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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잘못 탄 박문대 보고 싶다

1군 남돌 테스타의 메인 보컬 박문대가 홀로 지하철을 타게 된 연유는 이러했음. 테스타 전원에게 개인 스케줄이 잡힌 것임. 티원스타즈의 매니저는 총 6명, 그중 한 명이 병가를 낸 탓에 오늘은 5명. 면허 보유 류청우는 자차를 타고 운전을 해 간다고 해도 어차피 한 명은 매니저 없이 이동해야 했음

어릴 적부터 매니저가 있었던 배세진은 지하철은 커녕 버스도 못 탈 것 같았고, 선아현은 박문대가 보기엔 너무나 여렸음. 그렇다고 김래빈이나 차유진을 지하철로 보내기엔 촬영장의 거리가 너무 멀었음. 김래빈은 경상도, 차유진은 전라도 쪽이었으니까. 그럼 남은 건 큰세진과 박문대 자신 뿐인데…

🐻 에이, 문대문대. 나 이래봬도 지하철 잘 탄다니까? 🐶 어쩐지 믿음이 안 간다 🐻 물론 5년 전에 지하철을 잘못 타서 정반대로 가는 열차를 탄 적이 있어서 그후로는 한 번도 안 탔지만 말이야~ … 그러므로 지하철로 이동하는 건 박문대가 되었음.

물론 박문대 본인도 지하철을 타본 횟수는 그리 많진 않지만 그래도 저 어린 놈들보단 잘 탈 자신이 있었음. 설마를 대비해 휴대폰과 보조배터리도 챙겼고. 이쯤이면 완벽하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는 박문대. 숙소가 역세권이라 걸어서 5분도 안 걸렸음.

역에 도착해 휴대폰을 켜 지하철 노선도를 잠시 봤겠지. 청담에서 신도림까지면… 🐶 (대충 40분이면 가겠군.) 휴대폰은 다시 롱패딩 주머니에 넣어놓고, 얼굴을 가리기 위해 착용한 검은 모자를 더욱이 눌러 썼음. 👤 야, 저 사람 연예인…. …검은 마스크도 더 올렸음.

오후 3시여도 꽤나 붐비는 지하철역. 그 속에서 박문대는 승차를 위해 이리저리 계단을 내려갔음. 때마침 들어오는 열차. 🐶 (저걸 타야 하나?) 👤 저기요, 좀 비키세요; 타실 거면 타시구요. 뒤에서 들려오는 재촉에 무심코 그 열차를 타고 만 박문대. 놀라서 내리려는데 이미 문은 닫힌 후였음.

흔들리는 열차 속에서 봉 하나 잡고, 서둘러 휴대폰을 켜 지도 앱을 열었음.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파란 점. 다행히 대림역에 정차하는 열차가 맞았음. 걱정 하나를 해결하고 나니 다른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음. 👤 어제 공트 봤냐? 문대 존나 귀여워 시발…. 옆에서 작게 들려오는 수다소리였음.

괜히 찔려 작게 목을 가다듬으니, 👤 뭐야… 꼽 주는 건가? 또 다른 오해를 사게 됐음. 다행히도 그 러뷰어 둘은 다음 역에서 내렸음. 열차가 몇 번 정차하고 나니 제법 한산해진 열차 안. 자리도 몇 개 났지만 모두 임산부석과 노약자석이었음. 박문대는 처음 자세 그대로 봉을 잡고 버텼음.

-다음 역은 대림, 대림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 쪽… 고대하던 방송이 흘러나왔음. 문이 열리자마자 누가 볼까 싶어 후다닥 이동하는 박문대. 역에서 나와 대림역까지 도보로 이동했음. 👤 야, 채율이 지하철 광고 어디라고? 👤 대림역이라는데? 원치 않았던 정보도 한 가지 획득했음.

