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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_iiii111: 회귀 힐데... 최신화까지의 스포 가득. 날조, 적폐 ...

@jo_iiii111
8 views Apr 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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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힐데... 최신화까지의 스포 가득. 날조, 적폐 주의.

“나가서 혼자 동족의 흔적을 찾아다녀야겠다.”(134)

나는 이 말이 너무 좋았어. 정식 배저가 된 뒤에는 임무를 자기가 채울 수 있잖아. 블랙배저에 수상할 정도로 개간 업무만 가득하고 보고할 때만 들어오는 힐데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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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 모든 걸 끝내고 죽었는데 또 살아남. 정확히는 과거로 되돌아옴. 진짜 진절머리 나는데 딱 하나 감사하기도 해.

「인간을 사랑하지 말 걸 그랬어.」

그건 언젠가 했던 생각. 동족과의 전투에 휘말려 정을 준 인간들이 많이 죽었음. 마지막으로 자신도 죽었으니 남은 이들은 또 괴로워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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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뿐만 아니라 전우의 목숨을 걸 각오까지 했지만, 그게 괜찮다는 이야기는 아니었음. 다시 살아남아 이 감정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싶지 않았어.

포탈에서 나온 힐데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얼굴들에 그냥 엉엉 울어버림. 손 하나 까딱할 힘도, 의지도 없어서 소리없이 눈물만 줄줄 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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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와 아미, 로, 칼, 슈······. 누가 죽었고 누가 살았나. 영락없이 수상한 인물에 리카르도가 수갑을 꺼냄. 힐데는 희미하게 웃으며 양 손목을 내밀었어.

명백한 죄인이었음.

차가운 철의 감각에 실감이 났음. 과거 죽은 자 중 하나. 그에게서 가족을 앗아간 것도 모자라 그 눈동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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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까지 잃어버렸지. 차마 치미는 토기를 참지 못했음. 닿는 것조차 꺼려졌어. 먹은 게 없어 위액만 게워내는데 불쑥 물병이 들이밀어짐.

- 괜찮아?

···아미.

그녀에게선 윤과 예현을 잃게 만들었는데. 혼수상태에 빠졌던 그녀와 달리 희망도 가질 수 없게 두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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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들 수 없어 푹 숙였어. 누가 제 입과 코를 틀어막은 것도 같고, 혀를 차며 들어올린 것도 같았음.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정신이 몽롱했어. 와중에 접촉하는 걸 거부하니 보기 좋게 기절했지. 눈을 뜨니 익숙한 방이었고.

수뇌부 휴게실. 침대에 누워있는데 링거가 연결되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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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제가 투여됐는지 몸이 움직이질 않아. 눈이 따끔거리고 목이 칼칼해.

- 아, 일어나셨네요?
- 갑자기 발작을 하고 말이야~···.

그냥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봤음. 이 상황이 꿈이든 현실이든 상관없었음. 진짜 전부 때려치려고 했는데. 세상을 외면하고 멈춰버리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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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덜 손을 떠니 또 어디가 아픈거냐며 따스하게 붙잡아오는 아미,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는 않으면서 물을 건네는 리카르도. 살아있다고 외치는 그 모든 신호들에 손을 움찔임.

- ···아.

잃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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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듣자 두 쌍의 눈이 동그래졌음. 이름이며 신분을 묻는 질문에 후두둑 눈물을 났어. 나는 언제 또 잃고 싶지 않은 것을 만들어버린 걸까. 기쁘기도 하고 사무치게 외롭기도 한 복잡한 감정. 이제 정말 나만 기억이 있구나. 처음 만났을 때랑 반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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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이었음.

당신들은 과거와 같은 일을 겪을 필요가 없어.

콜튼의 사람이 될 수 없으니 다시금 예현의 사람이 됐음. 사수는 윤. 아직 이 몸으로 본래 실력을 내기는 힘들었음. 그러나 한 번 해봤으니 전보다 빠른 시일내에 힘을 되찾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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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시험까지 남은 기간은 1년. 합격해 정식 블랙배저가 되어 움직일 거야.

동족들의 흔적을 찾아다녀야지. 콜튼을 치고, 카일을 만나자.

