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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브라운 때문에 한바탕 싸우는 최솔 보고 싶다 현무1팀 대기실 소파에 올려져 있는 토끼인형 김솔음 서류 보다가 느낌이 쎄해서 고개 들었는데 거기엔 최요원에게 사지가 잡힌 브라운이. 포도야 이것 봐 ....... 심장이 뛰는 이! 기분은~ 팝콘 같아! ....... POP! POP! 미친....

앙증맞은 토끼 인형이 최요원의 손길에 따라 노래에 맞춰 춤을 췄음 실시간으로 김솔음 얼굴에서 색이 빠짐.... "당장 내려놓으세요." "왜? 귀엽지 않아?" "당장." 봉제 인형이 어쩐지 분노로 파들파들 떨리는 것만 같았음

좋아할 줄 알았는데 김솔음이 정색해서 최요원도 무안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차가운 거 아냐?" 애써 웃으면서 토끼 인형의 양 팔로 인형 얼굴을 가림 그대로 흑흑 우는 척하는 브라운을 만들어내 김솔음 하얗게 질려서 팍 봉제 인형 낚아챔ㅠㅠㅠㅠ

차마 가슴팍에 있는 주머니에는 넣을 수가 없었음. 감당할 자신이 없었음.... 고민하다 옆에 있는 겉옷 주머니에 쑤셔넣은 김솔음은 뒤늦게 자신이 너무 정색했나 생각하겠지 "...친구를 많이 좋아하나 봐?" "예...." 얼마나 오타쿠처럼 보일까 젠장

고작 인형 한번 가지고 놀았다고 정색까지 한 애인이 되어버려서 식은땀을 뻘뻘 흘림 아, 그냥 넘어가 주면 좋겠다. "그럴 수 있지." 그냥.... "아끼는 인형이니까." 그래, 그렇게. "근데 내가 만지는 것도 싫나 봐?" 그래.... ...어? "나보다 더 아끼는 것 같네~" 김솔음은 진짜 X됨을 느낌

그렇게 며칠이 지났음 최요원은... 정말 제대로 삐졌다 안 그래도 김솔음의 토끼 인형에 대한 말은 많았음 호기심을 가진 요원들이 만지려고 손만 뻗어도 스윽 피하고, (나름 신입 놀아주려고) 인형놀이 하자고 해도 거절하고 인형옷도 거절했거든 얼마나 아끼는지 모르겠어 아주

김솔음도 나름대로 눈치를 보기는 했음 화나셨습니까? 무슨 소리야 포도야ㅎㅎ내가 왜 화를 내 저번에는 놀라서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괜찮다니까? .... 그럼 나 브라운 가지고 놀게 해줘 예? 또 정색하네? 서럽다 진짜

김솔음이야 미친 인외티비 눈치를 보고 있는 거지만 최요원한테는 그냥 인형이잖아 대체 왜 삐진 거지? 인형이 가지고 싶나? <겠냐고 미친듯이 고민하고 있으니 최요원이 푹 한숨을 쉬어 좋아, 포도야. 골라. 뭐를요. 나야 브라운이야? ?

남들이 보면 이거 그 압도적인 싸움 드립이냐? 라고 하겠지만 최요원은 누구보다 진지했음 왜냐하면 압도적이지 않은 싸움 같았거든(ㅋㅋ) 역시나 김솔음은 질문을 회피했음 당연함 주머니에 사회자가 듣고 있었음

최요원은 빤히 볼록 튀어나온 주머니를 응시함 대체 저 인형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거지... 재난관리국에는 워낙 다양한 사정이 있는 요원이 많으니까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쯤 되니 오기가 생기잖아 빈말이라도 내가 더 좋다고 해주면 안 되나.... 그런데 그때 김솔음이 벌떡 일어남

"잠시만요." 대기실을 저벅저벅 나간 김솔음은 5분 후에 돌아왔음 잠시 주변을 살핀 김솔음이 드디어 말해 "물론 최 요원님이 더 좋습니다." ".......!" "잊으신 건 같은데 저희 사귀는 사이고요...." 뭐야... 뭐야? 왜 듣고 싶은 말을 해주지?

과장되게 입을 턱 틀어막은 최요원의 눈이 김솔음의 주머니를 향했음 "...포도 친구는?" "밖에...." 최요원이 의아하게 바라보자, 김솔음이 머뭇거리며 답해 "들을까 봐 밖에 숨겨뒀습니다...."

최요원은 잠시 황희 정승의 유명 일화를 떠올림 어느 소가 일을 더 잘하냐는 물음에 소가 기분 나쁠까 봐 귓속말로 대답한 농부.... "포도야...." 황희 정승은 그 농부가 얼마나 귀여웠을까? "너 정말 귀엽다." 김솔음의 표정이 썩어들어감

기껏해야 오타쿠로 볼 줄 알았지... 최요원도 연애하면 콩깍지를 못 벗는구나 수치스러웠지만 어쨌든 기분은 풀렸는지 생글생글 웃는 최요원을 냅두고 다시 브라운을 데려왔음 토끼 인형을 보는 최요원의 표정이 매우 인자했음

솔직히 이 정도면 브라운도 눈치챌 것 같은데 그냥 다음 괴담 진입 전까지 대화하지 말까. 최근 브라운한테 크게 화난 일이 있어서 애매하긴 했는데. '생각해 보니 괘씸하네.' 최요원이 토끼 인형을 달랑 들자 반사적으로 움찔한 김솔음이 브라운을 바라봄

"음~ 우리 포도한테는 소중한 친구니까 이해해." 이제 와서? "악수합시다, 악수." 브라운의 손과 자신의 손가락을 맞대고 척척 흔들어 김솔음이 살짝 안심한 그때. "브라운한테도 친구 만들어줄까? 이름 핑크인 갈색 인형 어때?" 되겠냐?

어쨌거나 둘 사이는 다시 평소대로 돌아왔음 처음부터 최요원은 그렇게까지 화난 것도 아니었고, 원하는 말을 들었으니 살짝 토라졌던 것도 다 풀렸거든 "너네 신입... 요즘 괜찮냐?" 흥얼거리며 복도를 걷던 최요원에게 다른 부서 요원이 말을 걸었음 "아까 보니까 인형한테 사과하고 있던데...."

가만히 눈을 깜빡이던 최요원이 입꼬리를 바들거리더니, 이내 파하학 웃어버림 "아~ 우리 막내 진짜 웃기다니까." 인형 붙잡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김솔음 생각하니 그냥 귀엽고 웃기기만 해 김솔음이 실시간으로 거대한 티비 그림자에게 혼나고 있다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음....

재관국 근처 모텔, 김솔음은 얌전히 앉아 벽에 비친 그림자가 다리를 꼬고 있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음 왜 토끼 그림자가 아니라 티비 그림자지.... - 친구, 듣고 있나요? "듣고 있지." 김솔음은 잠도 못 자고 슬픈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