전하의 명이 있었기는 한데.
이것도... 들어줘야 하나.

그러나 곧 이어지는 낮은 목소리에 호위는 아랫사람을 부를 수 밖에 없었음

🐶안 가?

냉랭한 인어를 무시하기에는 너무 쫄렸기 때문임
65
그리고 신재현은 조금 더 순화된,

👤인어께서 전하를 뵙고자 하십니다.

따위의 말을 듣게 되겠지ㅋㅋㅋㅋㅋㅋㅋ

🔨나를?

감히 황태자를 오라가라한다고 하기에는 인어는 걸을 수가 없는 존재였음

그쪽에서 먼저 찾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신재현은 들고 있던 깃펜을 까닥이다, 일어서겠지
66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복잡한 기분이 들어. 시간이 지날수록, 박문대를 마주할수록 '굳이 이 과정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었음. 권력을 세우는 것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했으니까.
그러나 인어를 이용하는 게 빠른 방법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67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음. 그런데 그 이유를 모르겠어. 왜 자꾸 불필요하고 비이성적인 충동이 드는 건지.

쓸모없게.

차갑게 가라앉은 눈동자가 천천히 열리는 문틈 사이를 응시했음
68
대체 어쩐 일로 불렀을까. 그러고 보니 혼자 여기있으면 적잖이 무료하겠어. 책이라도 가져다 놓으라고 하면... 가만, 제국어는 읽을 수 있나?

🔨문대 씨.

신재현은 넓은 공간을 훑어보며 인어를 찾았음

🔨문대 씨?

어디에 있,

- 촤아악!
69
👤헉....

호위가 짧게 숨을 들이마셔.
뚝, 뚝. 물에 젖은 새카만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떨어졌음

황태자에게 물세례를 선물한 인어가 그의 발치 앞에 고개를 내밀어

🐶시원하냐.
🔨....
🐶정신 차리라고.

정말, 정신이 바짝 드는 신재현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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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는 계속해서 생각했어.

저 새끼는 대체 왜 지랄인가.
마지막으로 봤었던 그날, 왜 걱정과 당혹이 섞인 눈으로 자신을 살폈으며 억울함과 서운함을 담은 눈으로 가버렸는가. 매일 본인에 대한 보고는 들으면서 왜 찾아오지는 않았는가.

그리고 지금 들어오면서 지은 저 표정은 어떤 의미인가.
71
정작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한 것 같지만, 파악할 수 없다면 물을 수 밖에 없었음

대체 왜 어린애 삐지듯 그러고 있는 건지!

🐶불만이 있으면 그냥 말해.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된 황태자는 무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볼 뿐이야. 뭘 봐.
72
신재현은 입술을 달싹이다, 손짓으로 주변 사람들을 밖으로 물렀음. 사람들이 모두 나간 뒤에는 쭈그려 앉아 박문대와 시선을 마주했음. 젖은 꼴로 그러고 있으니 어지간히 불쌍해보여.

그렇게 답지 않게 망설인 뒤에 나온 말은 다름아닌.

🔨미안해요.

사과였음
73
🐶...뭐?
🔨인정해요. 잘못했어요.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하지만 목숨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 난 그저.

촤악!

🔨....
🐶아니, 제정신인가 해서.

미안하다. 놀라서 그랬다.
74
흠뻑 젖어버린 신재현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었음. 아무렇게나 내려앉은 앞머리가 이마에서 흐트러져있어

🔨앞으로 암살자들이 찾아올 일은 없을 거예요.
🐶그걸 어떻게 확신해.
🔨내가 그러지 않도록 할 거니까.

그럼 그동안은 안 그랬다는 뜻이냐?

🔨이상한 생각 말고.
75
박문대는 축 처진 신재현의 모습에, 살짝 기대감이 부풀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음

🐶정말 미안하냐
🔨네.

깔끔한 대답이군. 그렇다면.

🐶그러면 그냥 바다로 보내줘.
🔨내가 왜요?

이 새끼가.
76
박문대가 인상을 팍 찡그리면, 반대로 신재현의 얼굴이 풀어지면서 내려앉았던 공기가 다시 돌아오겠지
둘은 이전처럼 시시콜콜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었어.

🔨이만 갈게요. 이 꼴로 나가면 사람들 반응이 볼만하겠네요.
🐶내 알 바 아니지.
77
박문대를 바라보는 신재현의 눈동자에는 아까부터 이채가 감돌았음. 그 불안불안한 눈빛에 질색을 하며 떨어지자 눈이 둥글게 휘어.