그리고 네 목과 내 목을 잘라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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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를 살라내고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한 뒤에야 서로 통했었음. 검으로 대화를 하고 정말 하고 싶은 말을 꺼냈어. 죽기 직전에야 비로소. 그 마지막에 다다라야만 알게 되는 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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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결국 너와 나의 싸움이고, 우리는 그 싸움을 끝낼 때까지 멈출 수 없었다는 걸. 끝을 내야 좋았던 옛날처럼 서로를 마주볼 수 있다는 걸.

그러니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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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힐데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한테 정을 붙이지 않게 움직임. 앞으로 제가 벌일 일을 생각하면 그들에겐 그게 낫겠지. ···어차피 진실을 알면 대다수가 자신을 경멸할테니 상관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는 편이 자신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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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현과는 이미 대화를 끝내놨음. 정식 블랙배저가 되고, 힘을 되찾으면.

- 내가 막지 못한 모든 일을 끝낼게.

자신 때문에 많은 일을 겪은 아이. 그 동그란 머리를 마지막으로 살짝, 욕심껏 쓰다듬어.

- ···너에겐 고마운 일이 참 많아. 어떻게 이렇게 잘 컸는지.
- ······.
- 수고했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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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금빚 눈동자가 놀란 듯 벙찐 아이의 얼굴을 담음. 바로 떠나려는 힐데의 소매를 예현이 저도 모르게 잡아. 그럼 힐데의 눈이 살짝 흔들리다가 이내 특유의 희미한 미소를 품겠지.

- 이제 내가 마무리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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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사수인 윤이랑은 잘 만났으면 좋겠네. 힐데에게 윤은 여전히 편한 존재일 테니까. 자신이 그의 앞에서 발작을 일으켜도, 질질 눈물을 흘려도 그는 신경쓰지 않음. 오히려 일을 벌일 때 제일 쿵짝 잘 맞을 듯. 둘은 이해관계가 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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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는 예현과 아미를 비롯한 이들의 삶을 원하고 윤은 예현과 아미의 안전을 원해. 힐데의 자기혐오에서 비롯한 사고방식도 윤에게는 문제가 안 되겠지.

- 재연은 목줄을 채워두려고 합니다.
- 어떻게?

재연의 증오를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건 문제도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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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이랑 일찍 거래해서 지하실에 보관된 피 가지고 도발했으면 좋겠다. 힐데가 콜튼의 사람이 되지 않았기에 사령부에게 느슨해진 재연의 목줄. 애초에 사령부가 재연의 표적이 된 것도 제 동족들 때문인데. 그 죄책감 뿐만 아니라 그들이 죽어가는 나를 살렸다는 분노도 그대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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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소개 받은 파티, 그 비공식 회의가 파하고 끝날 때. 거기서 육감을 회복하는 약을 받기로 해 가만히 있었음. 약을 맞고 밀려드는 예상했던 감각에 힐데는 웃음. 속이 미칠 듯이 메슥거리고 작은 통증도 더한 감각으로 밀려들지만 정신을 붙들고 예현 공격하는 재연을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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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제가 기절할거라 생각해 과거처럼 납치하려는 속셈이었겠지만 두 번 당해줄 생각은 없어서. 힐데는 그냥 재연과 치고 박고 싸움. 아직 힘이 다 안 돌아와 마음껏 팰 수는 없는데, 재연이 자신을 죽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이용해 교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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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죽었다면 이 모든 일은 없었을까.

카일과 레이와 나는 그 순간 함께였는데.

회의장으로 오며 원로들과 할 말이 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개입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들은 예현의 얼굴은 파리하게 질려있었음. 사전에 이야기한대로 윤이 곧 그를 데려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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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들고 그 둘을 쫓아가려는 재연을 힐데가 부르겠지. 바닥에 축 늘어져 피를 뱉어내며.

- 에릭 에어하트의 지하실에 무슨 피가 있는지 알아?
- ······.
- 그거 줄 테니까 발작할 거 같으면 다른 사람들한테 가지 말고 나한테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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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청산할 게 많잖아. 과거에 재연이 했던 말을 이번에 힐데가 함. 피를 받더니 발작하며 칼을 휘두르는 재연과 힐데는 또 싸워. 왼쪽 어깨에 칼이 틀어박히고 허벅지가 길게 베였음. 그 외 깊고 얕은 상처들이 많았지. 힐데가 쿨럭 피를 토하며 제 목을 가르려는 재연을 보며 비릿하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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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나 죽겠다······.

