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몸과 그에 새겨진 잇자국, 얼얼한 허리, 드문드문 기억나는 어젯밤의 신음. 박문대는 생각했음. 어제 술을 먹고...

박문대는 생각했음. 어제 술을 먹고 사고를 친 게 분명하다고.
그런데...
"누구랑?"
미치겠네, 나랑 뒹군 놈 누구냐?
~우당탕탕 앟문큰 큰문앟 박문대의 어젯밤 상대 찾기~
'미쳤네?'
박문대 돌았냐?
같은 멤버랑 섹스를 해? 그것도...깔렸어?
자괴감과 현타에 박문대는 넋이 나감
간만에 동갑들만 남았다고 셋이서 술을 깐 거니까.
그냥 하나 잡고 물어볼까?
너 나랑 잤냐고?
"...."
말이 되냐. 고개를 휘저은 박문대는 터덜터덜 씻으러 나갔음. 누군가와 마주칠까 봐 굳이 긴 옷들을 꺼내 입고서.
"아, 문대야."
얘도 어제 많이 마시지 않았나. 다 죽어가는 박문대와는 다르게 선아현은 말짱해보였음.
"그게, 몸은 괜찮은지 묻고 싶어서...."
너냐??
그렇게 생각하던 때.
"어, 어제 많이 마셨으니까. 숙취가 심할까 봐."
"뭐?"
"으응?"
숙취라고? 그 얘기였냐?
빠르게 꿀물을 마시고 씻고 나오니 거실에서 라면을 뒤적이고 있는 큰세진이 보임
"문대...해장하자...."
알코올 좀비가 따로 없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골골거리는 이세진과 평소보다 더 얌전해진 선아현, 그리고 둘을 관찰 중인 박문대가 한 식탁에 모이니 해장 자리는 후루룩거리는 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이었음
"고맙다."
"티, 티슈 줄까?"
"응."
"김치도...먹어...!"
"너도."
헤헤 웃으면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선아현에 문대는 조금 마음을 놓음. 얘가 아닌가보다. 셔틀짓하는 건 평소랑 다름없잖아.
"왜 그래?"
"그, 그, 그, 그게."
선아현의 흰 뺨이 발그레 달아올라
막 장가라도 간 듯 수줍은 모습에 박문대 급 심각해짐
스킨십에 반응한다=잤다
이거 아님?? 논리는 없지만 맥락은 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
"참, 문대 허리는 괜찮아?"
이세진이 허리 건강을 묻기 전까지는 그랬음
"허리는 왜?"
"아니, 어제 좀 격했잖아~"
X발?
너...나랑 했냐?
얼빵해져서 말없이 바라보니 괜찮은 거면 다행이라고 방실방실 웃음
"허리...?"
옆에서 선아현이 의아하게 중얼거려
허리라는 키워드에 반응하는 게 없다니, 자신은 큰세진과 밤을 보낸 게 틀림없었음.
이세진만 쏙 빼내서 대화하면 선아현이 몹시 서운해할 것 같아서... 그러는 동안 자신이 어젯밤 상대라는 것을 주장하듯 이세진은 끌어안고 부빗거리며 금붕어 똥처럼 따라다녔음
어딘가 가라앉은 선아현이 머뭇거리며 하는 말에 이세진은 "새삼?" 답하며 박문대를 품 속에 넣어 당연히 반항이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아 보였음
박문대는 그렁그렁한 선아현의 눈을 살며시 외면했어 미안하다...나 얘랑 잤다....
"오, 박력~"
선아현이 잠깐 방으로 들어갔을 때를 노려 이세진을 질질 끌고 놈의 방으로 들어갔음 뒤에서 꺅꺅거리고 있는 게 재수없어서 한 대 때려주는 것도 잊지 않음
그리고 박문대가 티셔츠 목부분을 끌어내 어깨까지 내렸을 땐, 이세진은 진심으로 꺄아악 소리칠 수 밖에 없었음
선아현이 밖에 있는데 내가 덮칠 것 같냐? 화르륵 붉어지는 이세진을 부여잡고 티셔츠를 쭈우욱 내리니 튼실한 어깨에 잇자국이 박혀있음. 어제 박문대가 깨문 자리야.
"하...."
진짜 얘랑 잤나 보네....
그에 박문대는 허탈한 얼굴로 사실대로 털어놨음. 어제 일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으며, 상대가 너인 것도 오늘 알았다고.
"덮자."