🔨혼자 심심하지 않아요?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지 그래요.
🐶네가 자주 오면 되잖아.
🔨...음.

기분 좋게, 혹은 조금 난감하게 웃으며 황태자는 고개를 끄덕였음
78
🔨또 올게요.

뒤돌아서는 신재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박문대가 잡은 것은 그때였음.

🐶야.

이어 가벼운 물음이 들려와

🐶너 이름이 뭐냐.
🔨.......

말없이 응시하는 신재현에 조금 찔린 박문대가 조용히 변명했음

아니, 안 알려줬잖아.
79
***
신재현.

박문대는 황태자가 며칠 전 알려주고 갔었던 그의 이름을 떠올렸음. 그러고 있다 보니 한정된 장소에서도 꾸역꾸역 모아왔던 다른 정보들도 떠올라

황태자로 책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황자. 무서운 속도로 권력을 장악해가고 있어 다른 형제들과 사이가 좋지 않음-이라고.
80
왜 굳이 인어를 납치까지 하나 했는데 과연, 갓 책봉된 따끈따끈한 황태자셨음.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겠지.

🐶....

뭐, 알 바는 아니지만.

박문대는 느긋하게 물속을 유영하며 눈을 감았음
그때의 대화 이후 며칠이 지났고, 신재현은 다시 꼬박꼬박 이곳에 출석하기 시작했어
81
어느 날은 뜬금없이 친구하라고 비단잉어를 데려오지 않나(정색하는 박문대를 보더니 도로 가져갔다), 또 어느 날은 맨몸으로 다니지 좀 말라며 걸칠 비단옷을 가져오지 않나(정색하는 박문대를 보더니 도로 가져갔다22).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인간이었음

🔨나 왔어요.
82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싱글싱글 웃는 낯짝의 신재현이 문을 열고 들어와. 저놈은 어째 날이 갈수록 얼굴빛이 좋아지고 있었음.

🔨뭐하고 있었어요?
🐶네 생각.
🔨무슨 생각?
🐶오늘은 어떤 잡소리를 할지.
🔨하하, 기대도 안 했어요.

뭔 기대....
83
호위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낸 신재현은 곧 넥타이를 풀어내렸음. 그러더니 오늘의 잡소리를 시큰둥하게 기다리고 있는 박문대에게 산뜻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겠음?

🔨헤엄치는 법 좀 알려줄래요?
🐶...?
🔨제가 수영을 잘 못해서.

순간... 박문대의 머릿속에서 강렬한 첫인상의 신재현이 스쳐지나가
84
타고 있던 배가 난파되었는데도 당황한 기색없이 잘만 떠있던 놈. 그에 더해 지나가던 인어의 꼬리를 움켜쥐고 당당하게 목숨을 구해줄 것을 요구했던 놈. 기침 몇 번으로 호흡을 정돈하고서 생글생글 미소짓던 놈.

박문대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음

🐶양심없네?
85
그러거나 말거나 풍덩 물속으로 들어온 황태자가 한쪽 손을 내밀어.

🔨뭐해요, 구해줘야지.

지금도 물위에 잘만 떠있으면서 뻔뻔하기 그지없었음

🐶....

박문대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는 신재현을 가만히 응시했음
저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본 게 언제부터 였는지도 모르겠어
86
후우. 한숨을 푹 내쉬며 결국 신재현의 손목을 잡고 이끌었음.
이렇게 순순히 받아주는 자신도, 믿고 몸을 맡기는 이놈도 영 모르겠지만. 어차피 반년 후면 다시는 보지 않을 사이야. 짧은 시간이나마 파악한 신재현은 내뱉은 말은 지키는 편이었으니.
87
🐶기대지마, 무거우니까.
🔨무서운데요.
🐶애초에 너는 지느러미도 없잖아. 배우려면 같은 인간에게 배워야지.

무섭다는 헛소리를 가볍게 무시한 박문대가 입을 열자, 신재현이 가만히 눈을 맞췄음. 그 눈빛이 마치 '이제 와서 그게 중요해요?'라는 뜻을 품고 있는 것 같아 괜히 떨떠름해
88
나는 왜 이 새끼의 헛짓거리를 받아주고 있는가... 잠시 현타가 왔지만 오늘따라 떨어질 생각을 안 하는 신재현을 묵묵히 이끌었음.

그러고 있자니 머리카락에 물방울을 매단 신재현이 물어와

🔨돌아가고 싶어요?
🐶어.
🔨거기에는 나도 없는데.
🐶그래서 좋은데.
🔨거짓말.
🐶아닌데.
🔨....