목을 잘라낼 기세던 칼이 목을 얕게 베며 그침. 씩씩대며 떠나는 재연에게 나중에 보자 외쳐줬어. 대충 절뚝이면서 조용히 건물을 내려와 오두막까지 어떻게 가지, 생각할 때 차 한 대가 눈앞에서 멈춤. 운전석에서 내린 익숙한 얼굴이 자신을 위아래로 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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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재연은 예현한테 안 갈 겁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갈 거라 생각했는데 윤이 힐데를 빤히 봄. 이게 궁금해서 온 거 아닌가? 영문을 몰라 멀뚱히 서 있으니 윤이 다가와 물어.

- 상태는.
- 멀쩡합니다. 죽을 정도는 아니에요.
- 약물은?
- 위험한 약이 아니니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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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죽을 것처럼 보이는데.

그리 말하며 응급키트를 꺼내드는 윤에 힐데가 흠칫 뒷걸음침.

- ···치료, 해주실 필요 없습니다.

아직도 머릿속에 죽은 윤이 선명함. 그가 자신을 치료하길 원치 않았어. 또 발작 전조를 보이는 힐데에 혀를 찬 윤이 그를 조수석에 쑤셔넣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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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혈액주사를 꽂아넣고 엑셀을 밟겠지. 힐데는 으슬으슬 떨리는 몸으로 중얼임.

- ···병원도 가기 싫어요.
- 왜.
- 예현도 괜히 신경쓸 테고 새뮤얼도···. 그냥 오두막에 던져 주세요. 적당히 나을 겁니다.
- 낫는 게 아니라 시체를 치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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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향하는 곳에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를 보며 힐데는 한숨을 참음. 이 상태로 다른 사람들을 보고 싶지 않은데. 걱정하는 것도 싫지만 눈빛이 변한 것도 확인하고 싶지 않아서. 작게 꿍얼이는 힐데를 보며 윤이 느리게 침묵을 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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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데베르트.

버석버석하게 마른 목소리.

- 수고했다.

힐데는 움찔 몸을 굳힘. 울고 싶은데 화도 내고 싶고, 어쨌든 웃음은 나오지 않는 칭찬이었음. 윤이 건네는 최고의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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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 슬쩍 옆을 일별해 기절한 힐데를 봄. 그가 말한 대로 예현을 데려갈 때 재연은 쫓아오지 않았음. 예현에게서 재연을 떼어놓는데 성공한 거임. 이제 힐데가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겠지만. 그럼에도 상관없다는 점이 모두에게 철저하게 벽을 치는 존재가 유독 자신을 편해하는 이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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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이해가 안 가는 존재였음. 그만큼 흥미를 자극하는 존재기도 했고.

윤은 가늘어지는 숨소리를 들으며 엑셀을 밟음. 기절한 힐데를 빼내 구급차로 넘겼어. 나중에 예현을 비롯한 수뇌부가 방문해 이유를 물었을 때 힐데는 답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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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초에 저희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희미한 미소와 함께.

- 재연과 저는 서로 청산해야할게 많아요.
- ······.
- 콜튼은 저를 못 죽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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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위해서가 아닌 제 사정을 위해 움직인 것처럼 말함. 재연이 발작해도 자신은 회복이 느리니 저들보단 빨리 풀려나겠지. 맞고만 있을 생각은 당연히 없고.

힐데는 새뮤얼한테 매일 언제 퇴원할 수 있냐고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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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미친 듯이 본래 실력되찾는데 혈안일 것 같다. 잠을 못 자서 자기를 몰아붙여 기절함. 한순간이라도 누워있으면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어질 것 같아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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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끝낸 힐데에게 선택지가 주어졌는데 힐데가 과거로 돌아오길 선택했어도 좋다...)

- 너희가 리카르도를 죽이면 나도 너희를 죽일 거야.

콜로세움 미션은 이번에 성공하겠지. 그린드림 해독제를 챙겨가는게 좋겠다는 힐데의 말에. 다만 아실과 힐데는 잡혀갔으면. 재연의 변덕과 농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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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는 잡혀갈 때 리카르도한테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들의 구출이 아닌 임무 성공을 우선시해달라고 속삭임. 꼭 책임지고 자력으로 탈출할 수 있다면서.

리카르도는 미간을 찌푸림. 이상한 후임이야. 분명 막내인데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같은 느낌이 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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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나 윤의 반응을 보면 그는 분명 범상치 않은 인물이겠지. 비밀도 많은 것 같고.