심플한 제안에 이세진은 예상했다는 듯 피식 웃었음
"싫은데?"
"뭐?"
"문대는 나와의 불장난이 정말 장난이었던 거야?"
같은 의견일 줄 알았던 이세진이 이러니 큰 충격임 그럼 뭐 어쩌자는 건데?
"나는 다 기억나는데. 우리 문대가 좋다고, 응? 힘들다고 칭얼거렸던,"
"안 닥치냐?"
이세진은 어젯밤 일이 생생하게 떠오르는지 눈을 마주치지 못했음
놀리려고 뱉은 말에 본인이 타격받고 앉아있어
"뭐 어쩌자고. 없던 일로 해."
"...."
그런 문대를 물끄러미 보다가, 이세진은 회심의 일격을 날리기로 했음
"선아현한테도 그렇게 말하게?"
"선아현?"
"아현이는 상처받을걸?"
드물게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박문대에게 승리감이 가득 담긴 답이 떨어져
"우리 셋이서 잤잖아."
무슨...헛소리를....
"난봉꾼."
열불나는 소리를 속닥이며 이세진은 유유히 자리를 빠져나갔음.
어젯밤 문대를 상대로 야한 꿈을 꿨기 때문에... 세진이까지 등장한 건 사실 의외였지만, 그것보단 그 꿈을 꿨다는 것에 문대에게 너무 미안했음.
그렇다 선아현은 간밤의 일을 꿈이라고 믿고 있던 것이었음
문대를 보기가 힘들어....
손을 잡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그...그 행위를 하고 싶다고는 생각한 적 없는데. 실은 마음 깊은 곳에서 원하고 있던 거였나?
하지만 그래봤자 꿈이지. 너무 취해서 그런 꿈을 꾼 거겠지.
선아현은 울적했음.
당장이라도 나가서 사이에 끼고 싶은 알 수 없는 충동에 선아현이 움찔거리는데, 방문 너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음
"...?"
하지만 몇 초가 지나도 알 수 없었음. 몸을 살짝 일으키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으나, 문고리는 조금도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임.
어쩌면 태도가 이상했던 자신이 걱정되어 찾아온 걸 수도 있으니까. 먼저 문을 열어보기로 함
'젠장!'
그리고 선아현의 방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중인 그 상대는 엄청난 갈등에 휩싸여있었음
'뭐라고 말해?'
우리 셋이서 한 거 알고 있었냐고? 포지션은 기억나냐고? 나는 박힌 기억밖에, 아니. 이건 쓸데없는 말이잖아.
...그러네. 그럼 그냥 모른 척,
"문대야?"
모른 척...하자고 막 결론내린 박문대는 벌컥 열린 문을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떴음.
"......."
뭐라 말을 해. 모르는 척 하자고 결정했으니 대충 둘러댈까.
그리 생각하며 숙취는 괜찮냐고 무난하게 물어보려던 박문대는, 갑작스런 선아현의 사과에 말문이 턱 막혀버림
"뭐?"
"그... 걱정시켜서."
박문대는 황당했음. 딱히 너를 걱정한 적은 없는데.
"사, 사, 사실은, 내가 이상한 꿈을 꿨는데."
"꿈?"
"으응, 그래서 그랬어...."
뭐가 그랬는데?
닿으면 화들짝 놀라고 얼굴도 붉어지고. 중간부터는 이세진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신경쓰지 못했지만 확실히 묘하긴 했음.
무슨 나쁜 꿈이라도 꾼 건가.
"악몽이야?"
"아냐!!"
"좋, 좋은,"
"좋은 꿈?"
"그게...!"
뭐라는 거야.
뭐... 어쨌든 기억은 못 한다는 건가. 얘도 술 많이 마셨으니 나처럼 필름이 끊긴 거겠지.
박문대는 살짝 웃으며 어깨를 툭툭 두드려줌
"야한 꿈이었어......."
하지만 그 행동이 독촉이라도 된 듯 선아현이 털어놓는 바람에, 그대로 굳어버림
고해라도 하듯 고개를 푹 숙이고 하는 말에 박문대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 차버림
얘 설마?? 설마???
"...이세진도 나왔냐?"
"...! 어떻게 알았...!"
와....
그럼 여기서 자신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1. 사실 우리 셋이 했다더라
-선아현 멘탈 와장창+ 싸해지는 그룹내 분위기
2. 정말 이상한 꿈이네
-ㅅㅂ이세진이 말한다면? 진짜 먹고 버린 쓰레기새끼 같잖아
"잠시만."