뭐.
89
부쩍 투정이 심해진 것 같단 말이지. 아니, 이 녀석에게 투정이라는 단어를 써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박문대는 웃는 얼굴로 부러 제게 꾹꾹 무게를 쏟는 신재현을 신경질 가득한 눈으로 받치며 생각했음. 여기서 더 가까워지지 말아야겠다고.
90
🐶무겁다고.
🔨아.

풍덩-!
굳이 수영도 잘하는 놈을 받치고 있을 필요성을 못 느낀 박문대가 곧 신재현을 집어던졌고, 푹 젖은 황태자는 이내 물속에서 얼굴을 내밀며 시원하게 웃었음

🐶....

박문대의 다짐과는 달리, 그렇게 평온한 몇 달이 흘러갔음
91
***
🐶야.
🔨네?

이제는 옆에 있는 게 익숙해져버린 황태자가 박문대의 부름에 고개를 내려. 한쪽 벽면이 모조리 수조라 올려다봐야 했던 이전과는 다르게, 황태자궁의 지하에 마련된 거처는 바닥을 깊게 판 모양새라 눈을 맞추려면 아예 함께 들어가는 편이 나았음.
92
안타깝게도 곧 회의가 있어 지금은 그러지 못하지만.

박문대가 저렇게 찜찜한 얼굴로 물을 건 뻔했음

🐶어쩔 생각이냐.
🔨뭐가요?

짐짓 모르는 척 고개를 갸웃하니 미간을 찌푸려.
93
🐶써먹을 때 됐잖아. 더 미루면 안 되는 거 아니냐.

현 황궁 사정을 꿰뚫은 것처럼 말하는 모습에 신재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음. 물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가끔은 자신이 없을 때마다 곳곳을 돌아다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음
94
권력을 강화할 방법은 많지. 조금 돌아가게 되더라도.

인어를 이용한 계획을 내다버린지 오래인 신재현은 설명을 해주는 대신 입을 닫는 것을 택했음. 말하는 순간 박문대가 이곳에 머무를 이유가 사라지니까. 게다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본인도 이해할 수 없기도 해서, 설명해줄 수도 없었음
95
🔨갖고 싶은 건 아직도 없어요?

대신 말을 돌리며 대답을 피하겠지. 약속했던 반년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이상하게 초조한 기분이 들었음.

🐶너....

입을 달싹이다가 말아.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 박문대는 추궁하는 것을 관뒀음
96
......어련히 잘하기는 무슨.

👤허어, 인어가 정말 존재하다니.

다신 암살자가 오지 못하게 하겠다던 신재현을 떠올린 박문대는 욕을 삼켰음. 상대는 암살자가 아닌 황제의 수족이니 황태자는 약속을 지킨 셈이야.
97
이럴 줄 알았지. 다른 형제들 귀에도 들어간 소문을 황제가 모를 리가 없었음
다행인 건, 이번 납치는 박문대를 죽이기 위함이 아니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함인 것 같다는 건데.

👤말을 할 줄 아는가?

황제에게 반말을 쓰는 게 옳은 건지 존댓말을 쓰는 게 옳은 건지 박문대는 짧게 갈등했음
98
인간들의 황제지 인어들의 황제는 아니니까...ㅋㅋㅋㅋㅋㅋ그래도 신재현 그놈을 생각해서 곱게 곱게 말해주기로 함

🐶압니다.

앞뒤는 짧지만 예의는 지킨 인어를 바라보며 황제는 턱을 쓸었음
99
인어에 대한 소문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건만 황태자는 일언반구도 없었어서. 남들은 몰라도 황제인 자신에게 숨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움직인 건데 정말 인어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음.

이곳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를 묻자 인어의 표정이 묘해져.

🐶...다음 황제를....

이걸 진짜 말해?
100
무슨 생각인지 신재현은 사람들에게 박문대를 드러내는 걸 꺼리고 있지만, 어쨌거나 처음 들었던 시나리오는 인어인 박문대가 다음 황제를 알리기 위해 찾아왔다는 것이었음.

진짜 존나 하기 싫었지만 6개월을 다 채우고 돌아갈 미래를 위해 박문대는 줄줄 대사를 뱉기 시작하겠지. 깔끔한 연기였음.
101
그렇게 황제와 대화를 이어나간 후 박문대는 어딘가로 옮겨졌음. 검은 천이 덮여진 수조. 그 안은 너무나도 어두워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알 수 없었음

자신을 인격체가 아닌 물건으로 보던 황제의 눈깔이 신경쓰였지만 일단은 잠자코 있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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