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position_V: ## 1. 1.6T의 진짜 병목은 ‘대역폭’만이 아니라...
1. 1.6T의 진짜 병목은 ‘대역폭’만이 아니라 ‘전력·열(Heat)’이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이끄는 AI 인터커넥트 시장에서 화두는 얼마나 빠른가(1.6T, 3.2T)?에 쏠려 있다. 실리콘 포토닉스(SiPh)가 대역폭 확장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현장의 시스템·패키징 엔지니어들이 체감하는 병목은 단순 속도보다 포트 밀도와 전력·열 관리에 훨씬 가깝다.
대표적인 800G OSFP-DR8 모듈은 대략 15~18W급 전력 소모가 일반적이었다. 1.6T 세대로 올라가면, 구현 방식과 리치, 폼팩터(OSFP vs OSFP‑XD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5W급 이상 설계를 전제로 하는 제품군이 이미 등장하고 있다. 1U 서버 랙에 32포트를 꽂는다고 가정하면, 광모듈만으로도 수백 와트, 구성에 따라 1kW에 근접하는 열을 뿜어낸다. 이 수준이 되면 공랭(Air Cooling)의 물리적 한계를 정면으로 시험하게 되고, 냉각 설비를 포함한 데이터센터 OpEx 구조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질문은 조금 바뀔 필요가 있다.
누가 더 빠른가 에서 누가 이 트래픽을 처리하면서도 랙과 전기요금을 태우지 않을 것인가?로.
바로 이 지점에서, 순수 Si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전력·열·신뢰성의 물리 한계가 드러나고, InP 기반 소자가 다시 설계 테이블 중앙으로 호출되고 있다.
[Technical Note 1: 800G/1.6T Power Class & OpEx Sensitivity]
* DSP (Digital Signal Processor): 광모듈 안에 들어가는 통신 칩. 신호가 찌그러지면 수학적으로 계산해 펴주는 '보정' 역할을 한다. 문제는 얘가 전기를 엄청나게 잡아먹는 하마라는 점이다.
2. 수신부(Rx): LPO 시대, “거짓말을 최소화하는 눈(Linearity)”가 관건이다
데이터 전송의 출발점은 레이저지만, 링크 품질의 끝은 결국 수신부(Rx)에서 결정된다. * LPO(Linear Drive Pluggable Optics) 트렌드를 고려하면 이 지점에서 SiPh 플랫폼의 구조적 약점 중 하나가 드러난다.
SiPh Rx는 일반적으로 실리콘 위에 Ge를 적층한 Ge-on-Si 포토다이오드를 사용한다. Si와 Ge 사이에는 약 4%대 격자 상수 차이가 존재해, 계면에 dislocation과 defect가 생기기 쉽다. 이 결함과 계면 상태는 dark current 및 noise를 증가시키고, 선형 동작 범위(Linear Dynamic Range, LDR)를 좁히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물론 공정·패시베이션·어닐링에 따라 이 문제는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지만, 완전히 무시 가능한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실무 감각이다.
LPO는 모듈 내 DSP를 생략하고, host의 * SerDes가 직접 아날로그 신호를 처리하는 구조다. 이 말은 곧,
가 확보되지 않으면, 시스템 레벨에서 설계 마진이 크게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 관점에서 InGaAs/InP 기반 PD는 lattice가 딱 맞은 구조 덕분에 계면 결함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낮은 current와 넓은 LDR를 확보하기 용이하다. LPO 환경에서는 DSP로 뒤에서 잡아주는 안전망이 약해지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더 선형적인 PD가 주는 설계 자유도가 크다. 오늘 시점에서 LPO에 최적화된 Rx 후보로 InP PD가 부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DSP 없이 신호를 처리한다는 것은, 들어오는 빛을 PD가 왜곡 없이 ‘선형적’으로 받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즉, PD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거짓말(비선형 왜곡)을 하기 시작하면, 시스템 전체가 호스트 SerDes 설계와 채널 예산에서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InP PD는 현 시점 LPO 세대에서 요구되는 linearity·noise 성능을 상대적으로 달성하기 쉬운 플랫폼으로, 이 LPO라는 도박을 현실적인 수준의 전력과 비용으로 성사시켜 줄 중요한 물리적 옵션이다.