이건 같이 고통받을 놈이 있어야 한다.
2번은 솔직히 너무 쓰레기 같으니 1번의 고통을 공유할 존재가 필요했음.
박문대는 낑낑거리는 선아현을 두고 나가버림
"문대문대?"
그리고 10초도 지나지 않아 큰세진을 데려와 선아현 앞에 세워둠
"꿈이라니?"
"그거 꿈 아니래."
"문대?"
"얘가."
손으로 냅다 이세진을 가리키니 선아현의 얼굴이 창백해져 동시에 상황파악을 마친 큰세도 입을 살짝 벌림
"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얘는 기억이 나나 봐."
"......."
이세진에게로 책임을 돌린 박문대가 눈빛으로 말함. '선아현한테 네가 설명해'라고.
사실 틀린 말도 아니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아현! 들어봐!"
선아현의 영혼이 가출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 이세진이 다급히 입을 열었음
"어차피 나도 다 기억하는 건 아니고, 덮고 싶으면 덮어도 돼! 우리 다 가물가물하잖아?"
이 새끼, 지는 덮기 싫다더니.
"맞지."
근데 왜 '너와 문대'냐. 따지면 '우리' 아닌가.
"아니면 그, 혹시 혼전순결...."
"......."
사회성 만렙인 이세진도 이번 일은 커버하기 힘들구나, 문득 깨달았다.
"...."
꿈 속의 장면들이 진짜였다고...? 세상에.
"아...."
목덜미까지 달아오른 선아현이 입을 턱 막았음. 진짜로?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의 활동을 위해 덮는 게 어떨까. ...이세진이 말했던 것처럼 다 기억하는 것도 아닌데."
"어?"
"와, 문대!"
반응이 다 왜 이래? 그럼 뭐 어쩌자고?
"잔인하다~! 우리랑 그렇게 뒹굴어놓고!"
"어쩌라고. 그럼 셋이서 사귀든지."
"...좋은데?"
농담도 못하냐, 이 자식아.
"문대야, 너는... 시, 싫어?"
"뭐가."
"나랑 그거, 한 거...."
'여기서 대답 잘못하면 쓰레기 되는 거 알지?' 이세진의 휘어진 눈이 그리 말하는 것 같음
"그럼 어떻게 하길 원하는데. 정말 셋이서 연애라도 하자고?"
선아현이 작게 중얼거림.
필요하다면....
"......."
얘 섹스하면 결혼해야 한다는 주의인 건가?
헛다리를 짚은 박문대는 심각해져.......
"남자친구가 두 명 있으면 두 배로 좋은 거지."
"야."
옆에서 치근덕거리는 이세진을 타박하며 박문대는 고뇌에 휩싸임
...근데 안 될 건 없지 않나. 어젯밤도 나쁘지 않았는, 아니. 뭔 소리야.
얘네 사이에 있으니 점점 사고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음
모르겠다.
"맘대로 해."
덮는다고 덮어질 일도 아니고. 이미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분위기인 것 같고.
말도 안 되는 결론을 내렸다는 건 알지만 박문대는 둘이 싫지는 않았단 말임. 평생 어색하느니 이렇게 사는 것도 뭐...
자각이 있는 듯 없는 듯한 생각이었음
"그럼 이제 사귀는 거다?"
"둘이 사귀라니까."
"우리는 아니야. 문대 네 애인이 두 명 더 생기는 거지."
"뭔 소리야."
"사귄다고는 안 했어."
"그럼 섹파로 지내자고?"
"웃기는,"
"맘대로 하라며~!!"
그치 선아현?
선아현이 우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여ㅋㅋㅋㅋㅋㅋㅋ몸만 나누는 관계는 싫단 말임....
"너희는 허리 괜찮냐?"
"허리?"
"아, 아파...?"
내 몸뚱이만 이 지경인 건가.
한숨을 푹 쉬다, 순간 불길한 생각이 스쳐지나감
"......."
"......하하."
아, 염병할.
허리가 아작난 이유가 있었네.
열심히 허리를 주물러주는 손길들에 뭐라 말은 못하고 입술만 짓씹었음. 뭔가 앞으로의 생활이 고단할 것 같아
선아현도 풋풋하게 다가갈 것 같은데 무자각이 대부분일 것 같음 머뭇머뭇 부비작거리는 거 귀엽다
암튼... 앟문큰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박문대는 허리건강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