포탈에서 떨어져 나와 탈진할 듯 울며 발작한 인간. 아무런 설명 없이 수갑을 채우고 한 곳에 갇혀있었는데도 그는 얌전했음. 필요 이상의 질문이나 대화는 하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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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져다준 음식을 먹을 때마다 눈이 휘둥그레 커지는 게 웃겼지. 벽을 치는 주제에 꼬박꼬박 감사인사를 하는 것도 볼만 했고.

생각이 훤히 보이는 자였음.

- 내가 불편해~?
- 네? 아니, 아닙니다. 오히려 정체 모를 자를 잘 대해주셔서 감사한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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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왜 이렇게 허겁지겁 먹어···. 빨리 보내고 싶은 것처럼.
- ···느껴지셨다면 죄송합니다.

생각이 훤히 드러나는 주제에 그때만큼은 표정을 읽을 수 없었음. 부정하지 않는 것도 어이가 없었지. 자기를 힐데라고 소개한 자는 그냥 중얼였음.

- 제가 좀 문제가 많아서 그래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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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는 눈을 가늘게 뜰 뿐이었음. 애초에 상대와의 거리를 파악하는데는 일가견이 있었어. 벽을 치는 사람에게 애써 다가가지 않아.

그러니까, 좀 우스울 뿐인 거야.

- 욱, 우욱···.

분명 음식을 맛있어하는데 꼭 남기는 것도, 자신이 가고 나면 들려오는 구토 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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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러나 계세요.
- 너···!

자신을 싫어하는 게 아닌 행동도.

나비 크리처를 잡을 때 힐데는 칼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날아오는 검날을 맨 손으로 잡았음. 분명 힘에서 밀리는데 숙달된 경험이 그가 단신으로 나비 크리처를 처리하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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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으십니까?

목소리는 건조했지. 걱정하는 게 맞나 의문이 들 정도로. 윤과 아미, 리카르도를 빠르게 훑고 사라진 금안은 그러지 못했지만.

그렇게 이상한 자였음, 힐데베르트 탈레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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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오는 소식으론 저와 있을 때만 그러는 게 아닌 것 같았음. 매번 임무를 나갔다 올 때마다 다친다던데. 저러다가 금방 뒤질 것 같은 녀석이 이 임무를 희망했을 때는 조금 놀랐음. 묻는 말에만 대답할 뿐 제대로 된 대화도 해본 적이 없는 것을 왜?

이제는 그 이유가 짐작이 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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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는 기권을 외친 아실의 뒤를 이어 홀로 크리처를 상대하는 힐데를 보며 들끓는 속을 가라앉힘. 기권으로 교체하는 중 힐데가 무얼 말했는지 눈이 커진 아실을 기억했어. 아실의 몫까지 더해 힐데에게 무기를 만들어줬음. 손짓발짓하며 대검을 표현하는 꼴은 좀 우스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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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는 크리처를 잘 상대했음. 나비를 처리했을 때보다 급격하게 성장한 게 눈에 보였어. 역시 허세나 거짓은 아니었던 거임. 저자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야.

뒤이어 관중석으로 아실이 나타났음. 어떻게 한 건지 철수했던 경찰들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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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내가 경기장 안 크리처는 자신이 처리할 수 있으니 도망가는 크리처를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건물 안에 크리처가 많이 갇혀있다고···.
- 내가 저 녀석 데리고 갈게~···.

리카르도는 난장판이 된 콜로세움을 보며 당장 경기장으로 뛰어내려감. 분대장 앞에서 막내 녀석이 뭣도 모르고 명령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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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아서의 얼굴에 무기를 박는 대신 주먹으로 후려쳐 마지막 남은 크리처를 쓰러뜨리고 있었음. 진득하게 묻어나온 붉은 독에 힐데의 팔이 녹아내렸어. 차가운 분노가 담긴 미소를 띄우며 힐데 앞에 내려섰음. 그런데 안심하는 게 아닌 되레 파리해진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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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릭? 나가요! 어서 나가세요!
- ···뭐?
- 아직 못 죽였는데···!
- 크리처는 네가 다 죽였잖아···.

그게 아니라는 듯 힐데의 얼굴은 창백했음. 등을 떠미는 손길이 덜덜 떨렸음.