[Technical Note 2: Lattice Mismatch & LPO Linearity]
* LPO (Linear Drive Pluggable Optics): "전기 먹는 하마인 DSP를 빼버리자"는 기술 트렌드. DSP를 뺐으니, 광소자(PD)가 신호를 찌그러뜨리지 않고 아주 정직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고성능 InP가 필수다.
* SerDes: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해 병렬 데이터를 직렬로 변환해 보내고, 다시 병렬로 복원하는 기술. 여러 차선의 도로(병렬)를 달리는 차들을 모아 초고속 열차(직렬) 한 칸에 태워 보낸 뒤, 목적지에서 다시 여러 차선으로 나눠 내려주는 시스템과 같다.
* Linearity: 출력이 입력을 얼마나 잘 따라가는 지 나타내는 특성.
3. 송신부(Tx): 칩 내부의 ‘부동산(Real Estate)’ 전쟁
송신부 경쟁의 본질은 “얼마나 깨끗한 Eye Diagram을, 얼마나 좁은 공간·전력 예산 안에 집어넣을 수 있는가”다.
최근 TFLN 변조기는 낮은 Vπ와 우수한 linearity을 무기로 Si modulator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낮은 구동 전압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낮은 Vπ를 얻기 위해 물리적 길이를 늘려야 한다는 trade-off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VπL이 약 2–3 V·cm 수준이라면 1V대 구동을 위해서는 수 mm 이상의 전극 길이가 필요하고, 이는 고밀도 패키징에서 ‘칩 부동산’ 문제로 직결된다.
AI 가속기 카드 내부의 면적은 말 그대로 강남 땅값보다 비싸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800G/1.6T OSFP(혹은 OSFP‑XD) 폼팩터 안에 8–16채널을 욱여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채널당 수 mm급 TFLN 변조기는 집적도 싸움에서 패널티를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TFLN은 온도 변화에 따라 동작점이 틀어지는 DC Drift 현상이 커, 이를 보정하기 위한 모니터링·피드백 회로가 필요해지고, 이는 다시 전력·복잡도 비용으로 돌아온다.
반면 InP EML(Electro-absorption Modulated Laser)은 레이저와 변조기를 일체화하면서도, 수백 µm 길이 스케일에서 높은 소광비(예: 5dB 이상)와 양호한 linearity, 낮은 chirp를 동시에 달성하기 용이하다. 즉,
“공간이 곧 돈”인 이 환경에서, InP EML은 현 시점 기준 가장 좋은 ‘공간 대비 성능비’를 제공하는 Tx 옵션 중 하나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Technical Note 3: Modulator Specs & Density Limits]
4. 공급망의 해자: ‘초기 불량’이 아니라 ‘갑작스런 사망(Sudden Death)’ 리스크 관리다
투자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InP가 그렇게 좋다면, TSMC처럼 돈 부어 공장 많이 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
문제는 InP 공정이 단순한 캐파 증설 싸움이 아니라, regrowth·산화·신뢰성 레시피의 싸움이라는 점이다. 특히 고성능 InP 기반 레이저에서는 Al을 포함한 층(예: AlGaInAs 계열)이 쓰이는데, 이 층이 공기·공정 중 산소에 노출되면 미세 산화막이 형성되기 쉽다. 이 산화막·결함이 완전히 제어되지 않으면, 초기에는 테스트를 통과하더라도 장기 동작 중 결함이 성장해 * Dark Line Defect(DLD) 등으로 발전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시점에 소자가 ‘급사’하는 식의 고장 모드로 이어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자의 관점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처음부터 안 켜지는 칩이 아니다. 그런 것은 출하 전 번인·테스트로 걸러지기 때문이다. 진짜 리스크는 잘 돌던 부품이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리는 것이다. 이 경우, 단일 부품의 손실을 넘어 랙 단위 다운타임, SLA 위반, 데이터 재처리 비용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InP 공정에서의 산화·regrowth·결함 제어는 단순히 “수율(Yield)”을 조금 올리는 문제가 아니라, 고객사의 장기 신뢰성(Reliability/MTTF)을 담보하는 해자에 가깝다. 수십 년에 걸쳐 공정을 다듬어 온 소수의 InP IDM(Lumentum, Coherent 등)이 여전히 시장에서 의미 있는 지위를 유지하는 근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Technical Note 4: Oxidation Challenge & Reliability Risk]
* Dark Line Defect: 소자 작동 중에 빛이나 열, 전기적 스트레스로 인해 미세한 결함이 선형으로 증식하며 커지는 현상. 광 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임계 전류(Threshold Current)가 상승하며, 결국 소자가 급격히 죽을 수 있음.