대림역에 도착해 느긋하게 계단을 내려가는데 어디선가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음. 박문대가 그걸 깨닫는 순간 뒤에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동시에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했음. 얼떨결에 그들에게 휩쓸려 이동하게 된 박문대. 빠져나오려고 시도는 했으나 통하진 않았음. 그대로 열차까지 타게 됨.

휩쓸려서 탄 열차가 정답이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정답일 것이라고 굳게 믿었겠지. 하지만 서울의 지하철은 박문대의 생각처럼 만만한 놈이 아니었음. -다음 역은 신풍, 신풍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 (????????) 신풍이라면… 분명 방금 지나온 길이 아니었나?

놀라서 다시 지도 앱을 켠 박문대. 화면 속 파란 점이… 정확히 목표의 반대 쪽으로 향하고 있었음. 당황도 잠시, 지하철의 문이 열렸음. 지금 내려야 무마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발을 움직이는 박문대. 그러나… 이동할 수 없었다. 🐶 아니, 잠깐, 비켜 주세, 사람들은 비켜 줄 생각이 없는 듯했음.

다시 문이 닫히고, 아까보다 더 바글바글해진 사람들. 박문대의 머릿속에는 혼란만이 가득 찼음. 애써 그 혼란들을 구석에 몰아넣고 다음 역에 내리면 된다는 희망을 가졌지. 그때 기장의 방송이 들렸음. - …이 열차는 &$급행열차로 다음 정차역은 총신대입구입니다. 🐶 (시발 좆됐다)

하필이면… 정말 하필이면 잘못 탄 열차가 급행열차였던 것임. 박문대는 좆됐다는 우주의 기운을 느끼며 일단 문 근처 봉 하나를 잡았음. 손에 식은땀이 흘러 축축해졌음. 아무리 희망적인 상상을 해보려 해도 자신이 열차를 잘못 탄 탓에 촬영이 딜레이되고, 민폐를 끼치는 상상으로 이어졌음.

시발 좆됐다. 이건 진짜 좆됐다. 시발시발… 빠르게 달리는 열차 안에서 이제 박문대의 머릿속에는 이딴 생각이 주를 이루었음. 열차만 잘 탔다면 안 했을 걱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음. 열차 안은 열기로 가득한데도 손발이 차가워졌음. 시발 좆됐다…

시끄러운 소음과 방송도 귀에 전혀 들어오질 않았음. 그럼에도 문이 열리는 순간 밖으로 뛰쳐 나왔음. 패닉 상태인 머리를 붙잡고 근처 벤치에 앉았음. 휴대폰을 켜 보니 시각은 3시 37분. 촬영은 5시니 아직은 괜찮았음. 그 순간, 휴대폰이 꺼졌음. 놀라 전원 버튼을 연달아 눌렀지만 소용 없었음.

🐶 (시발, 하필 이럴 때 방전이라고?) 보조배터리를 들고 온 것을 떠올리며 주머니를 뒤적거렸으나, …없다? 안주머니와 바지 주머니까지 뒤적이는데도 나오지 않았음. 순간 한 장면이 박문대의 뇌리를 스쳤음. 🐶 (젠장, 숙소 소파. 소파에 두고 왔다.) 이젠 미칠 노릇이었음.

박문대는 역 안에 있을 무선 충전기를 찾을 생각은 못 하고 역 밖으로 나가 편의점에서 보조배터리를 찾았음. 1회용 보조배터리였는데, 반은 검은색, 반은 초록색인 알약 모양이었음. 꽂으니 충전이 되는 듯 했음. 그런데... -14시 59분 후 충전이 완료됩니다.- 🐶 (이 개시발)

숙소의 초고속 충전기가 급격하게 그리워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근처를 두리번거렸음. 공중 전화 부스를 찾기 위함이었음. 그러나 근 몇 년 동안 자취를 감춘 공중 전화 부스. 모르는 동네에 휴대폰은 꺼졌고, 공중전화부스도 없는데 스케줄이 코앞이다. 🐶 (아... 시발 진짜....) 눈물이 나올 듯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