- 남아있으면 좋은 꼴은 못 보실 겁니다. 제발 가세요.
- 너는?
- 저는 여기선 죽지 않을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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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는 옅게 웃었음. 혼비백산인 관중, 그들을 쫓는 경찰들. 그 엉망인 광경 속에서 퍽 인상적인 웃음이었음. 자신이 개입하지 못할 일이 벌어질 거란 걸 직감했어. 실제로 밖에 나간 아실과 바비에게 다수의 크리처가 탈출했다는 연락이 왔음. 모든 게 자신이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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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무에 문제를 만들어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제가 만든 문제만 해결하고 갈게요. 힐데는 그리 말하며 리카르도를 등졌음. 그 끝에 있는 건 고등학생이라 생각한 마리, 섬뜩한 미소를 띄우고 이를 지켜보고 있는 이름 모를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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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오자 이상하게 크리처 우리의 문이 전부 열렸다는 보고를 받았음. 그것들을 정신없이 처리했어.

그리고 건물이 무너졌지.

덜덜 떨리는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었음. 전투의 여파인 척 가쁜 숨을 골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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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서는 기분과 함께 속이 차갑게 가라앉음. 귀를 스치는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알고 있던 것 같은 말투.

'남아있으면 좋은 꼴은 못 보실 겁니다.'

그걸 알면서 자기는 거기 남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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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저도 붕괴된 건물에 깔리면 생존율이 급격하게 떨어짐. 기후 변동 크리처 때 충분히 주의를 줬다고 생각했는데 이 녀석은 왜 이러는거야.

'저는 여기선 죽지 않을거라.'

건물은 형체조차 알 수 없이 무너졌는데 그가 죽었을거란 생각은 들지 않아 헛웃음 지었음. 기원 모를 믿음은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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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으로 하는지. 푹 가라앉았어도 희미하게 빛나던 금안만 떠올랐음. 아무도 곁에 두지 않고 홀로 있던,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주제에 언제나 앞을 바라보던.

'릭? 나가요! 어서 나가세요!'

- 하···.

그 다급했던 얼굴이 낯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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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무너질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태연했고 살이 녹는 것도 무서워하지 않았으면서. 손은 왜 그리 덜덜 떨었으며 왜 자신을 친근하게 릭이라 부른 건지. 분명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도 없었음. 그는 자신을 비롯한 모두를 없는 사람 취급했고, 자신은 다가갈 이유가 없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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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베르트는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왔음. 저벅저벅 걸어와 사무적인 태도로 보고해.

- 건물 내부에 있는 크리처를 모두 처리했습니다.
- ······.
- 무기 감사합니다. 잘 썼습니다.

살짝 쉰 목소리를 들으며 리카르도가 눈을 가늘게 뜸. 녹아내린 팔이 검게 변해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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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패여 장기가 비져나오는 복부는 손으로 막고 있었고, 속눈썹을 타고 땀방울이 흘러내렸음.

- 매 임무마다 이딴 식으로 다쳤던 거구나~···.

몸을 움찔하며 살짝 자신의 눈치를 보지만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얼굴. 구급차를 부르며 물었음.

- 너 또 발작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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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는 그 말을 못 들은 척 함. 감옥에 갇힌 자신과 아실을 찾아온 재연을 자극해 그린드림 해독제를 빼앗은 건 좋았는데. 마리가 폭탄을 터뜨리면 난 거기 깔려 죽을 생각이니 내가 죽지 않게 잘 해보라고 한 것도 좋았고. 크리처 스위치는 폭탄 스위치를 못 누르게 된 마리가 믹에게서 뺏은 듯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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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라도 더 밖으로 내보내 폭탄을 터뜨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물론 제가 폭탄이 무너져도 죽지 않을 위치에 오자 재연이 마리가 스위치를 누를 수 있게 해줬지만.

힐데는 리카르도와 선임들을 빠르게 훑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는 것 같아. 바비의 다리는 멀쩡하고 아실도 중독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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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이면 리카르도의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고 끝내고 싶었는데···. 다량의 마약이 주입당한 탓에 보이는 환각이 괴로워 불가능했음. 재연의 변덕을 받아주기도 벅찼고. 지금도 속이 울렁이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온몸이 욱신거리지만 환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살만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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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그러진 시야 속 주머니에 넣은 리카르도의 손과 살짝 창백한 안색을 눈에 박으며 기절함.

한시라도 빨리 모든 걸 끝내야해.