5. CPO와 ELS의 미래: InP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장 엔진’에서 ‘외부 발전소’로 진화한다
엔비디아가 그리는 CPO(Co-Packaged Optics)의 미래에서는, 광소자가 GPU/ASIC 패키지 바로 옆까지 접근한다. 이때 가장 큰 문제는 700–1000W급 GPU가 뿜어내는 열이다. 레이저는 온도에 매우 민감하고, 실리콘 기반 레이저는 고온에서의 효율·수명 측면에서 아직 실용 영역까지 충분히 올라오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OIF는 레이저를 뜨거운 GPU 주변에서 떼어내, 별도의 외부 광원(ELS, External Laser Source)으로 분리하는 ELSFP(External Laser Small Form-factor Pluggable) 구현 합의를 제정했다. 요지는 간단하다.
여기서 현실적인 타임라인이 중요하다.
1.6T OSFP/OSFP‑XD 모듈 내부에 들어가는 초소형·고효율 InP 레이저(EML/DML) 수요가 최대치로 치솟는 구간이다.
광원은 모듈 밖으로 나와, 랙 상단이나 페이스플레이트에 배치되는 고출력 ELS 모듈로 진화한다.
ELS 모듈에는 여러 채널로 빛을 분배(splitting)해야 하므로, 채널당 상당한 수준의 광출력과, 여전히 높은 온도를 견디는 신뢰성이 요구된다. 이 조합을 만족시키는 후보로는 현재로서는 InP 기반 고출력 CW 레이저가 가장 현실적인 옵션 중 하나다. 즉, 폼팩터가 바뀐다 해도 InP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역할과 위치를 바꾸며, 오히려 시스템 아키텍처 상의 중요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Technical Note 5: OIF ELSFP Standard & Power Requirement]
결론: 질문을 ‘VS’에서 ‘AND’로, 그리고 ‘TCO·리스크’의 언어로 바꿔라
요약하자면, 1.6T 시대를 보는 관점은 “SiPh vs InP의 제로섬 대결”이 아니다.
실제 전장은 이렇다.
포트당 전력과 냉각비를 최소화하고
LPO 환경에서 선형성을 확보하며
CPO/ELS 시대까지 이어지는 신뢰성을 지킬 것인가의 싸움이다.
따라서 관점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SiPh 플랫폼이 주류가 되는 가운데,
LPO 구현을 위한 InP PD(선형성·잡음),
고집적 1.6T 모듈을 위한 **InP EML(공간 효율·신호 품질)**의 상대적 중요성이 커진다.
광원은 ELS로 랙 레벨에서 분리되고,
다채널 고출력·고온 동작·핫스왑 신뢰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광원 시장에서 InP 레이저는 현실적인 주류 후보로 남는다.
투자자의 언어로 바꾸면, 단순히 칩 단가(CapEx)만 볼 것이 아니라,
10만 포트가 연결된 AI 슈퍼컴퓨터에서, 거짓말을 최소화하는 PD와 갑자기 죽지 않는 레이저는 “좋은 부품”을 넘어 인프라 전체의 보험에 가깝다. 이 보험의 가격과 한계, 그리고 대체 시나리오(예: Ge-on-Si 공정의 추가 성숙, 더 저전력 DSP, 새로운 레이저 플랫폼)가 바로 투자자의 핵심 체크 포인트다.
그 관점에서 보면, 단순 SiPh 파운드리나 설계사보다는,
더 높은 Valuation Premium을 부여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한 가설이 된다. 이들은 단순 부품 공급자가 아니라, AI 인프라의 TCO와 리스크를 관리하는 보험사에 가까운 포지션을 가지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이것이 1.6T 이후 세대에서도 InP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역할과 위치를 바꾸며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물리적·경제적 이유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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