리카르도는 힐데의 병문안을 감. 뭐가 문제인지 수술이 잘 끝났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는 후임. 아실과 새뮤얼의 대화를 들었을 때는 아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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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그린드림이 먹히지 않아 마약을 주입당했습니다.'
'뭐? 마약?'
'···역시 말하지 않았나 봅니다.'

리카르도는 미간을 팍 일그러뜨림. 분명 무사히 돌아오겠다고 했으면서. 무슨 자신감으로 무너지는 건물 아래에 남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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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익숙하다는 듯 태연한 얼굴로 움직이던 녀석을 떠올리자 기가 찼지. 분명 그의 상태에 대해 보고할 생각도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 새뮤얼도 지금 알았겠지.

딱히 신경 쓰고 싶지 않았음. 금방 죽을 것 같은, 죽지 못해 살아가는 녀석의 이름 따위 잊고 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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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그걸 의도했다는 건 좀 아니꼽지만··· 저건 정을 준 쪽이 힘들어지는 타입이잖아.

'그러니까···.'

새벽에 다시 찾아온 병실. 아마 자고 있을 녀석은 뭐가 괴로운지 꿈에서도 앓고 있었음. 움직이면 안 되는 몸을 간헐적으로 비틀며 호흡을 멈췄다가 거칠게 몰아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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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손을 올리니 펄펄 끓고 있어. 잠결에 목을 향하는 손을 붙잡았음.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거칠어진 손···. 그 실력 향상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거야. 놀라울 정도로 차가웠음. 힘이 잔뜩 들어간 구릿빛 손은 따스함을 놓고 싶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그대로 올라가 목을 조를 생각이었던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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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뮤얼···.
- 아. 이 녀석 또 이러네.

병실 문을 열고 다가온 의사가 익숙하게 해열제와 진정제를 투입함. 이런 일이 많았던 듯 처음부터 약을 들고온 새뮤얼을 보며 리카르도는 한쪽 눈썹을 올리겠지.

- 상담부터 받아야 할 것 같은데~···.
- 이미 말해봤지. 근데 이 녀석이 듣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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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은 문제 없다고 말하던 목소리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쉼.

'···꼭 해야할 일이 있어서요.'

뒤돌며 말을 덧붙이던 녀석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음. 단단하게 내뱉어진 음성에 스며있던 슬픔의 깊이는 가늠되지 않았지. 새뮤얼은 진정한 힐데를 보더니 네가 할 말이냐며 리카르도 등 툭 치고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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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저들은 왜 다 이 따위지. 나가면서 중얼이는 목소리에 작게 웃음을 뱉었음. 자면서 줄줄 눈물을 흘리는 녀석을 보다가 집으로 돌아갔지. 잘 때라도 좀 울으라고.

그리고 다음날 찾아온 병실은 텅 비어 있었음. 리카르도는 헛웃음을 내뱉어. 힐데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나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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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한테 물으니 자기도 모른다는 화난 대답이 돌아옴. 리카르도도 좀 짜증이 났어.

'괜찮으십니까?'
'릭? 나가요! 어서 나가세요!'

남을 그렇게 살피는 녀석이 자기는 돌아보지 않아서. 그리고 힐데는 그런 리카르도의 미묘한 태도 변화를 기민하게 눈치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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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훈련을 마치고 오두막으로 향하는데 제 어깨를 잡는 녹안의 선임.

- 어딜 갔나 했더니 훈련하고 왔어~?
- ······?
- 네가 미쳤지······.

병실에 끌려갔음. 터진 상처의 붕대를 감고 밥은 먹었냐고 물어. 힐데가 먹었다고 대답하지만 거짓말인 거 뻔히 보임. 그럼 또 식당으로 끌려가.
72
리카르도가 식당 음식 포장해줌. 자기랑 먹으면 이 녀석은 또 구토할 테니까. 그렇게 오두막에 돌아온 힐데. 리카르도가 사준 음식 멍하니 바라봄. 먹지도 못하고, 풀지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몇 시간을.
73
'···괜찮습니다.'
'이번 임무 네가 다 했잖아···. 너 혼자 개같이 다치고···. 이 정도는 그냥 받지~?'
'리카르도. 그건 제 독단-.'
'됐고~. 이번엔 릭이라고 안 불러~?'

아.

두 번은 도무지 못 버틸 것 같은데.
74
일부러 모든 이들과 거리를 둔 이유가 있었음. 차라리 사랑하지 않으면 괜찮을 거야. 언제든 콜튼과 싸우면 그는 금안을 가진 크리처의 정보를 풀 거임. 그런 일들이 많이 발생하겠지. 그때마다 상대는 충격 받을 이유가 없고 자신은 혹시 하는 희망을 안 가지고 좋잖아.
75
이미 리카르도의 눈에 서린 의심을 읽었음. 날카로운 남자는 건물 붕괴에 제가 예민하게 반응한 것, 릭이라고 부른 것 전부를 마음에 두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제게 접근하는 거겠지. 그런데 생각보다 더 힘들어서.

내가, 그의 작은 변화도 버티기 힘들어서.

- 할 말이 뭐야~?
76
사람이 없는 곳. 여긴 크리처인 자신을 선임들이 팰 때 칼과 소피아, 릭이 도와주러 왔던 곳이었는데···. 힐데는 상념을 치워냄. 저 정 많은 남자가 자신을 더 신경쓰기 전에 말해야지. 시간 낭비 시켜드리면 안 되니까.

- 있잖아요, 릭. 저는 크리처예요.
- ···그게 무슨 말이야~?
77
지금 나는 충동적인가. 제대로된 판단을 하고 움직이고 있나.

- 인간형 크리처.

후에 생길 일은 다 고려했어. 리카르도라면 이걸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다니진 않을 거임. 언제든 알게될 사실이니 딱히 문제될 일도 없고.

그냥······.
78
- 1차 전쟁을 일으킨 그것과 저는 동족입니다. 저희가 지구로 넘어올 때 몇몇 크리처도 같이 넘어왔고요.
- ···뭔 개소리야.
- 제게 비밀이 많은 건 눈치채고 계셨겠죠. 사정이 있어 저는 동족을 배신하고 여기 있습니다만, 어쨌건 사실이 그렇습니다.

그냥···.
79
- 그들을 이끌고 온 주제에 전쟁을 막지 못했어요.

그냥.

리카르도가 좀 일찍 자신을 원망할 뿐이야.

- 저는 그들의 우두머리였는데···.

쾅! 리카르도의 주먹이 옆에 있는 벽을 부숨. 반지에 긁혀 힐데의 귀가 반절 잘렸어. 분노와 증오가 일렁이는 녹안이 금안을 마주봄.
80
그늘 아래 형형하게 빛나는 금안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음. 머리로 납득하기 전에 그의 날카로운 직감과 본능이 저 말이 진실이라는 걸 알려줬어. 본래라면 제게 허용되지 않은 정보를 들은 것처럼 소름이 돋잖아.
81
- 왜 이걸 나한테 말하지?
- ···피차 얼굴 보기 불편한 사인데 괜히 시간 쓰지 마시라고요.
- 예현은 너의 뭘 믿고 놔둬?
- 그에게 검을 건넨 것이 저니까요.
- 순 맹탕 같은······.

리카르도가 혀를 차며 주먹을 내림. 그러나 살기는 거두지 않은 채 서늘하게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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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이 위험 분자를 내가 처리해야 하나······.
- 죄송하지만 여기도 제가 죽을 자리가 아닌지라. 기회가 오면 드리겠습니다.

희미하게 웃어보이자 리카르도가 얼굴을 가감없이 구기며 떠남. 담배를 피우며 멀어지는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힘이 풀려 스르륵 넘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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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화끈거리자 부서진 벽이 떠올랐음.

'안··· 맞았어······.'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음. 사정 없이 토기를 게워내며 심장 부근을 꾹 잡았어. 바닥을 긁으며 주먹을 쥐자 손끝이 갈려나갔음. 과거와 다르게 이번에는 맞지 않았어. 그때는 침대에서 날아갈 정도로 맞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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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과 다른 점이라면 이번엔 녹안에 증오만이 있었다는 점이었음.

이성과 의심을 마비시킬 배신감이 없었어.

너무도 다행이었지만, 선임의 그런 얼굴을 두 번은 보지 않아도 되어 정말 안심이었지만, 속이 너무 아팠음. 나는 차라리 후려맞고 싶었던 걸까. 저 벽처럼 부서질지언정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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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오두막으로 돌아갔음. 음식은 썩어 문드러진 뒤에야 버렸어.

다행이 곧 승진시험이었음.

무사히 합격해서 개간업무를 나가면 더 이상 볼 일도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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